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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교황, 포콜라레 만남 “분쟁으로 분열된 세상에서 평화의 장인이 되십시오”
   2023/12/13  15:30


포콜라레 운동 회원들의 예방을 받고 마가렛 카람 회장에게 인사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Vatican Media)

 

프란치스코 교황이 12월 7일 창립 80주년을 맞이한 마리아사업회(이하 포콜라레 운동) 회원들의 예방을 받았다. 교황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창립자 키아라 루빅이 받은 영감을 언급하면서 “평화를 위한 헌신”을 촉구했다. 교황은 “오늘날 세상은 여전히 형제애의 장인이 필요하다”며 “전쟁은 모든 이에게 패배만 남긴다”고 말했다. “무기 제조업자만 이익을 챙깁니다.” 교황은 언행불일치가 최악의 거짓 증거라고 지적하며, 항상 도사리고 있는 영적 세속성을 경계하라고 권고했다.


Salvatore Cernuzio

 

이 모든 것은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3년 12월 7일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전야에 키아라 루빅이 이탈리아 트렌토에서 자신을 온전히 주님께 봉헌하는 “예”를 서약하면서 시작됐다. 마리아사업회(이하 포콜라레 운동) 창립 80주년을 맞이하는 오늘날에도 전쟁, 이를테면 지구촌 곳곳을 갈기갈기 찢어 놓는 수많은 전쟁이 이어지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애정을 담아 “추기경”이라고 부른) 마가렛 카람 포콜라레 운동 회장, 공동회장 헤수스 모란 세페다노 신부, 포콜라레 운동 회원들의 예방을 받으며 무엇보다도 평화의 “증인이자 건설자”가 되라고 권고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안타깝게도 오늘날 세상은 여전히 많은 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 국가와 국가 간의 형제애와 평화의 장인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키아라 루빅 여사는 ‘사랑이 되고, 사랑을 전하는 것이 포콜라레 운동의 일반적인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오직 사랑으로만 평화의 열매가 맺힌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레디풀리아”에서 울었습니다
교황은 준비된 연설문을 잠시 내려놓고 개인적인 고백을 시작했다. “지난 2014년 제1차 세계대전 100주년을 맞아 레디풀리아를 방문했을 때, 저는 공동묘지를 보며 울고 또 울었습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됐습니다. 저는 매년 11월 2일마다 바티칸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공동묘지를 방문해 미사를 거행하는데, 올해는 미군 공동묘지에 갔습니다. 그곳에 잠든 군인들의 나이는 22살, 24살, 18살, 30살이었습니다. 산산조각 난 생명들을 보았습니다. 이 모든 것이 전쟁 때문입니다.”

 

“전쟁은 지금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전쟁은 모든 이에게 패배만 남깁니다. 모두가 말입니다. 무기 제조업자만 이익을 챙깁니다. 1년 동안 무기를 생산하지 않는다면 세계 기아가 종식될 수 있습니다. 전쟁은 끔찍한 일입니다. 우리는 이 비극에 대해 생각해야 합니다.”

 

일치를 향한 갈망
교황은 연설에서 “실로 그리스도교가 탄생한 지 2000년이 지난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일치를 향한 갈망은 응답을 구하는 애달픈 부르짖음의 형태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2차 세계대전의 비극 속에서 인류의 부르짖음을 듣고 “‘예수님의 유언’이 실현될 수 있도록 자신의 전 생애를 봉헌하기로 결심했다”는 ‘하느님의 종’ 키아라 루빅의 증언을 언급했다. 

 

키아라 루빅의 이 같은 결단은 “가족을 위해 장을 보러 가던 지극히 평범한 일상에서 받은 영감”을 통해 하느님께 자신을 바치는 온전한 봉헌행위였다. 교황은 “마리아의 ‘예’가 키아라의 ‘예’가 되어 전 세계로 퍼져나간 영성의 물결이 일치라는 한 단어로 복음을 실천하는 게 아름답다는 걸 모두에게 알렸다”고 말했다. 이어 “일치는 조화, 곧 조화로운 일치를 의미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사업, 프로젝트, 회심, 성소
교황은 지난 80년 동안 포콜라레 운동이 젊은이, 공동체, 가정, 축성생활자, 사제, 주교는 물론 학교, 경제, 예술, 문화, 정보, 언론 등 다양한 사회부문에서, 특히 교회 일치와 종교 간 대화 등의 영역에서 그러한 메시지를 울려 퍼지게 했다고 말했다. 

 

“여러분은 활동, 사업, 프로젝트, 특히 ‘거듭남’, 회심, 성소, 그리스도와 우리 형제자매들에게 주어진 삶의 위대한 번영을 위한 적극적인 도구가 됐습니다.”

 

교황과의 만남


공동체 참여
교황은 평화에 대한 헌신과 더불어 포콜라레 운동이 앞으로 나아갈 길과 관련해 몇몇 “중요한 자세”를 제시했다. 곧, 역동적인 충실함으로 카리스마를 실천하고, 위기의 때를 성숙의 계기로 삼으며, 일관성과 현실감각으로 영성생활을 하는 것이다. 

 

먼저 교황은 포콜라레 운동에 “‘전적으로 함께 가고 선교하는 교회’의 꿈이 더욱 실현될 수 있도록 초대한다”며, 공동체를 시작으로 “지역사회 차원의 참여와 공동 책임의 방식을 함양하라”고 당부했다. 이는 곧 “서로를 존중하고 보살피며, 특히 가장 약한 이들과 궁핍한 이들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상호 경청과 가족의 온기를 주변에 퍼뜨리는 것”이다. 교황은 이를 위해 소통과 진지한 대화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교황, 카람 회장과 공동회장 모란 신부와 함께


언행불일치, 최악의 거짓 증거 
그런 다음 교황은 복음을 전하며 “일치”의 씨앗을 뿌리고, 무엇보다도 깨어 있으면서 “카리스마에 충실”할 것을 요청했다. 교황은 “‘영적 세속성’의 함정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말과 행동이 다른 모습은 최악의 거짓 증거임을 기억합시다. 일관적이지 않은 모습을 하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

 

교황은 “해결책은 언제나 우리 신앙과 우리 역사의 뿌리인 복음, 곧 겸손, 사심 없는 봉사, 단순함의 복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단체사진


번역 이정숙

 

원문 : https://www.vaticannews.va/ko/pope/news/2023-12/papa-francesco-focolari-80-anni-chiara-lubich-pace-guerra.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