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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국가 부도’ 스리랑카, 교황 “가난한 이들의 부르짖음을 외면하지 마십시오”
   2022/07/12  13:36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의 대통령 관저를 점거한 시위대  (AFP or licensors)

 

프란치스코 교황이 7월 10일 연중 제15주일 삼종기도 말미에 정치·경제적으로 극심한 불안정에 시달리고 있는 스리랑카인들의 고통에 동참했다. 교황은 민중의 필요를 헤아려야 한다고 말했다.


Antonella Palermo / 번역 이정숙

 

프란치스코 교황이 7월 10일 연중 제15주일 삼종기도 말미에 “정치·경제적 불안정에 계속 시달리는” 스리랑카 민중의 고통에 동참했다.

 

가난한 이들의 부르짖음을 외면하지 말라는 호소
“스리랑카 주교단과 함께 거듭 평화를 호소하며, 권한이 있는 이들이 가난한 이들의 부르짖음과 민중의 필요를 외면하지 않기를 촉구합니다.”

 

교황은 국가 경제위기에 빠진 스리랑카를 언급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 스리랑카에서는 최근 고타바야 라자팍사 스리랑카 대통령(73세)의 사임 발표가 나왔다. 스리랑카 국회의장은 지난 7월 9일 라자팍사 대통령이 오는 7월 13일 사임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시위대가 콜롬보에 위치한 대통령 관저를 습격하고 총리 자택에 불을 지르는 등 유혈시위가 있은 후 극심한 압력에 굴복한 것이다. 정전, 생필품 부족, 물가상승에 분노한 반정부 시위대는 오랫동안 라자팍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해 왔지만, 그는 통제를 유지하기 위해 비상권한을 주장하며 몇 달 동안 퇴진 요구에 맞서왔다.

 

시위대의 대통령 관저 점거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200년 이상의 국가 권력을 상징하는 식민시대 유산인 대통령 관저에 난입하고 있다. 7월 10일 오전부터 많은 시위대가 꼭대기 층에 있는 대통령 의자에 앉으려고 줄을 서는가 하면, 1층에서는 아이들이 그랜드 피아노를 연주했다. 대통령 관저를 방문하기 위해 50킬로미터를 걸어온 스리 수메다 승려는 “통치자들이 이렇게 사치스럽게 살면 일반 시민들이 어떻게 사는지 전혀 모르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 7월 9일 라자팍사 대통령은 군의 보호 아래 관저 뒷문으로 도주했다. 몇 분 뒤 시위대는 실탄, 최루탄, 물대포로 무장한 경찰에 맞서며 바리케이트를 넘어 관저로 난입했다. 대통령은 현재 섬의 남쪽 바다를 통해 도착한 해군 함정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7월 10일 라자팍사 대통령이 조리용 가스를 즉각 공급하라는 명령을 내렸다는 대통령실의 성명은 그가 여전히 국가원수로서 집권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폭력과 정치적 혼란
2200만 인구의 섬나라 스리랑카를 휩쓸고 있는 폭력과 정치적 혼란은 국제통화기금(IMF)과의 구제금융과 국가부채 구조조정 협상 중 발생했으며 두 가지 제안 모두 위험할 수 있다. 지난 2019년 라자팍사 정부 집권 직후 대규모 감세조치를 단행하면서 상황이 악화됐다. 몇 달 후 코로나19 대유행이 닥치자 수익성이 높은 스리랑카의 주력산업인 관광부문을 위축시켰으며 해외로 나간 자국민의 본국 송금도 줄어들었다. 

 

무너진 경제
정부 재정과 막대한 외채 상환 능력을 우려한 신용평가사들은 지난 2020년부터 스리랑카의 신용등급을 크게 낮추고 결국 국제금융시장에서 배제했다. 정부가 경제 부양을 위해 외환을 소비하면서 지난 2년간 외환보유고의 70퍼센트 이상이 고갈됐다. 이 위기는 한때 개발도상국의 모델로 여겨졌던 스리랑카를 마비시켰다. 연료 부족으로 주유소에는 긴 줄이 이어졌고 정전이 빈번해졌으며, 병원에는 의약품이 소진됐다. 인플레이션은 지난달 54.6퍼센트를 기록했고, 중앙은행은 70퍼센트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인도는 주요 생필품 구입을 돕기 위해 수십 억 달러의 대출을 허가했으며 올해도 총 35억 달러 이상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란지스 추기경, 스리랑카를 위한 의료지원 요청
스리랑카 콜롬보대교구장 말콤 란지스(Malcolm Ranjith) 추기경은 스리랑카의 현 경제위기 동안 의약품과 의료장비를 지원해 달라고 국제사회에 강력히 호소하는 한편, 최근 다시 한번 교황청의 도움을 구했다. 교황청 전교기구 기관지 「피데스」(Agenzia Fides)에 따르면 란지스 추기경은 “보렐라의 소아과 병원과 마하라가마의 암 병원, 특히 의약품과 의료장비에 대한 지원이 제공돼야 한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부패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추후 국가 금 보유고의 소실에 대한 조사가 있을 것입니다. 누가, 어떻게 국가 재산을 낭비했는지 사람들이 알아야 합니다.”

 

원문 : https://www.vaticannews.va/ko/pope/news/2022-07/papa-sri-lanka-post-angelus.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