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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천상에 영원한 집을 (월명성모의 집 25주년 감사미사 강론)
   2024/06/14  11:49

월명성모의 집 25주년 감사미사

 

2024. 06. 09. 연중 제10주일

 

‘월명성모의 집’ 25주년을 축하드리며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이 가득하길 빕니다.

제가 2009년에 최휘인 바오로 신부님 계실 때 10주년 감사미사와 견진성사를 드리기 위해 방문했었던 기억이 나는데, 벌써 15년이 지났습니다. 그 후로 다른 일로 한두 번 방문하기는 하였지만, 세월이 쏜살같습니다.

‘월명성모의 집’은 어르신 복지 주택인 실버타운으로 1999년에 시작하였습니다. 그때 사도직 협조자인 김 미리암씨가 초대 원장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2003년에 요양원을 개원하였고 김봉선 안나 수녀님이 원장을 하셨고, 2005년부터는 최휘인 바오로 신부님께서 지도신부 겸 원장을 하셨습니다. 이때까지는 사회복지 법인 ‘안심원’ 산하에 있었는데, 법인과 거리도 멀고 지방자치단체가 다르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2006년에 경상북도와 김천시와 칠곡군의 행정적인 도움을 받아 ‘안심원 복지재단’으로부터 독립하여 ‘바오로 복지재단’으로 출발하였던 것입니다.

지난 25년 동안 하느님께서 ‘월명 성모의 집’과 ‘바오로 복지재단’에 베풀어 주신 은혜에 대하여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어르신 복지를 위해서 수고하신 역대 원장님들과 직원 여러분들과 봉사자분들, 그리고 후원하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하느님의 강복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우리 복지재단의 주보 성인이 ‘사도 성 바오로’입니다. ‘월명 성모의 집’과 ‘바오로 복지재단’을 만드신 분이 이문희 바오로 대주교님이십니다. 올해로 선종 3주기가 되었습니다. 이 미사 중에 이 바오로 대주교님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오늘 제2독서는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2서 4,13-5,1 말씀입니다. 바오로 사도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낙심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외적 인간은 쇠퇴해 가더라도 우리의 내적 인간은 나날이 새로워집니다.”

KBS TV 프로 중에 ‘생로병사의 비밀’이란 것이 있습니다. 제가 가끔 보는 프로입니다만, 생로병사의 비밀을 우리 인간이 다 풀 수가 없습니다. 사람이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음식과 운동과 의료 행위를 통하여 건강 유지에 도움을 받고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을 뿐 생로병사는 어쩔 수 없는 인간 조건인 것입니다.

제주도에 가면 유명한 폭포 두 개가 있는데 하나는 천지연 폭포이고 또 하나는 정방폭포입니다. 천지연 폭포는 물이 연못으로 떨어지는 폭포이고, 정방폭포는 바다로 바로 떨어지는 폭포입니다. 그런데 그 정방폭포 바로 옆 절벽에 ‘徐?過之(서불과지)’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그 글씨는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서 봐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도 보지는 못했습니다만, 폭포 입구에 그 글씨에 대한 설명판이 있습니다.

‘서불’ 혹은 ‘서복徐福’이라고도 하는 이 사람은 중국 진나라 시대에 시황제가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서 한라산까지 왔던 사람입니다. 이것은 역사적인 기록입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불로초를 구했는지 구하지 못했는지 모르지만 배를 타고 정방폭포 앞을 지나가다가 너무 장관이라서 절벽에 ‘서불이 지나간다.’는 뜻의 ‘徐?過之(서불과지)’라는 글씨를 새겼다는 것입니다.

진시황제는 만 4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불로초는 없었던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외적인 인간은 쇠퇴해 갑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느님에 대한 믿음과 소망과 사랑으로 내적으로 나날이 새로워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우리의 이 지상 천막집이 허물어지면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건물, 곧 사람 손으로 짓지 않은 영원한 집을 하늘에서 얻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압니다.”(5,1)

이 말씀대로 우리가 이 지상에 아무리 좋은 집을 지어도 그 집은 언젠가 허물어질 집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느님께서 마련하시는 영원한 집에서 살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마르 3,20-35)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누가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냐?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바로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마르 3,33.35)

하느님의 뜻은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 이웃을 너무 멀리서 찾지 맙시다. 우리 가까이 있는 사람, 매일 만나는 사람이 우리가 우선적으로 사랑해야 할 이웃입니다. 서로 사랑하고 봉사함으로써 천상에 영원한 집을 짓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사도 성 바오로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