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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두려워하지 마라.(이사야 41,10) (성모솔숲마을 야외 십자고상 축복미사 강론)
   2022/10/11  9:42

성모솔숲마을 야외 십자고상 축복미사

 

2022. 10. 07.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오늘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에 성모솔숲마을 야외 십자고상 축복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십자고상과 성모상을 기증해 주신 분께 특별히 감사를 드리며 주님의 은총이 가득하시길 기도합니다. 지난 5월에 성모솔숲마을 축복식을 정식으로 가졌습니다만, 이런 기증자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성모솔숲마을이 더욱 아름다운 모습을 갖추어 가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요?

십자고상에 이사야서 41,10 말씀이 적혀있습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내 의로운 오른팔로 너를 붙들어 주리라.” 이 말씀은 약간 줄인 말씀입니다. 이사야서 41,10 말씀 전체는 이렇습니다.

“나 너와 함께 있으니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의 하느님이니 겁내지 마라. 내가 너의 힘을 북돋우고 너를 도와주리라. 내 의로운 오른팔로 너를 붙들어 주리라.”

참으로 좋은 말씀이 아닐 수 없습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겁내지 마라, 내가 너희 하느님이다, 나다, 내가 함께 있겠다,’ 등의 말씀은 이사야서만이 아니라 성경 여러 군데에 나옵니다. 이 말씀들처럼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는데 두려워할 것도, 겁낼 것도 없는 것입니다. 그렇지요? 하느님이 우리 주님이신데 누구를 두려워한단 말입니까!

 

오늘은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입니다. 16세기 중엽에 오스만 제국, 즉 오늘의 튀르키예 지역을 중심으로 한 이슬람 제국이 유럽을 침공하였습니다. 그래서 유럽 연합군이 1571년 10월 7일 그리스의 레판토 항구 앞 바다에서 오스만 제국을 물리쳤는데 이것을 ‘레판토 해전’이라고 합니다.

그 당시 유럽의 수많은 신자들이 침략자를 물리쳐 달라고 묵주기도를 통하여 성모님의 도움을 청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비오 5세 교황님께서 이 날을 ‘승리의 성모 축일’로 정하셨는데 오늘날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로 부르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1917년 10월 13일 성모님의 파티마 마지막 발현 시에 당신을 ‘묵주기도의 모후’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인간의 역사는 반복되는 것 같아 보입니다.

1917년에 파티마에서 발현하신 성모님께서 ‘러시아의 회개를 위해 기도하라.’고 하셨는데 지금도 우리가 러시아의 회개와 세계평화와 우리나라 평화를 위해 더욱 열심히 기도해야 할 때라고 생각됩니다.

얼마 전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점령지들에 대한 합병을 선언했습니다. 서방과 미국은 합병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하였고, 러시아는 자꾸 그러면 핵사용도 불사하겠다는 어조로 강하게 대꾸하고 있습니다. 자칫하면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수도 있겠다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지난 10월 2일에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그런 일이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하시면서 외교적으로 대화로 풀어갈 것을 촉구하셨던 것입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한미 연합훈련’에 이어서 ‘한미일 연합훈련’을 하고 있고, 북한에서는 이틀이 멀다 하고 계속 탄도미사일을 쏘아대고 있습니다. 이러다가 다시 무슨 큰일이 일어나지 않나하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질이 나서 그런지 걱정을 덜 하는 것 같은데 일본이나 외국 사람들이 한반도에 전쟁이 다시 터질까봐 더 걱정하는 것 같습니다.

며칠 전에 10월 1일 ‘국군의 날’을 지냈는데 왜 ‘국군의 날’을 10월 1일로 정했는지 아세요? 그날이 바로 1950년 우리 국군이 38선을 넘어 북으로 진격을 시작한 날이었던 것입니다.

하여튼 이제 전쟁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될 것입니다.

 

오늘 복음(루카 11,15-26)을 보면, 군중 가운데 몇 사람(바리사이)이 예수님더러 “저자는 마귀 우두머리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고 말합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어느 나라든지 서로 갈라서면 망하고 집들도 무너진다. 사탄도 서로 갈라서면 그의 나라가 어떻게 버티어 내겠느냐? 그런데도 너희는 내가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고 말한다.”(17-18)

이 말씀은 예수님의 마귀 추방이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행한 것이 아님을 말하는 것입니다. 사탄이 분쟁을 일으켜 자신의 나라를 망하게 할 만큼 어리석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사탄도 자기들끼리는 싸우지 않는데, 우리들은 어떻습니까? 맨날 싸웁니다. 남한과 북한이 갈라져서 싸우고, 여와 야가 싸우고, 보수와 진보가 원수처럼 싸웁니다. 언제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있을까요? 언제 우리는 맘 편히 살 수 있을까요?

예수님께서는 또 말씀하십니다. “힘센 자가 완전히 무장하고 자기 저택을 지키면 그의 재산은 안전하다. 그러나 더 힘센 자가 덤벼들어 그를 이기면, 그자는 그가 의지하던 무장을 빼앗고 저희끼리 전리품을 나눈다.”(21-22)

이 말씀은 예수님이 마귀의 우두머리인 베엘제불보다 더 힘센 분이라는 말씀입니다. 사탄이 힘센 자인데 예수님이 더 힘센 분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느 편에 서야 하겠습니까? 더 힘세신 예수님 편에 서야 하지 않겠습니까! 예수님 편에 서지 않는 것은 사탄 편에 넘어간다는 것입니다. 신앙과 구원에 있어서는 중립이란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오늘 여러분 모두가 사탄이 아니라 주님 편에 서서 굳건하게 살아가시길 축원합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내 의로운 오른팔로 너를 붙들어 주리라.”(이사야서 41,10)고 주님께서 우리에게 오늘도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세상을 두려워하지 말고, 늘 예수님의 오른팔을 붙들고 살 수 있도록 성모님의 전구를 빌어야 할 것입니다.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