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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교황 “가난한 나라에서 벌어지는 전쟁을 잊는다면 죄를 짓는 것”
   2022/10/17  11:3


「세상과 선교」 창간 150주년을 맞아 교황청 외방전교회 회원들을 만난 프란치스코 교황  (Vatican Media)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상과 선교」 창간 150주년을 맞아 교황청 외방전교회(PIME) 회원들과 출판 관계자들을 만났다. 「세상과 선교」는 교황청 외방전교회가 발행하는 월간지다. 교황은 지리적·실존적 변방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세상과 선교」가 목소리 없는 이들의 목소리라고 정의했다. 아울러 시리아, 예멘, 미얀마, 아프리카 등지에서 벌어지고 있으나 흔히 언론이 다루지 않는 세계 곳곳의 ‘잊힌 전쟁들’을 기억했다.


Francesca Sabatinelli / 번역 이재협 신부

 

불행히도 언론이 거의 다루지 않아 잊힌 전쟁들이 너무 많다. 전쟁의 상처로 점철된 오늘날 세상에서 「세상과 선교」를 발행하는 까닭은 목소리 없는 이들의 목소리가 되고, 다름의 아름다움과 풍요로움을 전하기 위함이다. 또한 사실왜곡, 불의, 사회적 불평등을 드러내 밝히는 한편, 모든 형제자매에게 손을 뻗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모든 이에게 말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0월 13일 교황청 외방전교회(PIME)가 발행하는 월간지 「세상과 선교」 창간 150주년을 맞아 외방전교회 회원들과 출판 관계자들을 만나 이 같은 취지로 감사, 희망, 격려의 말을 전했다. 교황은 보편적인 선교생활을 전하는 「세상과 선교」의 역사를 떠올리면서 이미 오래 전부터 “밖으로 나가는 교회”의 모습을 알리고 장려한 시의성과 현대성을 강조했다. “여러분이 밖으로 나갈 때는 젊음을 유지합니다. 하지만 자리에 앉아 꼼짝도 않는다면 이내 늙어버리고 말 것입니다!” 교황은 초대 편집장 자코모 스쿠라티 신부와 그의 동료들을 기리는 한편, 「세상과 선교」가 나아가야 할 주요 목표를 제시했다.

 

“스쿠라티 신부님과 그의 동료들은 선교에 있어 소통의 중요한 가치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교회 자체를 위한 것이며, 밖으로 나가서 선교와 복음화에 전적으로 투신하는 일입니다. 150년 전, 이 개척자들은 선교지를 널리 알리고 그 머나먼 땅에서 복음과 지역 공동체의 만남을 알리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세상과 선교」의 소명
교황은 이 같은 「세상과 선교」의 소명이 오늘날에도 이어지고 있다며, 만민에게 선교하라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가르침에 응답해 지난 1969년 간행물의 표제어를 「가톨릭 선교」에서 「세상과 선교」로 변경했다고 말했다.

 

“오늘날에도 「세상과 선교」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르포’와 직접적인 증언입니다. 다른 매체가 거의 다루지 않는 장소나 상황을 이야기하기 때문입니다. 「세상과 선교」는 지리적 변방, 실존적 변방을 다룹니다. 커뮤니케이션 공간 안에서 서로의 거리가 가까워진 것처럼 보이는 세상에서도 이러한 지역은 지금도 계속 변방으로 남아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서로 간의 거리는 분명 짧아졌으나 이념적 골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세상과 선교」 출판 관계자들을 만나는 교황

 

선교 중심
교황은 가톨릭 통신사 「아시아뉴스」를 비롯해 교황청 외방전교회가 운영하는 각종 사업이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이들과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목소리 △가장 가난한 이들과 억압받는 소수민족 △잊힌 전쟁의 희생자 등의 이야기를 전한다고 말했다. 또한 위기와 폭력이 난무하는 상황에서도 연대와 화해의 세상을 건설하기 위해 낮은 곳에서 일하는 모든 이의 이야기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바는 이것입니다. 곧, 잊힌 전쟁들입니다. 오늘날 우리 모두는 여기 유럽에서 벌어진 전쟁, 유럽의 관문 혹은 유럽 내에서 벌어진 전쟁을 우려합니다. 물론 그러한 우려는 타당합니다. 하지만 수년 동안 지속되는 전쟁도 있습니다. 10년 이상 내전으로 신음하는 시리아를 비롯해 예멘, 미얀마, 아프리카를 생각해 보십시오. 이런 지역들은 언론이 다루지 않습니다. 교양 있는 유럽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교양 있는 유럽 말입니다. (…) 전쟁은 이렇게 잊히고 맙니다. 그렇게 잊어버리면 죄를 짓는 것입니다.”

 

이 외에도 「세상과 선교」는 선교사의 정기간행물인 만큼 또 다른 고유한 임무가 있다. 

 

“선교가 중심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도록 돕는 일입니다. 선교가 중심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십시오.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자기 자신만 바라보고 밖으로 나가 모든 이에게 예수님의 말씀을 전할 용기를 잃어버리면 결국 소멸한다는 사실을 떠올리십시오. 다양한 민족과 문화를 만나는 복음이 어떻게 날마다 새로움과 신선함으로 우리에게 되돌아오는지를 보여주십시오. 또한 하느님 아버지의 같은 자녀라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다른 신앙을 고백하는 이들과도 대화와 우애를 키워나가십시오. 왜냐하면 현실은 변방에서 더욱 잘 보이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교황은 “변방의 선교사들은 그들보다 먼저 성령께서 도착하셨음을 깨닫곤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아직 젊고 성장 중인 교회의 목소리와 교황청 외방전교회가 설립한 공동체를 비롯한 여러 공동체의 목소리를 전해야 한다. 왜냐하면 오늘날 그러한 공동체들은 성령의 목소리에 순종하며 새롭고 바람직한 역동성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교황청 외방전교회 회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