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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고통, 상실, 좌절 속이 깃든 축복(대림 제2주일)
   2014/12/06  10:17

고통, 상실, 좌절 속에 깃든 축복

(대림 제2주일)

마르코복음 1,1-8

 

강물은 사막을 건너갈 수 없었다. 사막은 그에게 바람을 타라고 권했다. 강물은 자기를 잃어버리기 때문에 사막의 제의를 싫어했다. 그러나 결국 강물은 바람에 몸을 맡겨 증발되어 버렸다. 바람은 사막 건너 언덕 밑에 강물을 놓아 주었다. 강물은 수증기와 비로 변해 다시 자기 본래의 모습인 강이 되어 흘러갔다.”

 

위 자연현상은 우리에게 자기를 버리는 것이 자기를 구하는 방법임을 가르쳐준다. 예수님도 40일 동안 광야에서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따르기 위해 악마의 유혹을 이겨내고 메시아의 자질을 갖추셨다. 당신을 낮추어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아버지의 뜻에 순종하고 부활하여 모든 피조물의 주님으로 임하셨다. 베네딕도 성인(480-547)도 예수님을 본받아 도시의 혼란과 방종을 보고서 수비야꼬 광야로 가서 은수자의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로마누스라는 은수자가 가져다 준 음식을 받아먹고 3년 동안 동굴생활을 했다. 이곳에 열두 수도원들이 세워지고 일과표에 따른 노동과 엄격한 수도생활로 영성과 학문의 중심지가 되었다. 이처럼 베네딕도 성인은 광야에서 위대한 영성을 일으키고 유럽 문화를 이루고 보존하고 발전시켜 오늘 유럽 문화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다.

 

네 젊은 시절의 순정과 신부 시절의 사랑을 내가 기억한다.

너는 광야에서, 씨 뿌리지 못하는 땅에서 나를 따랐다.”(예레 2,2)

 

내 마음이 시련과 정화의 장소인 광야처럼 되어야 자존심과 이기심에 어둔 눈을 뜬다. 마음을 비우고 눈을 감아야 하느님, 사랑, 우정, 인정을 볼 수 있다. 이와 반대로, 욕심쟁이의 마음속에는 하느님과 이웃이 들어갈 자리가 없는 법이다. 두 손에 황금 덩어리를 쥐고서 어떻게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 이웃을 축복할 수 있겠는가? 보리를 두 손에 움켜쥔 이는 쌀가마를 들 수 없고, 곳간을 지은 이는 곳간보다 큰 물건을 담을 수 없는 법이다. 평생 움켜쥔 주먹을 펴는 사람이 많은 사람들을 곁으로 모아 행복해진다.

 

우리의 한 평생은 다른 사람들과 만나 주거니 받거니 하는 시간이다. 이 시간 말고는 먹고 자고 일을 계획하는 시간뿐이다. 자기 혼자 힘으로 살아가거나 성공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받는 과정 가운데 성공과 성취와 기쁨이 생기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가 하는 일은 모두 다른 사람들에게 기쁨과 성취를 가져다 줄 수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평가된다. 그러기 위해 끊임없이 마음을 비워 하느님과 이웃이 마음속에 살아 계실 수 있게 해야 하겠다.

 

마음을 비우는 희생은 고통과 눈물겨운 시련의 연속이다. 그러나 고통이 없으면 얻는 것도 없다. 고통이 없는 사랑에는 생명이 없다(토마스 아 켐피스, 준주성범). 우리는 고통을 받아야 참된 인간이 될 수 있고, 고통 속에만 기쁨과 구원이 있다.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를 지고 이웃의 십자가를 대신 져주자. 하느님, 가족, 연인, 친구, 동료, 스승, 제자를 사랑하기 위해 자신을 낮추는 사람들이 우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만든다.

 

참된 축복은 흔히 고통, 상실, 좌절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러나 참고 기다리면, 머지않아 제대로 그 모습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Joseph Addison, 1672-1719

 

 

 

잘 읽히는 책

판매처: 바오로딸, 성바오로, 가톨릭출판사

박영식, 말씀의 등불. 주일 복음 묵상 · 해설(가해). 가톨릭출판사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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