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새벽별처럼 빛나길! (효성초등 개교 125주년 기념 및 첫영성체 감사미사 강론) |
2023/11/21 9:22 |
효성초등학교 개교 125주년 기념 및 첫영성체 감사미사
2023. 11. 17.
어린이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효성초등학교를 방문한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효성초등학교 개교 125주년을 축하드리며, 지난 긴 세월 동안 베풀어 주신 하느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지난 125년 동안 학교를 위해, 좋은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헌신하셨던 여러 신부님들, 수녀님들, 선생님들, 그리고 학보모님들과 운영위원회에도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이 뜻깊은 날에 첫영성체 하는 우리 어린이들에게도 축하를 드립니다. 하느님의 은총이 가득하길 기도합니다.
효성초등학교는 대구의 첫 사립초등학교입니다. 대구성당(현 계산주교좌성당)의 주임이신 김보록 로베르 신부님께서 1898년에 대구 계산동에 한옥으로 된 성당을 짓고, 그 옆에 ‘해성재’라는 교육관을 지었습니다. 그 해성재에서 본격적으로 어린이 교육을 실시하였는데, 그것이 우리 학교의 시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성당을 지으면서 학교를 같이 지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90년이 넘도록 오랫동안 계산성당 부지 안에 학교가 있었습니다. 이 학교에서 많은 성직자와 수도자들도 배출되었습니다. 그 대표적인 분이 서울대교구의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님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학교는 1993년에 이곳 송현동으로 이전하였으니 올해로 30년이 되었습니다.
계산성당과 우리 학교를 설립하신 김보록 로베르 신부님의 고향이 프랑스 벨포흐 교구인데 작년 연말에 제가 우리 교구 초대 주교님이신 드망즈 주교님의 고향인 스트라스부르 대교구와 로베르 신부님의 고향인 벨포흐 교구를 방문하였습니다. 그래서 로베르 신부님께서 세례를 받은 성당을 방문하여 신부님의 가족들의 후손들을 만나 같이 미사를 드리고 차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그분들이 로베르 신부님의 고향 흙이라고 봉지에 흙을 담아 저에게 주면서 로베르 신부님의 동상 앞에 뿌려달라고 하여 저는 귀국하여 계산성당 정원에 있는 신부님의 동상 앞에 구덩이를 조그맣게 파서 묻었습니다. 그리고 남은 흙을 신나무골 성지와 새방골 성당에도 보내어 그곳에 있는 신부님의 동상 앞에 뿌리도록 하였습니다.
우리는 125년 전 그 어려운 시기에도 우리 선배들이 교육에 온 힘을 쏟았던 사실을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교회는 교회가 세워질 때마다 학교도 함께 세워서 교육에 정성을 기울였습니다. 그만큼 교육은 세상의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고, 교회의 미래, 인류의 미래가 달린 일이기 때문입니다.
‘울지마 톤즈’라는 영화를 보셨나요? 13년 전에 나왔던 영화인데, 아프리카 남수단이라는 나라의 ‘톤즈’라는 곳에서 사목을 하며 학교를 세워 학생들을 가르쳤던 이태석 요한 신부님에 관한 영화입니다. 이태석 신부님은 의사로서, 사제로서, 그리고 선생님으로서 자신의 소명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태석 신부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예수님 같으면 이곳에 성당을 먼저 지을까? 아니면 학교를 먼저 지을까? 내 생각에는 학교를 먼저 지었을 것 같아.”
아이들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이태석 신부님한테 교육을 받았던 아이들이 이제는 벌써 의사가 되고 엔지니어가 되어 작년인가 우리나라를 방문하기도 하였습니다.
‘효성(曉星)’이라는 말이 ‘새벽 별’이라고 합니다. 최근 가톨릭신문에 실린 박비오 교장 신부님의 인터뷰를 보니까 ‘효성은 가장 마지막까지 어둠 속에 남아서 자신의 빛을 내어 세상을 밝히는 희망의 별’이라고 하였습니다.
어린이 여러분들이 그런 효성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효성, 즉 어두운 이 세상을 밝히는 새벽 별이 될 수 있도록 우리 선생님들과 학부모 여러분들이 함께 노력하여야 할 것이고, 무엇보다 우리 어린이들이 그런 목표를 가지고 힘껏 노력하여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마태 5,13-16)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이 말씀처럼 우리가 바로 세상의 소금이 되어야 하고 세상의 빛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 말씀처럼 소금이 제 맛을 잃어버리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그리고 빛이 세상을 비추어야지 감추어져 있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입니다. 우리 어린이들로부터 소금의 맛을 내고 빛을 밝힐 수 있도록 이끌어내는 일을 해야 할 분들이 선생님이시고 부모님이시고 우리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난 125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효성초등학교에 베풀어주신 하느님의 은총에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우리 앞서 교육에 헌신해 오셨던 선배들을 기억하고 감사드려야 할 것입니다. 올해 125주년을 맞이한 우리 학교에 하느님께서 더욱 큰 은총을 내려주시길 기도드리며, 우리의 주보이신 성모님께서 우리들을 늘 보호해 주시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