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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 총장님을 중심으로 하나가 되어 (대구가톨릭대학교 총장 취임식 격려사)
   2023/01/16  10:38

대구가톨릭대학교 성한기(요셉) 총장 취임식 격려사

 

2023. 01. 11.(수) 11:30

 

먼저 성한기(요셉) 총장님의 취임을 축하드리며 하느님의 은총이 가득 내리시길 빕니다. 그리고 성한기 총장님의 취임을 계기로 대구가톨릭대학교가 하느님과 이 시대가 요구하는 대학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기도드립니다.

성한기 총장님은 지난해 9월 24일부터 총장직무대행으로 직무를 수행해 오시다가 이번 1월 1일부로 총장으로 임명되어 오늘 취임을 하시게 되었습니다. 성 총장님은 지난 33년 간 우리 대학의 교수로 그동안 여러 주요 보직을 맡으시면서 역량을 발휘해 오셨습니다. 누구보다도 우리 대학에 대하여 잘 아실뿐만 아니라 남다른 애정과 비전을 가지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성 총장님께서 학령인구감소 등 급변하는 환경의 변화 속에서도 우리 대학을 잘 이끌어 나가시고 발전시킬 수 있는 분이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이 일이 총장님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대학 안에서 함께 머리를 맞대고 살아가는 교직원 여러분들이 총장님을 중심으로 하나가 되어 소통하고 뜻을 맞추어 공동의 목표를 향하여 힘차게 나아가야만이 할 수 있는 일인 것입니다. 그리고 학교법인 이사회와 동창회를 비롯한 학교 관련 모든 조직과 단체들은 우리 학교의 발전을 위해 적극 지원하고 후원하리라 믿습니다. 그렇게 할 때 학생들이 다니고 싶은 대학, 하느님과 이 시대가 요구하는, 참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으로 더욱 발전하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지난 연말에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와 벨포르-몽벨리아에서 있었던 재유럽 대구대교구 사제모임에 다녀왔습니다. 2년에 한 번씩 주교가 가서 재유럽 사제모임을 주관하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스트라스부르와 몽벨리아에서 모임을 가졌던 이유는, 그 두 교구에 우리 교구 신부님이 한 분씩 선교사로 파견되어 있고 또 한 신부님은 스트라스부르 국립대학에서 유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교구가 프랑스의 이 두 교구와 이런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우리 교구의 역사와 관련이 있습니다. 스트라스부르 대교구는 우리 교구의 초대 교구장이시면서 성 유스티노 신학교를 세우신 안세화(드망즈) 주교님의 고향 교구입니다. 그리고 벨포르-몽벨리아 교구는 대구본당, 즉 지금의 계산본당의 초대주임이신 김보록(로베르) 신부님의 고향 교구입니다.

안세화(드망즈) 주교님께서는 1911년에 대구교구의 교구장 주교로 임명을 받아 1938년 선종하실 때까지 27년 동안 우리 교구를 반듯한 토대 위에 올려놓으셨습니다. 그리고 김보록(로베르) 신부님께서는 1885년부터 1920년 은퇴하실 때까지 35년 간 대구본당, 즉 지금의 계산본당 주임을 맡으셔서 대구와 경상도 지역의 복음화를 위해 헌신하셨습니다. 이 두 성직자 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두 교구에 우리 교구 신부님들을 선교사로 파견하고 있는 것입니다.

김보록(로베르) 신부님이 대구읍내로 들어와서 계산동에 정착하면서 처음으로 지은 건물은 한옥 기와집 세 채였습니다. 한 채는 위에서 보면 십자가 형태의 성당이었고, 한 채는 사제관이며, 또 한 채는 ‘해성재’라는 학교였습니다. 그 해성재 학교가 1908년에 6년제인 성립학교가 되었고, 오늘날의 효성초등학교가 된 것입니다.

이처럼 교회가 있는 곳에는 늘 학교도 함께 있었습니다.

1951년 9월 25일 한국전쟁이 채 끝나기 전에 우리 교구 제6대 교구장이셨던 최덕홍 주교님께서는 교구 유지재단 이사회를 개최하여 가톨릭 여성의 고등교육을 위하여 효성여자대학을 설립하기로 결의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지금의 대구 남산동의 송림아파트 자리에 있던 남산성당을 교구청 부지 안으로 신축하여 옮기도록 하고, 그 자리에 효성여대를 시작하였던 것입니다. 초대학장으로 전석재 신부님을 임명하였는데, 전 신부님께서는 1988년 1월 7일에 선종하실 때까지 36년 가까이 학장과 총장으로서 우리 대학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끼쳤던 것입니다. 지난 토요일이 전 신부님의 35년 째 기일이었습니다.

살레시오 수도회의 이태석 요한 신부님이 사제가 되자마자 선교를 지원하여 간 곳이 남수단의 톤즈였습니다. 그곳에서 이태석 신부님은 사제로서, 의사로서, 또 교육자로서 일인삼역을 불꽃같이 살았습니다. 2009년에 한국에 휴가를 와서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대장암 말기였습니다. 돌아오는 토요일이 그분의 열세 번째 맞이하는 기일입니다.

이태석 신부님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만약 지금 톤즈에 오신다면 성당을 먼저 지으실까? 아니면 학교를 먼저 지으실까? 내 생각에는 학교를 먼저 지으실 것 같다.”

사제로서 그런 말을 할 수 있는가 하고 의아해 할 수도 있지만, 저는 이해가 가고 공감이 가는 말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만큼 교육이 선교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조금 전에 언급한 신부님들과 주교님들의 학교 관련 이야기를 새삼 말씀드리는 이유는, 오늘날 우리들이 그분들의 업적과 노고를 잊지 말아야 하며, 더 나아가 모범으로 삼아야 하리라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 번 성한기 요셉 총장님의 취임을 축하드리며, 우리 대학의 발전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하여 주실 것을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성한기 총장님께서 맡으신 직무를 잘 하실 수 있도록 많은 기도와 성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