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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조선에 와서 보람 있게 산 올리버 에비슨의 영광(사순 제2주일)
   2016/02/20  8:26

조선에 와서 보람 있게 산 올리버 에비슨의 영광

(사순 제2주일)

 

 

루카복음 9,28-36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병원 다섯 개 중 하나인 신촌 세브란스 병원은 한국 최초의 종합병원이다. 조선 말기 1885년에 개원한 광혜원을 기반으로1904년에 세워졌다. 세브란스 병원 설립에 대해 KBS 1TV 특집다큐, ‘조선을 사랑한 의사 에비슨 42년의 기록20151210일 방송되었다. 이 방송내용이 감동을 자아내게 했다.

 

1884년 조선 왕실 시의侍醫官이었던 북미 장로교 선교사 앨런이 고종 임금에게 서양식 병원 건립을 제의했다. 1885225일 병원 설립을 허락받고 광혜원을 열었다. 광혜원은 개원 두 주만에 제중원濟衆院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앨런은 1886년 제중원에 의학교를 설립하여 처음으로 서양 의학 교육을 시작하였다.

 

1893년 캐나다 토론토 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올리버 에비슨(Oliver R. Avison, 어비신魚丕信, 1860-1956)이 제중원에 교수로 부임했다. 그는 조선에 오기 전에 모교 의과대학에서 교수로 활동하며 병원을 개업해서 부유층 환자들을 전담하고 있었다. 그는 기독교 의학 청년회 활동을 계속하고 있을 때 조선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언더우드 목사의 강연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에비슨은 189333살의 나이에 토론토에서 누리던 모든 부와 명예를 버리고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의사 선교사로 조선으로 왔다.

 

에비슨은 조선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아 옻나무 수액 알레르기를 일으킨 고종을 단번에 낫게 했다. 곧장 그는 왕실의사 시의로 발탁되었다. 이어서 당시 침체된 제중원의 책임자가 되어 고종에게서 제중원의 운영권을 넘겨받았다. 병실을 늘리고 수술실을 만들어 많은 환자들을 받았다. 1895년 여름 서울에 콜레라가 번지자 에비슨 의사는 조선 정부로부터 방역위원장으로 임명되어 콜레라 병을 퇴치했다. 백정에게 상투를 틀 권리를 찾아주고,개화를 위해 단발을 결심한 배재학당 학생 이승만의 상투를 잘라주기도 하면서 조선인들과 동고동락했다.

 

에비슨은 1899년 안식년을 맞아 캐나다로 돌아갔다. 미국에서 알렌 선교사와 함께 모금활동을 하던 중 클리블랜드의 자선사업가 세브란스(Louis H. Severance 1838-1913) 씨를 만나 당시 거액인 1만 불을 기증 받아 1904년에 조선 최초의 현대식 병원, 의학전문학교를 세우고 그의 이름을 따서 병원 이름을 정했다. 세브란스 씨의 아들들과 손주들은 계속 익명으로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2004년 개원 100주년을 맞이하여 이 후손들이 초대되었다.

 

비슨 교수는 영어로 쓰인 의학책들을 한글로 번역해서 조선 학생들에게 의학을 가르쳤다. 7년 교과 과정을 우수한 성적으로 마친 의학생들에게 공인된 의사 면허를 받게 해 주려 했다. 1908년 통감부 우두머리인 이토 히로부미를 찾아가 졸업식에 참석해달라고 머리 숙여 부탁하여 제1회 졸업생 7명이 의사 면허를 받게 해주었다. 그들은 대한제국 내부 위생국으로부터 의료 활동을 할 수 있는 최초의 의사면허증인 의술개업인허장을 받았던 것이다. 그들은 에비슨의 뜻을 이어받아 조선 사람의 건강을 돌보고 조선인 의사를 키워 내는 일을 자기의 사명으로 삼았다. 나아가서 일제 치하에서 식민지가 된 조국의 독립운동에도 몸을 아끼지 않았다.

 

33살 젊은 나이에 조선에 왔던 에비슨은 1933년 어느덧 73살이 되었다. 그 동안 조선 의학계에는 많은 조선인 의사들과 의대교수들과 조선 여자 간호사들이 배출되었다. 에비슨은 조선에서 꿈꾸던 모든 것을 이루었다.자기가 이루어낸 모든 것을 조선인들에게 물려주고 미련 없이 떠나야 함을 잘 알고 있었다. 그것이 그가 조선에 온 목적이다. “조선 사람들이 스스로 자기 꿈을 이뤄 나갈 수 있게 돕는 것이 나의 역할입니다.” 에비슨 교수는 진정 조선을 사랑한 의사였다. 그는 반대를 무릅쓰고 세브란스병원장 및 의학전문학교 교장으로 피부과 의사요 교수인 오긍선을 자기의 후임으로 추천했다. 42년 동안 조선에서 봉사 생활을 끝내고 19351275살 나이에 조선을 떠나 캐나다로 돌아갔다. 에비슨이 19569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나는 한국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하지만 생전의 내 아내가 품은 마음처럼 나도 한국인과 함께 할 것이다.” 하고 말했다. 그가 부인 제니 반스와 함께 묻혀 있는 묘지에는 이렇게 새겨져 있다. ‘1860년 출생 1956년 한국에서 죽다(‘BORN 1860 KOREA DIED 1956’)

 

에비슨은 우리나라에 서양 의학을 뿌리내리게 하고 한국인 의사들을 양성하고 우리나라 의학계를 발전시키는 데 획기적인 공헌을 했다. 그의 평생은 사랑과 희생과 보람과 성취로 일관된 아름다운 삶이었다. 그는 수많은 사람들을 병마에서 해방시키며 기쁨과 행복 속에서 살았다. 그의 모습은 늘 헌신적인 봉사와 빛나는 성공 속에서 찬란히 빛났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당신의 얼굴을 영광스럽게 바꿔 당신이 천상에서 누리시는 영광스러운 모습을 이 지상에서 잠깐 보여주셨다. 이 영광은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예수님이 부활하고 승천하여 하느님 오른쪽에 앉아 누리시는 것이다. 하느님은 그리스도의 속죄 죽음에 참여하는 우리에게도 이미 이 세상에서 당신의 영광스러운 현존 속에 살 수 있는 자격을 주셨다. 이 자격은 세상종말에 가서 완전해질 것이다.

 

그리스도께서는 만물을 당신께 복종시키실 수도 있는 그 권능으로, 우리의 비천한 몸을 당신의 영광스러운 몸과 같은 모습으로 변호시켜 주실 것입니다.”(필리 3,21)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변모는 신앙생활의 목적이 예수님처럼 하느님의 찬란한 모습으로 변하는 것임을 강조한다. 이처럼 엄청난 선물을 받기 위해 끊임없이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기 위해 목숨을 바쳐 예수님을 닮아야 한다.

 

예수님의 변모에서 의인들이 죽은 뒤에 영원 무궁히 빛날 것이라는 가르침이 떠오른다. 이 가르침은 구약성경에서 처음으로 죽은 이들의 부활에 대한 확실한 믿음을 가르치는 다니엘서에 나온다.

 

땅 먼지 속에 잠든 사람들 가운데서 많은 이가 깨어나, 어떤 이들은 영원한 생명을 받고, 어떤 이들은 수치를, 영원한 치욕을 당하리라. 현명한 이들은 창공의 광채처럼, 많은 사람들을 정의로 이끈 이들은 별처럼 영원 무궁히 빛나리라.(다니 12,2-3: 기원전 약 165년쯤 쓰인 작품)

 

에비슨 교수는 고향 캐나다에서 안정되고 풍족한 삶을 버리고 조선 사람들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했다. 그는 하느님의 뜻에 따라 인류의 구원을 위해 목숨을 바치신 예수님을 닮으려 애쓴 사람이다. 그래서 보람과 성취와 성공을 거두고 자기의 존재이유를 충분히 발휘했다. 그러나 그는 자기의 업적에 도취되지 않고 평생 피눈물을 흘리며 이룬 업적을 남들에게 넘겨주고 자기를 버릴 줄 알았다. 우리도 보람 있는 삶을 살며 에비슨처럼 예수님의 영광에 참여하려면 누군가를 위해 무엇을 위해 몸과 마음을 다해 사랑할 수 있어야 하겠다.

 

자식을 키울 때가 여자에게는 가장 보람 있고 의미심장한 시기이다.

 

남에게 좋은 일을 했다는 긍지와 만족감이 반드시 따른다. 선을 행하면 보람과 즐거움을 느낀다. 인생을 보람 있게 사는 기술은 하나의 공격 목표를 설정하고, 여기에 힘을 집중하는 데 있다. 그 일이 나의 천성에 맞고 나의 개성을 살릴 수 있고, 나의 정열을 쏟을 수 있고 내가 생의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보람 있는 일에 복종하는 것이 인간의 지혜이다. 그 일을 방해하는 것들을 정복해 나가는 것이 곧 생활이다. 정복이 없이는 생활의 내용을 얻지 못한다. 우리의 하루는 정복의 노력으로 빛나야 한다.”(괴테)

 

미국에서 50년이라는 가장 오래 동안 텔레비전에 만화를 실은 유명한 만화가 찰스 슐츠(Charles Monroe Schulz 1922-2000)가 만화로 얻은 수입이 1조원 넘지만 평생 골방에서 만화를 그리는 데 소비했다. 그런데도 자기가 행복하다고 말했다. 목표와 목적과 보람이 있기 때문이다.

 

어느 대학 앞에 식당을 하는 사람은 하루 한 끼만 먹고 세 시간밖에 자지 못하면서 많은 학생들을 먹이는 보람을 느끼면서 산다.

 

오늘 하루 보람 있게 사는 사람은 자기가 먼저 기뻐할 근거를 찾아내고 그 다음 남들도 기뻐하게 하는 사람이다.

  

 

  

 

                 잘 읽히는 책  

 

판매처: 가톨릭출판사, 바오로딸, 성바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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