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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리가 직접 듣고 믿게 되었소 (말씀의 봉사자 파견미사 강론)
   2023/03/13  14:40

말씀의 봉사자 파견미사

 

2023년 3월 11일, 대안성당

 

찬미예수님, 오늘 사순제3주일을 지내고 있으며, 말씀의 봉사자 파견미사를 거행하고 있습니다. 사순주일은, 다른 전례문의 사용을 하지 않는 전례주년의 매우 중요한 날입니다. 그래서 말씀의 봉사자 파견미사 고유미사가 아니라 사순제3주일 미사로 봉헌하고 있습니다.

 

올해 사순담화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사순시기는 오직 그리스도를 따르며 걸어 부활과 부활의 빛을 향해 가야 한다’고 하시며, ‘수덕의 여정과 시노달리타스의 여정을 통하여 개인과 교회의 변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여기에서 ‘수덕의 여정이란, 십자가의 길로 예수님을 따라가는 데 우리의 부족한 믿음 때문에 나타나는 저항을 은총으로 극복하자는 것으로, 이를 위하여 하느님 말씀을 듣고, 성경 말씀을 묵상하고, 또 이웃에게 귀 기울여한 한다.’고 하십니다. ‘시노달리타스의 여정은, 제자들로서 함께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는데, 일상의 어려움과 수고를 통하여 가야하며, 현실을 직시하기 두려워 특별한 사건이나 극적인 체험의 종교성으로 도피하지 말아야 한다.’고 하시며, 이를 위하여 타볼산의 영광에 머무르지 말고, 일상의 공동체 생활로 내려가라고 하십니다.

 

먼저 수덕의 여정인데요. 요한복음 4장에서 예수님이 야곱의 우물에서 물을 청하십니다. 여인은 경멸하는 듯, ‘어찌 유다 사람인데 사마리아 여자인 나에게 청하다뇨’합니다. 예수님이 ‘하느님의 선물이 무엇인지 내가 누구인지 알았더라면 오히려 너가 청했을 것이다’하세요. 여인이 ‘두레박도 없이 깊은 우물인데 생수라뇨’하자, 예수님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내가 주는 물은 그 사람 안에서 솟는 샘이 되어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할 것이다’하세요. 말씀을 듣고 예수님 호칭이 선생님(나리) 바뀝니다. ‘선생님 그 물을 제게 좀 주십시오. 다시 목마르지 않게’하죠. 예수님께서 ‘남편을 불러 함께 오너라’하세요. ‘남편 없다’하고 대화가 이어진 후. 화제를 바꾸려, ‘이제 보니 예언자시군요’하며 예배 장소 대화를 꺼내요. 예수님께서 ‘장소가 아니라 영과 진리 안에서 예배드려야 한다’하시자 여인이 마무리로 ‘그리스도라 하는 메시아가 오면 알려 주시겠지요’하자 예수님이 ‘내가 바로 그 사람이다’하세요. 이 때 제자들이 먹을 것을 가져옵니다. 여인은 떠나가서 ‘제 과거를 모두 맞힌 사람이 있는데, 와 보십시오. 그리스도가 아닐까요’합니다. 예수님은 여인에게 다섯 남편이 있었고, 지금 남자도 남편이 아니라 하셨죠. 더운 낮이라도 눈을 피해 우물에 가던 여인이 이제 담대하게 선포하고 있습니다. 제자들이 ‘랍비(스승님) 잡수십시오’합니다. 예수님은 ‘너희가 모르는 양식이 있다. 내 양식은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실천하고 완수하는 것이다’ 여인은 그리스도를 선포하는데 제자들은 랍비라고 부르는 것도 대비되죠. 그 때 사마리아 사람들이 왔고 예수님은 이틀 머무셨죠. 그들은 ‘처음에 여인의 말을 듣고 믿었으나, 이제 직접 말씀을 듣고 세상의 구원자, 메시아, 그리스도임을 믿게 되었소’하고 여인에게 감사를 합니다. 여인에게서 예수님 호칭이 유다인, 선생님, 예언자, 그리스도로 바뀌는 것은 여인의 변화 때문입니다. 과거를 감추던 여인이 담대한 선교사가 되었습니다. 여인도, 사마리아 사람들도 예수님을 만나서 변화합니다. 물이 아니라 영적인 물, 양식이 아니라 영적 양식을 찾아야 하고, 간접적으로 들어서 믿었다면 이제 예수님을 체험하고 믿어야 합니다.

 

그리고 둘째는 시노달리타스의 여정인데요. 타볼산의 영광에 머무르지 말고 일상의 공동체 생활로 내려가라는 것은, 울고 흐느끼고 해야 하느님 체험한 것 같은 감성에서 벗어나, 늘쌍 모르다가 희박한 경우에야 절대적으로 소중함을 공기처럼, 일상에서부터 하느님의 소중함을 알고, 이웃과 함께,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계명을 실천하며 살아가자는 것입니다. 말씀의 봉사자 여러분 말씀, 성체, 성령으로 늘 함께하시는 하느님 체험을 전하며 기쁘게 살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