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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 할머니의 거짓말 (더 헌트)
   2013/08/02  21:4

  

                              한 할머니의 거짓말

 

  십자가를 안테나로!

  모친의 저녁식사수발을 돕기 위해 평소처럼 오늘도 오후에 요양원을 방문하였습니다. 그런데 저의 모친을 비롯하여 할머니 4분이 계시는 202호실 한가운데 평소에 보지 못했던 칸막이가 대각선처럼 놓여있는 것이었다. 저는 무심코 그 칸막이를 끌어다가 모친의 기저귀를 갈아드리고 또 욕창의 통풍을 위해 열심히 부채질을 하고 있었습니다. 근데 갑자기 대각선으로 계시는 두 할머니가 서로 “이 나쁜 ㄴ!”, “저 나쁜 ㄴ!”하며 큰 소리로 싸우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저는 놀라서 2층 요양보호사를 급히 불렀더니, 요양보호사가 빙긋시 웃으면서 “아니, 글쎄, 어르신들이 점심을 잘 잡수시고 나서 한 할머니가 갑자기 ”옆방 할아버지가 이 방에 와서 소장님 모친의 침대에 올라가 자다가, 저 할머니 침대에 올라가 자고 갔다...."라는 말도 안되는 거짓말을 하고나서 오후 내내 두 분이 서로 싸우셔서 저희가 임시방편으로 칸막이를 해놓았지요...”라고 대답하였습니다. 그런데 정작 피해자(?)중 한 명인 저의 모친은 상황파악이 영 안되시는지 “왜 저 할머니들이 서로 쌍욕을 하며 싸우고 있지? 성당에 다니는 사람들이 저러면 안되는데....”하시며 혀를 차셨습니다. 저희는 엉뚱한 이야기를 지어낸 할머니에게 “지금 옆방에서 걸을 수 있는 할아버지가 한 명도 없는데 그런 새빨간 거짓말을 하시면 안되지요? 어서 옆의 할머니들에게 사과를 하세요!...”라고 했지만 그 할머니는 자신의 주장(?)을 결코 굽히지 않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그동안 요양원에선 “며느리가 내 약에다 제초제를 탔다...”라고 약을 거부한 할머니, 제가 매일 요양원을 방문하고 있지만 일 주일에 한 두 번 요양원에 오는 저의 누나나 여동생에게 “장남이 이곳에 잘 안온다...”라고 하신 저의 모친의 귀여운 거짓말 등...수많은 거짓말이 있어왔지만 이번 한 할머니의 거짓말은 좀 고약한 거짓말이라 모두들 우려와 걱정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요양원 어르신들이 더 이상 본의 아닌 거짓말로 요양원과 보호자, 요양보호사들의 평화를 깨는 일이 없기를 바라면서 유치원의 한 어린이의 거짓말이 성실한 유치원 교사의 인생을 완전히 망쳐버린다는 영화 ‘더 헌터’를 소개합니다. 가브리엘통신

 

                            <영화 ‘ 더 헌트’>

 

  루카스(매즈 미켈슨 분)라는 중년남성은 이혼을 한 상처를 안고 혼자 고향으로 내려와 유치원 교사를 성실히 하고 있다. 그는 어릴 때부터 같이 자란 고향친구들과 가끔 어울려 여흥을 즐기고, 집에는 패니라는 충직한 개를 키우고 있으며, 직장인 유치원에서 만나게 된 여자친구와의 새로운 관계도 순조롭게 진행되는 중이다. 그리고 그의 유일한 낙이자 희망은 그저 전처와 함께 살고 있는 사춘기 아들 마커스(라쎄 포겔스트롬 분)와 가끔 통화하고 만나는 것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직장인 유치원에 다니는 친한 친구의 딸인 클라라(애니카 웨더콥 분)가 유치원 원장에게 자신이 루카스 선생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의미의 이야기(실은 자기 오빠들이 들고 다닌 포르노를 본 충격으로 인한 거짓말임)를 한다. 그리고 루카스는 유치원 원장과 진상위원회 위원들에게 자신의 억울함을 간절히 호소하였지만 그들은 “설마 어린이가 거짓말을 하겠어? 그리고 이혼한 주제에....”라는 막연한 선입견으로 그동안 유치원에서 성실히 근무해온 루카스를 단번에 성추행범으로 해고하고 또 심지어 루카스와 교제하는 여선생에게 해고위협을 한다. 그리고 클라라의 작은(?)거짓말은 설상가상으로 유치원을 넘어 마을 전체에 공분을 일으키게 되고, 루카스는 이제 마을 전체의 왕따 내지 공공의 적으로 내몰리고 또 마트에서 장을 보다 주인에게 폭행을 당하고 쫓겨나는 가련한 신세가 된다. 그러자 루카스는 작심한 듯 성탄절날 밤에 마을성당에 가서 울면서 신자들에게 자기의 억울함을 진심으로 토로하자 맨 먼저 그의 대부님 가족들이 그를 위로하였고 또 마을사람들도 한 명 두 명 그를 진심으로 포용하는 듯 했다.

 

  그런데 수년 후, 루카스는 아들의 성인식을 기념하고 축하하는 마음으로 마을사람들과 함께 사슴사냥을 갔다가 누군가가 아직도 앙심을 품고 자기를 죽이려고 오발사고로 위장하여 정조준하여 사냥총을 쏘는 것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말씀에 접지하기 ; 다니 13, 54-60 >

 

            (마르코니 문화영성 연구소; http://cafe.daum.net/ds0y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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