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 그룹웨어
Home > 교구장/보좌주교 > 보좌주교 말씀
제목 세례의 은총 속에서 감사를 드리십시오. (꾸르실리스타 신년교례회 미사 강론)
   2024/01/11  17:21

꾸르실리스타 신년교례회 미사

 

2024년 1월 8일 7시반 꾸르실료 경당

 

찬미예수님, 2024년 새해에도 하느님의 축복이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오늘은 주님 세례 축일입니다. 마르코 복음은 3가지 세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첫째로, 세례자 요한의 세례입니다. 요한은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례를 선포하였습니다. 광야에서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 외치고 세례를 주었습니다. 그리고 군중에게 두벌 옷 있으면 나눠주고, 먹을 것도 그렇게 하라고 했습니다. 세리에게는 정해진 것보다 더 요구하지 말라했고, 군사들에게 너희 봉급으로 만족하고 갈취하지 말라 했습니다. 백성들은 혹시 메시아가 아닐까 기대하였지만, 그는 솔직히 ‘나보다 더 큰 능력을 지니신 분이 내 뒤에 오신다.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드릴 자격조차 없다.’ 고백합니다. 자신은 물로 세례를 주지만, 메시아는 성령으로 세례를 주실 것이라고 밝힙니다.

 

둘째로, 예수님이 받은 세례입니다. 예수님께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러 오셨을 때 요한은 ‘보라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라고 선포합니다.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시고 물에서 올라오시자 하늘이 갈라져 성령이 비둘기처럼 예수님께 내려오셨고, 이어서 하늘에서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하는 성부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공교롭게도 공생활의 절정인 십자가 장면에서도 삼위일체의 함께하심이 드러납니다. 십자가에서 예수님 홀로 외로이 숨을 거두는 것이 아닙니다. 성령은 성부와 성령 사이에 주고받는 숨결인데요. 옛 성화에서는 예수님의 입과 성부의 입 사이에 비둘기가 그려져 있는데, 한쪽 날개는 예수님 입에서 출발하고 다른 날개는 십자가 가로대를 받쳐서 들고 있는 성부의 입으로 연결해 그려 놓았습니다.

 

셋째로 예수님이 우리에게 주신 세례입니다. 세례의 외적 형태는 물을 사용해서, 예수님께서 모범을 보여주신 것처럼 물로 씻는 예식으로 이루어지며, 세례의 효과는 예수님의 십자가의 파스카 신비로 주어지는 것입니다. 이때 성령이 내려오시고, 우리는 원죄와 본죄를 용서받으며, 하느님의 자녀가 되고, 하늘나라의 공동상속자가 되며, 성령의 기름부음을 받았으므로 그리스도인이라 불리게 됩니다. 세례를 받음으로 다른 성사를 받을 자격이 주어지고, 반복되지 않는 인호가 새겨지며, 그리스도 신비체인 교회의 일원이 되고, 교회의 구성원이 됩니다. 세례를 받으면 예수님처럼 3가지 직분, 사제직, 왕직, 예언직을 받습니다. 세례의 3직분을 꾸르실리스타에게 적용하면 하느님께 기도드리는 사제직은 신심, 이웃을 사랑하는 왕직은 활동, 복음을 선포하는 예언직은 공부에 연결됩니다. 결국 새해에 꾸르실리스타로서 열심히 사는 것이 자신이 받은 세례의 은총을 더욱 깊이 실천하는 것이 됩니다.

 

마무리하며, 콜로새서 3,12-17의 말씀으로 새해 덕담을 드리고 싶습니다. “하느님께 선택된 사람, 거룩한 사람, 사랑받는 사람답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동정과 호의와 겸손과 온유와 인내를 입으십시오./ 누가 누구에게 불평할 일이 있더라도 서로 참아 주고 서로 용서해 주십시오. 주님께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용서하십시오./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입으십시오. 사랑은 완전하게 묶어 주는 끈입니다./ 그리스도의 평화가 여러분의 마음을 다스리게 하십시오. 여러분은 또한 한 몸 안에서 이 평화를 누리도록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감사하는 사람이 되십시오./ 그리스도의 말씀이 여러분 가운데에 풍성히 머무르게 하십시오. 지혜를 다하여 서로 가르치고 타이르십시오.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느님께 시편과 찬미가와 영가를 불러 드리십시오./ 말이든 행동이든 무엇이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면서, 그분을 통하여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십시오.” 올해 하느님께 더 많은 감사를 드립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