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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고진감래 (대천성당 봉헌미사 강론)
   2024/07/10  10:22

대천성당 봉헌미사

 

2024. 07. 07.

 

드디어 대천성당을 봉헌하게 되었습니다. 미리 축하를 드리고, 주님의 강복이 가득하시길 빕니다. 그리고 대천성당의 주보 성인이신 요셉 성인께서 대천본당과 우리들을 위해 전구해 주시길 빕니다.

 

성전 봉헌 미사에서 제1독서로 주로 느헤미야서 8장 말씀을 봉독하게 됩니다. 오늘도 조금 전에 들었습니다만, 바빌론 유배에서 풀려난 이스라엘 백성들이 고향에 돌아와 수년에 걸쳐서 예루살렘 성전을 다시 건립합니다. 드디어 성전을 봉헌하는 날, 에즈라 사제가 그 자리에서 성경을 봉독하고 설명을 해주는데, 백성들이 너무나 기쁘고 감격스러워 여기저기서 울었다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기쁩니까? ‘고진감래(苦盡甘來)’란 말이 있지요? 고생 끝에 달콤함, 즉 기쁨이 온다는 것입니다.

 

대천본당은 2008년 10월 1일에 설립되었습니다. 초대 본당 신부님인 이재영 요셉 신부님이 신자들을 모아서 대건중고등학교에 있는 ‘안드레아관’에서 주일미사를 드리고 신자들 가정을 돌아가면서 주중 평일미사를 드리며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몇 달 후에 이 자리에 조립식 성전을 지었고, 2009년 3월에 제가 와서 미사를 드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 후 김종기 신부님, 노광수 신부님을 거쳤고, 김경훈 신부님 계실 때 성전 건립 모금을 시작하였으나 코로나19라는 팬데믹이 오는 바람에 추진을 중단하고 떠나시고, 4년 전에 이지운 신부님이 오셔서 본격적으로 모금을 하여 본당 설립 16년 만에 오늘 이 성전을 봉헌하게 된 것입니다.

저는 이지운 신부님의 요청으로 작년 성탄 밤미사를 대천본당 신자들과 함께 효성초등학교 강당에서 드렸었습니다. 새 성전을 짓기 위해 조립식 건물 성당을 헐었기 때문에 건축 기간 동안 효초 강당을 빌려 쓰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날 상당히 추웠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미사 후에 주일학교 아이들의 발표회를 보면서 오뎅과 떡복이를 맛있게 먹었던 것이 좋은 추억으로 남습니다. 그동안 이지운 시몬 본당 신부님과 총회장님, 그리고 여러 교우들의 수고가 참으로 많았습니다.

 

오늘 제2독서로 코린토1서 3장을 봉독하였는데, 사도 바오로께서 말씀하시기를, 바로 우리들이 하느님의 건물이고 하느님의 성전이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기초는 예수 그리스도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라는 기초 위에 세워진 하느님의 성전이라는 것입니다. 성전이란 것은, 매일 혹은 주일마다 미사가 봉헌되고 성체가 모셔져 있는 이런 건물도 성전이지만, 예수 그리스도라는 믿음의 기초 위에서 하느님에 대한 신앙 고백을 하며 사는 우리도 성전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바오로 사도께서는 하느님의 영을 모시고 있는 우리의 성전을 잘 보존하고 잘 가꾸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오늘 복음(마태오 16, 13-19)을 보면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더냐?” 하는 질문을 던지십니다. 그러자 시몬 베드로가 이렇게 대답합니다.

“스승님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때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이렇게 말씀하시며 축복하십니다.

“시몬 바르요나, 너는 참 복이 있다. 그것을 너에게 알려주신 분은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이시기 때문이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한 사람의 올바른 신앙고백이 이렇게 엄청난 하느님의 축복을 낳게 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매 주일, 혹은 매일 이 성전에 와서 하느님께 올바른 신앙고백을 하시고 베드로 사도처럼 축복받는 사람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베드로 사도께서 교회를 받치고 있는 반석이 되었듯이 우리도 이 세상에 믿음의 반석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올바른 믿음과 사랑의 삶을 통하여 살아계신 하느님을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 대천본당의 새 성전을 봉헌하면서 예수 그리스도라는 믿음의 기초 위에 우리의 신앙을 잘 다져가고 잘 가꾸어 갈 수 있도록 성모님과 성 요셉과 모든 성인들의 전구를 청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대천본당 공동체가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더욱 서로를 사랑하고 품어주면서 사랑의 공동체, 친교의 공동체로 거듭나기를 바라고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