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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리부터 친교의 사람이 되자 (3대리구 2지역 친교의 해 지역방문 미사 강론)
   2023/12/12  9:59

3대리구 2지역 친교의 해 지역방문 미사

 

2023. 12. 07. 월성성당

 

우리 교구는 ‘복음의 기쁨을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라는 10년 장기사목계획에 따라 올해부터 내년까지 ‘친교의 해’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친교의 해를 살아가는 모습이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오늘 실시하고 있는 이 행사도 그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교가 매월 첫 목요일에 대리구의 한 지역을 방문하여 신부님들과 간담회를 가지고, 신자들과 함께 미사와 성시간을 가지고 있는데, 오늘은 3대리구 2지역으로 월성성당에서 갖게 되었습니다.

미사 전에 신부님들과의 간담회에서 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다들 코로나 이후에 본당을 활성화하기 위해 애쓰시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친교는 교회의 본질입니다. 교회가 하느님의 백성이고 공동체이기 때문에 친교를 이루지 않는 교회는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지난 한 세기 동안에 가톨릭교회 안에서 있었던 가장 큰 사건 하나를 든다면 그것은 단연 1962년부터 1965년까지 로마 바티칸에서 개최되었던 ‘제2차 바티칸 공의회’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1965년 12월 8일에 폐막하였는데, 폐막하기 전 9월에 교황청에 ‘세계 주교 시노드 사무국’이 개설되었습니다. 이것은 공의회에서 결의한 사항이나 정신을 실천하기 위한 기구입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는 몇 년에 한 번씩 세계 주교 시노드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2021년 10월에 개막하여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는 것이 ‘제16차 세계 주교 시노드’입니다.

이번 세계 주교 시노드의 특이한 점은 본회의를 하기 전에 세계의 모든 본당과 교구와 나라와 대륙에서 시노드 주제에 대한 논의를 미리 가지도록 하였다는 것입니다. 아래로부터, 즉 모든 백성으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그것을 수합하여 대의원들이 다시 이야기를 나누는 것입니다. 성령 안에서 경청과 식별의 과정을 거치는 것입니다.

지난 10월 4일부터 29일까지 로마에서 드디어 본회의가 개최되었습니다. 이번 시노드의 또 하나의 달라진 점은 시노드 대의원에 주교들만이 아니라 수도회 대표들과 70여 명의 평신도 대표들도 포함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년 10월에 시노드 본회의 제2회기를 가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 시노드는 장기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시노드의 주제가 ‘시노드적인 교회를 위하여-친교, 사명, 참여’입니다. 시노드의 주제가 시노드인 셈입니다. ‘시노드’란 말은 ‘함께 길을 가는 여정, 즉 함께 길을 간다’는 뜻입니다. 우리 교구가 현재 ‘친교의 해’를 살고 있는데, 지금 진행되는 시노드의 주제와 잘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날 교회가 시노드적인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만남과 경청과 식별을 통하여 친교와 참여와 사명을 잘 이룰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은 교회 공동체만이 아니라 하느님의 백성 한 사람 한 사람이 그 정신을 제대로 살아야 가능한 것입니다. 그래서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모두가 시노드적인 교회가 되고 친교의 교회를 이루기 위하여 다 함께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날 세상 사람들이 세속주의와 물질주의와 개인주의에 빠져서 하느님에 대한 올바른 신앙 없이 살아가는 이 시대에 이번 세계 주교 시노드는 60년 전 제2차 바티칸 공의회만큼이나 절박한 교회 현실과 미래의 복음화에 대한 길을 어떻든 열어보고자 하는 열망과 사명을 띠고 있지 않은가 생각됩니다. 교회가 이대로 가다가는 희망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 시노드의 주제인 ‘시노달리타스’가 한때 논의되었던 하나의 행사로 그칠 것이 아니라 앞으로 교회의 일상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성직자와 수도자와 신자들이 성령 안에서 만남과 경청과 식별의 과정을 끊임없이 가지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기도와 인내가 필요합니다.

 

오늘 복음(마태 7,21.24-27)에서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에게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 그러므로 나의 이 말을 듣고 실행하는 이는 모두 자기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슬기로운 사람과 같고, 나의 이 말을 듣고 실행하지 않는 자는 모두 자기 집을 모래 위에 지은 어리석은 사람과 같다.”

말보다는 실천이 중요하다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말이 너무 많습니다. 말이 소통의 수단이 되어야 하는데, 말이 너무 많으면 오히려 소통에 장애가 될 뿐입니다.

그리고 마태오복음 23,3에서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너희에게 말하는 것은 다 실행하고 지켜라. 그러나 그들의 행실은 따라 하지 마라. 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어떻습니까? 말과 행동이 일치합니까? 무엇보다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알고 그것을 실천하느냐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은 ‘성 암브로시오 주교 학자 기념일’입니다. 성 예로니모와 성 아우구스티노와 성 대 그레고리오와 함께 서방 교회의 4대 교부의 중의 한 분이십니다.

잘 아시다시피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젊은 시절에 잘못된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그런 그가 회개하여 가톨릭 교회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 모니카 성녀와 암브로시오 주교님의 합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성녀 모니카는 아들의 회개를 위해 끊임없이 기도했고, 암브로시오 주교님을 찾아가서 아들을 제자로 받아줄 것을 부탁하였습니다. 그때 암브로시오 주교님은 모니카 성녀에게 이렇게 위로하셨다고 합니다. “어머니가 많은 눈물을 흘리며 기도한 자녀는 잘못되는 법이 없습니다.”

그리하여 아우구스티노는 암브로시오 주교님의 훌륭한 인품과 탁월한 말씀에 큰 감화를 받고 회개하여 가톨릭교회의 큰 학자가 되었던 것입니다.

 

우리가 몸담고 있는 모든 공동체, 즉 우리 가정과 우리 교회, 우리나라가 친교의 공동체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참으로 친교의 사람이 되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성 암브로시오여, 친교의 해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교구를 위해 빌어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