Home > 교구장/보좌주교 > 교구장 말씀
제목 하느님의 뜻을 읽고 실천하는 지도자 (예수성심시녀회 총원장 선거일 미사 강론)
   2020/01/20  10:14

예수성심시녀회 총원장 선거일 미사

 

2020. 01. 17. 성 안토니오 아빠스 기념일

 

지난 6일부터 ‘일어나 가자, 자비를 입고 생명을 향하여!’를 주제로 예수성심시녀회 제14차 총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수도회를 4년간 이끌어갈 총원장을 선출하는 선거가 있습니다. 성령께서 우리들을 잘 이끌어주시고 성모님께서 우리를 위해 전구해 주시길 청합니다.

 

세상의 모든 단체나 조직은 리더가 필요합니다. 대통령도 시장도 국회의원도 국민이 필요하여 뽑은 리더입니다. 교회도 리더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좋은 리더가 뽑혀야 합니다. 진정으로 백성을 위하고 백성을 위해 몸 바칠 수 있는 지도자가 선택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사무엘 상 8,4-7.10-22)를 보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선지자 사무엘에게 찾아가서 왕을 세워달라고 청합니다. 사무엘은 ‘누군가 왕이 되면 당신들을 지배하고 당신들의 재산도 빼앗을 수 있다.’며 거절하였지만 백성들이 끈질기게 요구하는 바람에 왕을 세워줍니다.

그래서 뽑힌 첫 번째 왕이 사울입니다. 그는 키가 크고 잘 생긴 사람으로서 처음에는 정치를 잘 하였지만 나중에는 하느님의 눈 밖에 나고 말았습니다. 사울왕이 자기 잘난 맛에 하느님을 잊어버리고 하느님의 뜻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무엘이 안 되겠다 싶어 다시 기름 부은 사람이 ‘다윗’인 것입니다.

지도자가 어떤 사람이냐,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공동체의 운명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지도자를 잘 뽑아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은 ‘성 안토니오 아빠스 기념일’입니다. 성 안토니오 아빠스는 본격적인 ‘수도생활의 시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네가 완전한 사람이 되려거든, 가서 너의 재산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마태 19,21)

안토니오 성인은 예수님의 이 말씀을 그대로 실천한 사람입니다. 자신의 많은 상속 재산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다 나누어 준 뒤 사막에 가서 은수생활을 하였는데, 제자가 되겠다는 사람들이 하도 많이 몰려오니까 이집트 사막 한 가운데에 수도원을 세웠던 것입니다.

이처럼 존경과 신뢰를 한 몸에 받는 사람이 지도자가 되면 좋을 것입니다.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께서 지난해로 돌아가신 지 10년이 되었습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그분을 그리워하는 것은 그만한 존경과 신뢰를 받는 지도자를 그리워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최근에 영화 ‘두 교황’을 봤습니다. 그 영화를 보면, 베네딕도 16세 교황께서 베르골료 추기경(현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말씀하시길, ‘가장 힘든 일이 주님의 음성을 듣는 일이었다. 주님이 무엇을 원하시는지, 주님의 뜻이 무엇인지 읽기가 힘들었다.’고 하셨습니다. 지도자에게는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읽고 실천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할 것입니다.

베네딕도 16세께서 갑자기 은퇴하겠다는 말씀을 하시자 베르골료 추기경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는 것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내려오시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내려오셨더라면 오늘날 우리들은 없습니다.”

지도자가 된다는 것을 참으로 큰 희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막대한 책임과 희생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누가 지도자가 되면 좋을 것인가’도 중요한 일이지만, ‘누가 지도자가 되면 그분에게 순명하고 기도하며 도와드려야 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마르 2,1-12)은 사람들이 중풍병자 한 사람을 예수님께 데리고 와서 치유를 받게 하는 장면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계시는 집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 들어갈 수 없으니까 병자를 데리고 온 사람들이 지붕을 벗기고 구멍을 내어 그 병자를 들것에 달아 내려 보냈다고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얘야,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하시며 병자를 고쳐주셨던 것입니다.

오늘 예수성심시녀회의 총원장을 선출하려는 우리의 믿음과 정성을 보시고 성령께서 우리들을 잘 이끌어주시기를 빕니다.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 마리아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