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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리의 안식처 (연중 제18주일 미사 강론)
   2016/08/01  14:12

연중 제18주일 다해


2016. 7. 31. 관덕정 순교 기념관(주일 전날 저녁) / 봉덕동 성당(주일)

 

+ 찬미 예수님. 사람은 본능적으로 먹고 사는 데 필요한 것을 몸에 저장합니다. 규칙적으로 식사하는 사람은 몸이 별다르게 대비하지 않지만, 불규칙적으로 식사하거나, 전쟁이나 박해 때문에 한참 굶다가 겨우 한 번 식사하는 경우에, 우리 몸은 무의식적으로, 언제 다시 밥을 먹을 수 있을까 걱정하며 영양분을 지방의 형태로 비축합니다. 그리고 사람은 본능적으로 굶어 죽을까 싶은 두려움에 곡식과 재물을 창고에 모웁니다.

 

오늘 루카 복음에 어떤 사람이 형과의 유산 상속 문제를 들고 나옵니다. 예수님께, 나도 좀 먹고 살게 해달라고 합니다(루카 12,13 참조). 그 재산 없이는 굶어 죽을 것 같은 느낌이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부유한 사람의 비유를 드십니다. 비유의 주인공은, 땅에서 많은 소출을 거두었기에, 곳간을 헐어내고 더 큰 것들을 지어, 자기 모든 곡식과 재물을 모아놓고 스스로 안심하며, 자 이제 쉬면서 먹고 마시고 즐기자고 생각합니다(루카 12,16-19 참조). 그에게 하느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이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루카 12,20 참조)
 
코헬렛은 “허무로다, 허무! 모든 것이 허무로다!”(코헬 1,2)라고 말합니다. ‘지혜와 지식과 재주를 가지고 애쓰는 것도 허무요, 제 몫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는 것도 허무이며, 태양 아래 애쓰는 모든 노고와 근심과 걱정, 쉴 새 없는 마음 씀도 모두 허무’(코헬 2,21-23 참조)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예수님 말씀처럼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루카 12,21 참조). 

 

모든 것이 허무이고, 사람의 생명이 창고에 쌓아둔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면, 사람은 어디에서 안식을 찾아야 하겠습니까? 바로 오늘 화답송이 노래하는 것처럼, 오로지 주님께서만 사람의 안식처가 되십니다(시편 90[89],1 참조).

 

주님을 안식처로 여기지 못하고 의지하지 못하면, 사람은 의지할 다른 안식처를 찾아야 하기에 재산을 땅에 쌓습니다. 그러한 사람들은 재산을 움켜잡게 되고, 가난한 이웃에게 재산을 나누지 못하며, 나아가 하느님보다 재산을 더 추구하고 더 따르게 됩니다(루카 12,21 참조).

 

그러나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난 이들은, 콜로새서 말씀처럼,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해야 합니다. 저 위에 있는 것을 생각하고, 현세적인 것들, 곧 불륜, 더러움, 욕정, 나쁜 욕망, 탐욕을 죽이며, 거짓말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엣 인간과 그 행실을 벗어 버리고, 새 인간을 입어야 하며, 창조하신 분의 모상에 따라 끊임없이 새로워져야 합니다(콜로 3,1-5.9 참조). 그리스도께서 모든 것이 되시고, 그리스도께서 안식처가 되어 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하느님만이 생명을 창조하시고, 날마다 새로 주시며, 생명을 주관하심을 고백합시다. 재물을 섬길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마음으로 섬기고 따르도록 합시다. 주님께서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마태 5,3)하신 것처럼, 다른 어떤 것이 아니라 바로 하느님께서 우리의 안식처, 우리의 구원, 우리의 방패이심을 믿고 살아갑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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