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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없이 사랑하는 것이 인생의 최종목적이다(주님의 공현 대축일)
   2015/01/03  10:51

한없이 사랑하는 것이 인생의 최종목적이다

(주님의 공현 대축일)

           마태오복음 2,1-11

 

 

인생은 우리가 무엇을 하며 살아왔는지를 합계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무엇을 절실하게 희망해왔는지를 합계한 것이다.”

 

어린 아이는 자기가 가지고 싶은 것을 손으로 잡으려고 안간힘을 다 써서 엉금엉금 기어간다. 이러한 몸부림은 죽을 때까지 계속된다. 우리가 바라는 것이 전부 다 성취되지 않으면 그 중 한 부분이라도 실현되기를 고대한다. 그러나 돈과 권력을 차지하고 욕망을 충족시켜도 늘 허전하고 공허하고 배가 고프다. 이런 것들로 만족할 수 있기는커녕 더욱더 비참해지고 가난해진다. 인생의 최종 목적은 자기실현이다. 그래서 우리는 죽음 말고는 더 기다릴 것이 없는 것 같아 보이는 처지에서도 자기를 실현하려는 노력을 그치지 않는다. 자기실현은 죽음을 이기고 영원히 지속하는 생명을 누리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한없이 사랑하고 한없이 사랑 받아야 한다. 내가 한없이 사랑하면 한없이 사랑 받을 수 있다. 영원한 사랑은 하느님의 특성이다. 하느님을 닮는 사람이 영원한 사랑을 한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동방의 세 박사는 유다인들과는 달리 성경을 가지지 못한 이들이다(마태 2,1-12). 그런데도 이 세 박사는 하느님이 죄와 죽음으로 일관되는 이 세상을 구원할 메시아를 보내주시리라는 희망을 이웃 유다인들에게 배웠던 것 같다. 박사들은 이 희망에 이끌려 베들레헴까지 먼 길을 와서 예수 메시아를 뵙고 희망을 실현했다. 세 박사는 인생의 최종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순례의 길을 간 사람들이다. 그들은 이 세상의 그 무엇보다 메시아를 더 귀중히 여겼기 때문에 그분을 알아보는 예언적 영을 받았다. 우리도 동방 박사들처럼 끊임없이 구원을 찾아 순례의 길을 가는 나그네이다. 만사를 제쳐놓고 최종목표를 실현하려는 희망을 품고 사는 사람은 그들처럼 예언의 영을 받을 수 있다.

 

하느님의 영을 받는 사람은 하느님을 만나고 그분을 닮는다. 우리가 지닌 하느님을 닮은 특성들은 사랑하는 능력, 진선미를 향한 그리움, 양심, 지능과 의지와 감성 들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특성들을 총동원하여 한없이 사랑하려고 애쓰는 사람이 하느님을 만나고 그분을 닮고 인생의 최종목적을 달성한다. 사랑자체이신 하느님을 닮는 사람은 하느님처럼 완전한 존재가 되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사랑한다는 말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가 모든 사람을 사랑하면 그들이 모두 우리에게 필요한 존재가 된다. 우리가 만나는 모든 사람이 좋든 나쁘든 가리지 않고 그들을 위해 착한 일을 하는 사람이 참사랑을 한다. 모든 사람을 위한 관심과 배려와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만이 영원한 사랑을 간직할 수 있다. 이러한 사람이 가장 완성된 존재로서 하느님을 닮은 사람이요 영원한 행복을 누린다. 이와 반대로, 모든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하느님을 모른다. 우리 마음속에 사랑이 사라지면 모든 사람이 나를 헤치는 늑대요 악마요 지옥사자로 보인다.

 

인생의 목적이 마치 부귀영화를 누리는 데 있다고 착각하며 사랑을 소홀이하는 사람은 자기실현을 고사하고 실존적인 고독과 상실감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다. 자기 손에 많은 돈과 권력과 명성을 거머쥐었다고 만족해하는 사람은 인생의 종점에서 텅 빈 손임을 깨닫고 후회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의 인생은 실패작이다. 그의 두 손에는 죽은 뒤 하느님, 먼저 가신 부모님, 형제자매들, 친구들에게 가져갈 선물은 하나도 없다. 하느님과 모든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우리가 가져갈 훌륭한 선물이다. 면목도 없고 부끄럽고 창피해서 그분들이 계시는 천국으로 감히 올라갈 엄두를 낼 수 있을까?

 

한 생애를 그에게 다 주었는데도 배신만 당했다고 말하는 사람은 사랑을 계산한 사람이고 참된 사랑을 하지 않았다.

 

지혜가 깊은 사람은 자기에게 무슨 이익이 있을까 해서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사랑한다는 것 그 자체가 행복을 느끼게 하므로 사랑하는 것이다.”(파스칼)

 

 

잘 읽히는 책

 

판매처: 바오로딸, 성바오로, 가톨릭출판사

박영식, 말씀의 등불. 주일 복음 묵상 · 해설(가해). 가톨릭출판사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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