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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천주교 신자는 연꽃 같은 사람(주님의 세례 축일)
   2015/01/10  10:25

천주교 신자는 연꽃 같은 사람(주님의 세례 축일)

마르코복음 1,7-11

 

연꽃은 여름에 더러운 진흙 속에서 올라오면서도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다. 물에서 태어났으면서 물을 묻히지 않고 흙탕에서 태어났으면서도 오염되지 않는다. 연꽃잎 위에는 오물 한 방울도 머무르지 않는다. 물이 연잎에 닿으면 그대로 굴러 떨어질 뿐이다. 물방울이 지나간 자리에 그 어떤 흔적도 남지 않는다. 이와 같이 주변의 부조리와 악한 환경에 물들지 않고 고고하게 자라서 아름답게 꽃피우는 사람을 연꽃같이 사는 사람이라고 한다. 연꽃이 피면 물속의 시궁 창 냄새는 사라지고 향기가 연못에 가득하다. 한 사람의 사랑이 사회를 따뜻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렇게 고결한 인품을 가진 사람은 연꽃처럼 그윽한 향을 내품어 사회를 정화한다. 연꽃은 어떤 곳에 있어도 푸르고 맑은 줄기와 잎을 유지한다. 바닥에 오물이 흘러넘쳐도 그 오물에 뿌리를 내린 연꽃의 줄기와 잎은 깨끗함을 잃지 않는다. 이처럼 항상 깨끗한 몸과 마음을 간직한 사람은 연꽃처럼 사는 사람이라고 한다. 연꽃의 모양은 둥글고 원만하여 보고 있으면 마음이 절로 온화해지고 즐거워진다. 얼굴이 원만하고 항상 웃음을 머금고 말은 부드럽고 인자한 사람은 옆에서 보아도 보는 이의 마음이 평화로워진다. 이런 사람이 연꽃처럼 사는 사람이다. 연꽃의 줄기는 부드러워 좀처럼 바람이나 충격에 부러지지 않는다. 이와 같이 유연하고 융통성이 있으면서도 자기를 지키고 사는 사람이 연꽃처럼 사는 사람이다.

 

석가모니는 붓다가 된 뒤 굶어 죽어 가는 비천한 여인 한 사람에게 누더기 옷을 공양 받았다. 이 옷을 불성지佛聖라는 연못에 와서 빨자 그 옷에 담긴 정성들이 알알이 연꽃으로 피어났다는 것이다. 불성지의 연꽃은 가난하거나 천하여 버림받은 자도 고귀한 존재임을 붓다가 보증해 주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그곳에는 옷을 적셔 입고자 차례를 기다리는 순례자의 행렬을 볼 수 있다.

 

연꽃은 온갖 죄악으로 오염된 속세에서 살면서도 오염되지 않고 깨끗하게 살 수 있는 지표를 가르쳐주는 꽃이다. 초파일이 되면 언제나 대형 연꽃이 눈길을 끌고 산사山寺로 가는 길이나 길거리에 소원을 새긴 연꽃등이 줄불을 켠다. 정치인들, 공직자들, 언론인들이 흙탕물로 오염된 것처럼 보여서인지 요즈음 연꽃이 유별나게 돋보인다.

 

나자렛에서 30년 동안 무명인사로 숨어 계시던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이 처음으로 이스라엘 대중 앞으로 나오셨다. 비천한 죄인의 입장에 서서 세례자 요한에게 죄인이나 받는 세례를 받으셨다. 죄와 죽음으로 운명지어진 사람들 중 하나로 자처하신 것이다. 그때 하늘이 열리고 성령이 비둘기처럼 예수님 위에 임했다. 이는 하늘과 땅 사이에 전화가 개설된 것에 비유할 수 있을 것 같다. 하느님이 성령을 통해 우리에게 전화를 걸어오신다는 뜻이다. 이 전화를 자주 받는 사람은 이 지상에서 살아도 성령의 힘으로 하느님과 하나 되는 삶을 산다. 이처럼 예수님이 세례를 받아주셨기 때문에 우리가 몸으로는 이 땅 위에 살아도 하늘로 올라가는 존재임이 드러났다.

 

하느님 아버지의 뜻에 따라 우리를 위해 죄인들 중 하나가 되신 예수님은 이 지상의 것을 버리고 천상의 것, 이기심을 버리고 이타심을 갖추라고 이르신다. 죄인들과 함께 세속 한가운데 살아도 하늘에 계신 하느님과 전화를 자주 하면 흙탕물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세속에 오염되지 않는 사람이 된다.

 

가난한 사람, 병든 사람, 불의의 희생이 된 사람, 보지 못하는 사람들의 입장에 서서 세례를 받으신 예수님은 우리에게도 당신을 받들어 모시듯 그들을 섬기라고 이르신다. 사랑을 베푸는 사람이 모든 더러움의 뿌리인 이기심에서 해방된 참으로 깨끗한 사람이요 불성지의 연꽃을 닮았다.

 

죄인들 가운데 임하신 예수님은 당신을 본받아 이웃의 짐을 대신 져주고, 기뻐하는 이와 함께 기뻐하고, 슬퍼하는 이와 함께 슬퍼하라고 가르치신다. 이 가르침을 지키는 사람은 이기심과 온갖 부정부패로 썩는 냄새가 진동하는 곳에서도 연꽃처럼 그윽한 향기를 내뿜는 사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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