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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삶의 기준은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이시다(주님 승천 대축일)
   2015/05/16  11:0

내삶의 기준은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이시다

(주님 승천 대축일)

 

마르코복음 16,15-20

 

그리스도께서 승천하여 하늘의 문을 열기 전 인류가 놓여 있었던 상황은 절망적이었다. 사람이 세상에서 겪는 고독, 불행과 죽음, 의인의 고통과 죄인들의 성공에 대해 이 우주는 벙어리같이 침묵만 지키고 있는 것 같았다. 인간은 사랑을 찾아 고독하게 헤매고 배신과 불의와 모순을 겪으며 불행하게 살다가 결국 병고 끝에 죽는다. 오늘도 시리아, 이라크, 아프카니스탄, 나이지리아, 북한, 세계 도처에서 전쟁의 참사 속에서 인권 말살과 살육이 자행되고 있다. 국제사회를 지탱시키는 것은 오래 전부터 법과 정의라기보다 경제력과 정치력이 되어버렸다. 돈이 정의요 법이다. 정치, 경제, 언론, 이 모든 분야가 돈벌이의 노예, 물질만능주의의 노예가 되고 말았다. 심지어 종교인들까지 외적인 업적을 쌓고 대형교회를 세우는 데 혈안이 된지 오래다. 짐승들의 세계처럼 약육강식이 판을 치는 인간 세상에서 어린이, 여자, 노인 같은 약자들의 목숨과 인권은 여지없이 유린되고 있다. 이는 아담의 불순종으로 말미암아 저주받은 인간세계다.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도 이러한 인간세계에 들어와서 여느 인간처럼 고독과 불의와 좌절과 증오의 희생이 되실 수밖에 없었다. 그리스도께서는 황금만능주의를 위해 불의와 폭력과 생명의 존엄성을 파괴하는 이 세상, 하느님의 뜻을 저버리고 인간 자신을 신격화하는 이 세상을 하느님의 나라로 새로 창조하시기 위해 십자가에서 목숨을 바치셨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하늘로 데리고 가기 위하여 십자가 위에서 하느님 나라의 문을 여셨다. 그분이 올라가신 하늘은 불의와 고통과 불행과 죽음이 없는 완전한 사랑과 정의와 자유와 생명과 행복의 세계이다. 예수님의 승천은 인간이 하느님을 향해 열린 존재라고 가르친다. 예수님은 죄와 죽음의 세계 안으로 들어와서 죄와 죽음을 파괴하고 우리를 하느님의 세계로 데려가신다. 인간은 우연히 이 세상에 와서 어떤 숙명이나 필연에 따라 살다 사라지고 마는 존재, 사랑을 찾아 고독하게 헤매다가 결국 배신과 고독과 좌절 속에서 죽어야 하는 허무한 존재가 아님이 드러났다.

 

예수님이 십자가 위에서 사랑의 힘으로 하느님의 나라를 만드셨다. 이 사랑은 무조건적이고 목숨을 바치신 사랑이요 모든 사람이 당신을 무시해도 철회하지 않으시는 사랑이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더 소중하게 여기는 삶, 타인의 아픔을 내 아픔보다 더 크게 느끼는 것이 예수님의 사랑이다. 자녀들의 성공과 기쁨을 자기의 성공과 기쁨으로 여기고 그들보다 더 기뻐하는 부모의 사랑이 예수님의 사랑을 부분적으로 드러낸다. 원수를 살리기 위해 내가 죽을 수도 있다는 것, 남이 나를 배신해도 그에게 나와 나의 모든 것을 바치는 희생이 예수님이 보여주신 사랑이다. 남이 늘 나에게 바라는 모습으로 있어주고, 남이 바라는 그곳에 있어주는 것이 예수님의 사랑이다. 나 자신을 죽이고 남을 섬기는 것이 예수님이 십자가 위에서 보여주신 사랑이다. 예수님은 우리가 죄를 지으면 우리를 더욱더 가련히 보고 더 많은 사랑을 베푸신다.

 

이처럼 예수님이 베푸시는 헌신적인 사랑의 힘을 받으면 돌처럼 딱딱한 내 심장이 사랑의 불로 달구어져서 말썽꾸러기 자식에게, 원망스럽기만 한 남편이나 아내에게, 생판 모르는 이웃에게, 내가 잘못되기를 바라는 원수에게 폭풍 같은 사랑을 쏟아 부울 수 있다. 국제 폭력집단들과 그들의 출현을 가능케 하는 강대국 정책결정자들의 회개, 전쟁난민들의 인권을 위해 날마다 기도하는 열성도 예수님의 사랑을 본받는 방법이다. 하늘의 햇살이 없이 내 힘만으로 화초를 키울 수 없듯, 우리는 예수님의 사랑에 힘입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주님의 승천 대축일에 우리는 현세의 가치를 절대시하지 않고 승천하야 하느님을 만날 준비를 해야 하겠다. 그러기 위해 예수님의 사랑을 본받아 자애로우신 하느님을 닮는 것이다.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루카 6,36)

 

자비로운 사람이 되려면 자기중심주의를 버려야 한다. 자기 말이 많으면 기피대상이 되고 추하게 보인다. 입을 다무는 대신 지갑을 활짝 열어야 어른 대접을 받을 수 있다. 하느님의 교회를 위해 헌신하고 이웃의 성공과 행복을 위해 밑거름이 될 결심을 새롭게 해야 하겠다. 그리스도께서 온갖 독선과 불의와 폭력과 인권유린이 판을 치는 이 세상을 사랑과 정의와 신의가 흘러넘치는 하느님의 나라로 바꾸시는 데 힘을 모아드려야 하겠다. 내가 예수님을 도와드리면 내사 사는 곳이 연옥이나 지옥이 아니라 천국으로 바뀐다. 나 때문에 가정, 직장, 사회, 성당, 교구가 피해를 입지 않고 오히려 덕을 보고 발전하고 더 많은 사랑과 정의가 이루어지는 것, 이것이 곧 나의 존재이유다. 내가 있기 때문에 독선, 불의, 미움, 폭력, 죽음이 난무해서는 안 된다. 내가 가는 곳마다 사랑과 평화와 정의, 행복과 기쁨과 웃음이 창조되어야 나의 존재이유가 실현된다.

날마다 묵상하는 시간을 가지면 나의 존재이유를 실현할 의욕을 받는다. 자기와 대화할 시간을 가지지 않으면 자기를 남과 비교하여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것으로 만족해하는 경향이 있다. 내 삶의 기준이 이웃이 아니라 하느님과 예수님이셔야 내 존재이유를 실현할 수 있다.

"당신 자신을 타인과 비교하지 마라.

그것은 당신 자신을 모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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