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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평화와 성령과 용서와 자비 (부활 제2주일, 하느님의 자비 주일 미사 강론)
   2024/04/08  17:53

부활 제2주일, 하느님의 자비 주일

 

2024년 4월 7일 지묘성당

 

찬미예수님. 지묘성당 교우 여러분. 우리를 사랑하시어 목숨 바치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 2000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는 파우스티나 코발스카 수녀를 시성하면서, ‘모든 신자가 하느님의 자비를 기억하도록 부활 제2주일을 하느님의 자비 주일로 선포’하셨습니다. 부활 제2주일이 하느님의 자비 주일로 정해진 것은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과 부활을 통해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자비가 가장 분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느헤미야 9장 17절에는 하느님을 향해, “당신은 용서의 하느님, 너그럽고 자비하신 분, 분노에 더디시고 자애가 많으신 분!”이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예레미야 예언서에 따르면 “하느님은 영원한 사랑으로 사랑하시며 한결같이 자애를 베푸시는 분”입니다(예레 31.3). 그리고 루카 복음 6장 36절에서는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로우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하십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 아버지는 용서의 하느님 한결같이 자비를 베푸시는 분이시니, 우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오늘의 요한복음에서는 주간 첫날 저녁에 예수님께서 발현하셨습니다. 예수님은 평화를 빌어 주시고, 당신의 두 손과 옆구리를 보여주시어, 보고 믿게 해 주셨습니다. 또 제자들을 파견하시려고, 성령을 주시면서, 죄를 용서해 주라고 명령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제자들은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과 부활을 믿고, 또한 그 파스카 신비로 우리가 죄를 용서받았음을 믿으며, 평화를 누리고, 성령을 받아 파견되어, 죄를 용서하게 됩니다. 

 

루카복음 7장에는 예수님께서 죄 많은 여자를 용서하십니다. 예수님이 어떤 바리사이의 집에 초대를 받았는데, 거기서 어떤 여자가 울며, 눈물로 예수님의 발을 적시더니 자기 머리카락으로 닦고 나서, 그 발에 입을 맞추고 향유를 부어 발랐습니다. 바리사이는 ‘저 사람이 예언자라면 저 여인이 죄인인 줄 알 터인데’하고 속으로 말했습니다. 그때 예수님이 그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시몬아, 내가 네 집에 들어왔을 때 너는 나에게 씻을 물도 주지 않았지만, 이 여자는 눈물로 내 발을 적시고 머리카락으로 닦아주었다. 너는 나에게 입을 맞추지 않았지만, 이 여자는 내 발에 입을 맞추었다. 너는 내 머리에 기름을 부어 발라 주지 않았지만, 이 여자는 내 발에 향유를 발라 주었다. 그러므로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이 여자는 많은 죄를 용서받았다. 그래서 큰 사랑을 드러낸 것이다. 그러나 적게 용서받은 사람은 적게 사랑한다.’하셨습니다. 크게 용서받은 사람은 크게 사랑하고, 적게 용서받은 사람은 적게 사랑한다는 예수님 말씀입니다.

 

오늘 제2 독서 요한 1서에서는, ‘아버지를 사랑하는 사람은 모두 그 자녀도 사랑합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은 그분의 계명을 지키는 것이며 세상을 이기는 사람은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들로 믿는 사람’이라고 말하며,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 연결하고 있습니다. 

 

종합하겠습니다. 우리는, 오늘 복음처럼,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과 부활로 죄를 용서받고 평화를 누리게 되었음을 믿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웃을 용서하도록 성령을 받고 파견되었습니다.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으로 용서를 받았기에, 이웃에게도 자비와 사랑과 용서를 실천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마태오 복음 말씀 ‘행복하여라 자비로운 사람들 그들은 자비를 입을 것’이기 때문입니다(마태 5,7). 네. 그렇습니다. 하느님의 자비 주일, 부활 제2주일에, 이웃을 향한 자비와 사랑과 용서를, 다시 한번 기억하고 실천하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또다시 자비와 사랑과 용서를 돌려주실 것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