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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무야, 미안해! (나무를 심은 사람들)
   2012/09/17  22:49

주: '이번 태풍에 뿌리채 뽑힌 많은 가로수들은 안타깝게도 뿌리가 철사나 고무줄에 꽁꽁 묶인 불쌍한(?) 나무들이었다'는 뉴스 보도를 접하고 상식이하의 엉터리로 나무를 심은 사람들의 강력한 처벌(나무뿌리처럼 철사줄로 꽁꽁 묶어 유치장에 가둠)을 촉구하면서 지난 2006년에 쓴 글을 올려봅니다.

 

                  스님이 된 나무들


  십자가를 안테나로!

  지난 17일 오전, 필리핀 중부 레이테 주의 한 마을을 삼킨 산사태로 인한 사망자 수가 무려 1천5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고 합니다. 로제트 레리아스 레이테 주지사 등 관계자들은 사고가 발생한 세인트 버나드 읍의 기인사우곤 마을이 10m 이상의 진흙에 파묻혀 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황폐화됐으며, 진흙에 매몰된 사람들까지 포함할 경우 실제 사망자 수는 1천5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그리고 일부 전문가들은 사고 직전 에 그곳에 리히터 규모 2.6의 약한 지진이 있었으며, 이것이 산사태를 유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그곳 주민들의 무분별한 벌목과 10일 넘게 계속된 집중호우로 지반이 약화되면서 대형참사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어젯밤 KBS 1TV의 환경 스페셜 프로그램에서는 지난 주 ‘밀림의 고아가 된 우랑우탄’에 이어 금주에는 ‘벼랑 끝에 선 코끼리’를 방영했습니다. 그것은 무분별한 벌목으로 인한 환경 파괴와 동물들의 수난을 보여주는 내용이었습니다.

  100년 전만 해도 태국 일대에는 야생코끼리가 10만 여 마리에 이를 정도로 야생 코끼리의 천국이었고 비교적 산림이 잘 보존된 태국의 밀림은 지구상 최대 포유류인 코끼리를 품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태국 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코끼리를 농사뿐만 아니라 심지어 수백 년간 지속된 이웃나라 미얀마와의 전쟁에서도 코끼리를 이용하여 코끼리 한 마리가 수백 명의 병사 몫을 대신 수행했고 그 전쟁을 승리로 이끌 정도로 코끼리는 태국사람들로부터 존경과 숭배의 대상이 되어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원목수요가 급증하면서 코끼리는 산업의 첨병으로 동원되었고 코끼리는 중장비가 들어갈 수 없는 깊은 산 속의 베어진 나무를 산 아래까지 이동시킬 수 있는 힘과 지능을 갖추었기에 사람들은 야생에 있는 어린 코끼리를 마구 잡아들여 ‘파잔’이란 끔찍한 방법으로 길들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벌목에 동원된 코끼리는 자신들의 서식지인 산림을 파괴하는데 철저하게 이용당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1988년 태국에서도 큰 산사태로 300여명이나 숨지는 큰 재난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원인은 지나친 벌목으로 지반이 약화되어 산기슭이 쓸려 내린 것이었고 태국정부는 89년부터 공식적으로 벌목금지령을 내렸고 이후부터 벌목에 사용된 수천마리의 코끼리가 일자리(?)를 잃고 마호트(코끼리조련사)에 이끌려 길거리로 나와 거지처럼 구걸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생돈이라는 한 태국여성은 병들거나 노쇠하여 벌목현장이나 서커스단, 그리고 거리 구걸단에서조차 버림받은 코끼리들을 구입하여 자신의 친환경 코끼리 공원에 방목하며 그들이 자연의 품인 산림에서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특히 그녀는 무분별한 벌목이 산림의 훼손 뿐만 아니라 야생 코끼리들을 벼랑끝으로 몰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태국이 독실한 불교국가임을 활용하여 가끔 스님들의 낡은 승복을 얻어다가 그것을 찢어 띠를 만들어 벌목 예상지역의 나무들에 둘러주고 있습니다. 그것은 태국민들이 승복조각을 띠로 두른 나무들을 스님으로 알고 또 그 나무를 자를 경우 반드시 재앙을 받는다고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더 이상 무분별한 벌목으로 오랑우탄, 코끼리는 물론 사람들까지 희생되는 일이 생겨서는 안되겠고 또 태국민들이 승복조각의 띠를 두른 나무들을 스님이라고 믿고 아끼고 가꾸는 것처럼 우리도 ‘우리 주변에 있는 모든 나무들이 우리의 건강과 환경을 지켜주고 또 보시하는 벗님’이라는 것을 깨닫고 잘 가꾸어나가야겠습니다. 참고로 애니매이션 ‘나무를 심은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영화 '나무를 심은 사람들'>


  한 남자가 프랑스 알프스 지역의 한 불모의 땅을 걸어가고 있다. 그는 한 양치기 노인을 만나 음식과 잠자리를 제공받는다. 그날 밤 그는 양치기가 도토리를 세는 것을 보게 된다. 양치기 노인은 100개를 세었을 때 셈을 멈춘다. 호기심에 찬 그 청년은 다음날 그 양치기 노인이 도토리 파종하는 것을 보러 따라간다. 그 양치기의 이름은 엘지아 부피에. 나이는 55세이고 도토리 파종을시작한지는 3년이 되었다. 그는 나무의 부족으로 땅이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는 너도밤나무 뿐만 아니라 떡갈나무도 수천 그루 심고 가꾸었다. 세월은 흘러 세계 제1차대전 후, 그 남자가 그 땅으로 찾아왔을 때 처음 파종한 나무는 10년생의 우람한 나무로 성장해 있었다. 그는 부피에의 숲을 바라보며 사람의 노력으로 삶의 터전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1935년 부피에의 '나무심기'는 정부의 정책으로 자리잡는다. 부피에는 1947년 89세의 나이로 죽는다.


                        <말씀에 접지하기; 창세 2, 9>


               (마르코니 문화영성 연구소 ; http://cafe.daum.net/ds0y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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