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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평화의 사도로서 살아갑시다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미사 강론)
   2022/01/03  11:4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미사

 

2022. 01. 01. 계산주교좌성당

 

주님의 성탄을 축하드립니다. 우리의 구세주로 오신 아기 예수님께서 내리시는 은총과 사랑이 여러분들에게 가득하시길 빕니다.

오늘 이 미사 끝에는 전성훈 콜베 신부님의 선교사 파견 예식이 있을 것입니다. 남미 볼리비아 원주민 선교를 위해 떠나시는 신부님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님성탄대축일을 잘 지내셨습니까? 주님의 성탄이 워낙 큰 축일이니까 주님부활대축일과 마찬가지로 성탄대축일도 팔일 동안 축제를 지냅니다. 성탄 팔일 축제 마지막 날이 바로 오늘 1월 1일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2022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Happy new year!

 

루카복음 22,47-53을 보면, 예수님께서 겟세마니 동산에서 기도하시는데, 배신자 유다를 앞세운 한 무리의 사람들이 예수님을 체포하기 위해 들어 닥칩니다. 그때 어떤 사람이 칼을 꺼내어 예수님을 체포하려는 대사제의 종의 오른쪽 귀를 잘라 버렸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 사람에게 “그만 해라.”고 호통을 치시고는 대사제의 종의 귀에 손을 대어 고쳐 주셨다고 성경은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성경에는 나오지 않습니다만, 예수님께서 그 종의 귀를 고쳐주시고 난 뒤에 그에게 무어라고 말씀하셨는데, 무슨 말씀을 하셨는지 아세요? “Happy new ear!”

 

지난 한 해 동안 모두들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힘드셨지요? 지금도 힘드시지만 말입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만 2년이 넘었습니다. 코로나19가 이렇게 오래 갈 줄은 몰랐습니다. 최근에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오미크론이라는 변이 때문에 감염자가 늘어났습니다. 그래서 ‘위드 코로나’로 갔다가 다시 거리두기와 방역을 강화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대면으로 미사를 드릴 수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됩니다. 재작년 성탄 때도, 그리고 작년 1월 1일 미사 때도 대면으로 미사를 드리지 못하고 온라인 비대면으로 이 성당에서 카메라 앞에서 미사를 드렸던 기억이 납니다.

하여튼 올해는 무엇보다 코로나19가 물러가고 활기찬 신앙생활과 일상생활이 회복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작년은 ‘신축년’이었는데 올해는 ‘임인년’이라고 합니다. 소가 물러가고 호랑이가 왔습니다. 그것도 ‘검은 호랑이’라고 합니다. 검은 고양이는 봤어도 검은 호랑이는 처음 듣는 것 같습니다. 하여튼 2022년 새해에는 모두 호랑이처럼 강건하시길 바랍니다.

 

교회는 새해 첫날을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로 지내고 있습니다.

오늘 제2독서인 갈라티아서 4,4-7에서 바오로 사도께서 말씀하시듯이, 성모 마리아를 통하여 하느님께서 우리들 안에 오셨고 우리들은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 이상 종이 아니라 하느님의 자녀로서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게 되었고 하느님의 영원한 생명의 상속자가 된 것입니다.

이 얼마나 엄청난 은혜입니까! 그래서 우리는 새해 첫날에 성모님을 ‘천주의 성모’라고 부르며, 주님의 성탄을 기뻐하고 하느님을 찬양하는 것입니다.

성모님께서 하느님의 뜻을 받들어 성자 예수님을 낳으셨기 때문에 431년에 있었던 ‘에페소 공의회’에서 교회는 성모님께 ‘천주의 성모’라는 칭호를 부여하였습니다.

당시 에페소의 성 소피아 성당에서 공의회가 개최되었는데, 신자들이 매일 촛불을 들고 성당 주위를 돌면서 주교님들이 빨리 ‘천주의 성모 교의’를 결정하도록 기도하였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결정이 중요한 것은, 예수님의 신성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사람으로 오신 하느님이십니다.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뜻대로 훌륭하게 살아서 나중에 하느님이 되신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간난 애기의 모습으로 오셨지만 성모님 안에 잉태될 때부터 하느님으로 오셨고 하느님으로 탄생하셨으며 돌아가시고 부활하시고 승천하실 때에도 하느님으로 그리 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성모님은 우리와 같은 인간이지만 하느님이신 예수님을 낳으셨기 때문에 천주의 모친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성모님은 예수님의 탄생에서부터 돌아가실 때까지 하느님의 뜻을 따르며 묵묵히 구원의 협력자로서 그 역할을 다하셨던 분이십니다. 성모님을 통하여 하느님께서 당신 아드님을 우리의 구세주로 보내주심에 찬미와 영광을 드려야 하겠습니다.

 

오늘은 성 바오로 6세 교황님께서 정하신 ‘세계 평화의 날’입니다.

우리는 평화를 원하는데 세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세상은 개인이든 단체든 나라든 모두가 수많은 문제들을 안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로 인한 불평등과 양극화가 더 심화되었습니다. 개인 간에, 기업 간에, 지역 간에, 그리고 국가 간에 양극화는 더 벌어졌습니다. 이런 현상은 평화를 저해하는 큰 요인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미국과 중국과 러시아와 일본이라는 강대국 사이에 새로운 냉전의 기운이 감돌고 있습니다. 그리고 불과 3-4년 전에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까지 몇 차례 있었지만 남북화해의 길이 아직 보이지가 않습니다. 뜻 있는 사람들의 많은 기도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화해와 평화가 오지 않고 있으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포클라레 운동 찬양 그룹 ‘젠 베르데’의 노래 중에 ‘다리’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노래가 참 좋은데 가사가 이렇습니다.

“온 세상 곳곳에 수많은 강이 흐른다. 길고 깊게 흐르는 강, 우리를 가른다. 서로 물 건너 마주 바라보지만 만나지 못한 채 그 눈길은 불신으로 가득 차 (있어). 강은 장벽을 쌓는다. 노인과 젊은이 사이에, 양편 언덕을 갈라선 부자와 가난한 이들, 흑인들은 건너편 둑 위에 있는 백인들을 멀리서 바라다본다. 어찌 강 위로 다리를 놓지 않는가? 어찌 강 위로 다리를 놓아 서로 만나지 않는가? 어찌 다리를 놓지 않나?”

사실 다리를 놓아서 만난다고 해도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화와 인내와 서로에 대한 양보와 존중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루카복음 2장을 보면, 아기 예수님께서 베들레헴의 어느 집 마구간에서 태어나셨는데, 목동들에게 그 소식을 전해주는 천사 곁에 수많은 하늘의 군대가 나타나 이렇게 하느님을 찬미하였습니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루카 2,14)

천사들의 이 노래처럼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참된 평화가 오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라고 했습니다.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이겠습니까? 자신의 이기심과 탐욕과 교만을 버리고 새로 태어나신 주님께 자신을 오로지 의탁하는 사람이 아니겠습니까! 그런 사람에게 참 평화가 올 것입니다. 이 사실을 세상 사람들이 깨닫고 그렇게 살 수 있도록 우리가 먼저 모범을 보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우리 각자가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평화의 사도로서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그리스도는 우리의 평화이십니다.”(에페소서 2, 14)

 

“루르드의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님, 저희와 저희 교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천주의 성모 마리아님, 우리나라와 세계의 평화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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