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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23년 지구의 날 (4월 22일)
   2023/04/21  13:11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위원장 박현동 아빠스)의 
2023년 지구의 날(4월 22일) 관련 보도자료

 

독일 탈핵의 성공적인 마무리, 한국 에너지 전환을 되새겨볼 때


2023년 4월 15일, 독일은 운영하던 마지막 세 개의 핵발전소를 성공적으로 폐쇄하고 해체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이로써, 멀리서 지켜보던 탈핵의 목표가 현실로 이루어진 사례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독일의 결정은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전환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여러 이유로 석탄 발전소 건설이 계속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규모 금융 자본의 투자도 계속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이하며, 우리는 독일의 탈핵 사례를 접하면서 한국의 에너지 전환과 화석 연료산업 투자 철회 운동에 대해 되짚어 보고자 합니다. 
 


 

모든 금융기관의 실질적인 탈석탄 금융 활동과, 교회 공동체의 화석 연료 산업 투자 철회 운동의 참여를 촉구합니다!
 
우리는 모두 기후위기가 대단히 심각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기후위기는 개인들의 실천만으로 막기에는 너무 심대합니다. 개인과 지역 교회가 성실하게 일상 안에서 탄소배출 저감을 위하여 온갖 실천을 다한다 하더라도 화석연료 산업이 계속해서 팽창되어 가는 한 그 효과는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말 것입니다. 
이에 우리는 교회의 예언자적 소명에 따라 정책적인 측면의 변화를 요구합니다.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점진적인 변화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지금 대한민국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탈석탄법이 그중 하나입니다. 이것은 이 시대의 자연스러운 요구라 할 수 있습니다. 정책적인 차원에 탈석탄법이 추진되어야 한다면 경제적 차원에 화석 연료 투자 철회가 있습니다. 
산업혁명 이후 우리의 모든 생활은 화석 연료 산업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화석 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모든 산업을 부정하거나 거부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브레이크를 잃어버린 기차에 올라 타 지구의 자원을 짜낼 수 있는 한 최대한으로 착취하는 흐름을 타고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합니다. 인류와 피조물의 공멸로 가는 이 질주를 이제 멈춰야 합니다. 개인의 실천을 넘어,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호소하는 것을 넘어, 이제는 보다 구체적인 행동을 시작합시다. 
우리나라에서도 2020년부터 금융 기관의 탈석탄 선언이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2023년 오늘, 실제 투자 철회 실적을 살펴보면 미미하기 짝이 없습니다. 말로만 선언했을 뿐 실제적인 움직임은 없었던 것입니다. 이는 공적 기금인 국민연금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탈석탄 금융을 위한 시민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일시적인 홍보 이상의 움직임을 보기 어렵습니다. 
 
가톨릭 교회는 이미 수년 동안 화석 연료 산업투자 철회 운동에 함께 했습니다. 특히 2021년 교황청 온전한 인간 발전 촉진을 위한 부서는 전 세계 가톨릭 기관들에게 화석연료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철회할 것을 촉구하고, 이는 도덕적이고 신학적인 명령인 동시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생태회칙 「찬미받으소서」의 요청에 응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각 나라의 교구와 가톨릭 기관들은 지금도 계속해서 화석 연료 투자 철회를 선언하고 이행 계획서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런 움직임은 전세계적인 탈석탄금융운동과 연계해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대한민국도 기후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대전환을 이루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모든 금융 기관들이 탈석탄 금융운동 대열에 실질적으로 동참해야 합니다.
 
이에 다음과 같이 실질적인 행동을 요청합니다. 
1. 모든 금융기관들은 탈석탄금융 정신에 따라 화석연료사업에 투자된 비용의 단계적인 회수 방안을 수립하고 이행하십시오.
2. 모든 금융기관들은 친환경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탄소중립사회로의 전환에 필요한 실질적인 투자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하여 시민들이 투자한 자금이 탄소중립에 기여하게 하십시오.
3. 교구와 본당, 수도회, 교회 기관들은 직접 혹은 금융기관을 통한 간접적인 화석 연료 산업에 대한 투자 철회 의지를 밝히고, 금융기관들이 진정한 탄소중립 대열에 합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4. 국민연금과 시중 은행이 화석연료 투자 철회 계획을 만들고 진행 상황을 공시하도록 권리를 행사합시다. 탈석탄 선언을 넘어 실질적인 투자 철회를 요구하는 운동에 함께 동참합시다. 
5. 정부와 국회는 심각한 기후위기의 비상 상황임을 인식하여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우리 사회가 탄소중립사회로 전환될 수 있도록 탈석탄법을 제정하십시오.
 
한국 가톨릭 교회는 「찬미받으소서」의 정신에 따라 탈석탄, 탄소중립사회로의 전환을 위해 기도하며 행동하겠습니다. 하느님의 작품을 지키는 이들로서 우리의 소명을 실천하는 것은 성덕 생활의 핵심이 됩니다. 이는 그리스도인 체험에서 선택적이거나 부차적인 것이 아닙니다(「찬미받으소서」 217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