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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두분 토론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
   2011/10/13  19:23

       

                  두분 토론

 

  십자가를 안테나로!

  며칠 전, 요양원에서 모친의 저녁식사수발을 들고 있는데 갑자기 저보다 10살쯤 위인 옆방 아저씨가 “이소장님, 오늘 한잔 합시다!”라고 이른바 남보원(남자 보호자 위원회) 번개팅을 제안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역시 매일 지극정성으로 요양원을 방문하는 건너방의 아주머니가 이를 보고 “오늘은 저도 끼워주세요”라고 간청을 해서 이번 모임엔 그간 10여차례의 남보원모임 중에 처음으로 여성도 모임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얼큰한 막걸리가 서너 잔 오고가자 옆방 아저씨는 “저의 모친이 아무나 보고 침을 뱉고 또 욕도 많이 해서 정말 미안합니다. 저의 집사람도 여러분들에게 미안하고 또 부끄러워 요즘은 요양원에 거의 못 오고 있답니다... 하지만 시어머니가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며느리가 좀더 자주 요양원을 방문해야 하지 않을까요?”하며 자기 아내에 대한 서운함 감정을 은근히 드러내었습니다. 그러자 이를 조용히 듣고 있던 건너방 아주머니는 “사모님이 알고보니 저와 동갑이시네요. 저는 딸이어서 이런 어려움을 감내할 수가 있지만 며느리는 시어머님에 대한 기대감이 있기에 실망과 어려움이 더 크시겠어요. 힘내세요!”라며 그를 격려하였습니다.

 

  아무튼 이번 남보원모임에서는 TV 개그콘서트에서처럼 서로 비난하고 또 싸우는 남녀의 두분 토론이 아닌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또 격려하는 아름다운 남녀의 두분 토론’이었던 것 같았고 또 지금도 치매부모님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족들도 이런 아름다운 토론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또 일치하기를 바라면서 치매노인을 모시고 있는 한 가정의 위기를 그린 이란영화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를 소개합니다. 가브리엘통신

 

            <영화‘씨민과 나데르의 별거'>

 

  이민문제, 아버지요양문제 등...여러가지 의견차이로 결국 별거를 선택한 씨민과 나데르 부부. 아내 씨민이 사춘기 딸을 남겨두고 갑자기 집을 떠나자 나데르는 치매에 걸린 자기 아버지를 돌보기 위해 가정부 겸 간병인인 여성 라지에를 고용한다. 하지만 라지에가 잠시 집을 비운 사이, 그의 아버지가 침대에서 떨어져 위급한 상황이 발생한 것을 귀가후 직접 목격하고 단단히 화가 난 나데르는 당장 라지에를 집밖으로 거칠게 내쫓고 그날로 해고해버린다. 그런데 얼마 뒤, ‘그날 라지에가 계단에서 굴러 뱃속의 아이를 유산되었다’는 뜻밖의 소식이 전해지고 설상가상으로 나데르는 그녀의 남편으로부터 태아살인죄로 고발당한다.

 

  졸지에 구속위기에 처한 나데르는 처가집의 도움으로 보석금을 지불하고 간신히 집에 돌아와 아버지와 딸을 헌신적으로 돌보며 아내 씨민이 다시 집으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원하지만 그의 바램과는 달리 아내 씨민이 오히려 딸을 친정에 데리고 가는 원하지도 않은 상황이 된다. 한편 아내 씨민은 간병인 라지에를 남편 나데르가 모르게 몰래 만나 합의를 시도하려는데 뜻밖에도 라지에로부터 “자신이 해고되기 전날, 가출한 나데르의 아버지를 길에서 간신히 찾아오는 과정에서 자신이 차에 치여 그날 저녁에 배가 몹시 아팠는데 혹시 그 충격 때문에 애가 유산되었을 지도 모른다”는 고백을 듣고 놀란다...

 

       <말씀에 접지하기; 요한 13, 34>

 

 (마르코니 문화영성 연구소;  http://cafe.daum.net/ds0y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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