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 그룹웨어
Home > 가톨릭생활 > 칼럼 > 십자가를 안테나로
제목 일본의 진정한 백기를 기대하며...(아버지의 깃발)
   2013/05/20  23:18

주: 선거를 의식한 일본 우익 정치지도자들의 망언들이 되풀이 되는 가운데 최근 몇 명의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인 우리 할머니들이 적지(?)인 일본을 용감히 방문하여 오키나와를 비롯한 여러 도시를 돌며 강의를 하고 또 자신들을 모욕한 오사카시장과의 면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할머니들이 부디 오사카시장의 사과와 일본의 진정한 백기를 받아오시길 기원하면서 지난 2007년에 쓴 글을 올려봅니다.



                         일본의 진정한 백기를 기대하며...

  십자가를 안테나로!
  지난 15일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소속 아시아태평양 환경소위원회에 3명의 할머니들이 증인으로 출석, 그들의 엉그러진 한(恨)과 참을 수 없는 분노를 절규하면서 손으로 가슴을 쳤습니다. 이들은 한국의 이용수, 김군자 할머니와 네덜란드의 오헤른 할머니인데 그들은 제 2차 세계 대전중에 일본군들에게 당한 집단 성폭행과 일본군들의 잔혹한 만행을 전세계 기자들 앞에서 폭로하며 일본의 진정한 사죄와 보상을 촉구하였습니다. 하지만 일본측은 "지난 1996년 이후 하시모토, 오부치, 모리, 고이즈미 총리 등이 직접 나서서 보상금과 함께 서면으로 진실한 사과를 했다"는 요지의 서면 해명서를 위원회에 제출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그 시각 미국의 다른 곳에서 이른바 ‘물타기 작전’으로 ‘소설 요코이야기가 사실’이라며 일본인에 대한 한국인의 성폭행을 거짓 폭로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미하원에서 일본의 일본군위안부 범죄와 과거사 왜곡을 통렬히 비판하는 결의안을 제출한 의원은 뜻밖에도 일본계 의원인 마이크 혼다(민주당 / 캘리포니아) 의원이었다고 합니다. 그는 낸시 펠로시 미하원의장에게 보낸 발언록에서 “일본 총리가 일본군 위안부 범죄에 대해 공식적이고도 분명하게 사과한 뒤 책임을 받아들이고 일본 학생들에게 범죄행위에 대해 확실하게 교육시키도록 촉구해야 한다”고 밝혀 미국인들마저 놀라게 하였다고 합니다.

  아무튼 자신의 여러가지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그의 아버지 세대인 일본군들이 어설프고 또 거짓으로 내건 깃발 즉 '백기'를 이참에 확실하게 꽂으려는 마이크 혼다 의원에게 존경과 감사의 박수를 보내면서 일본 이오지마섬 전투를 그린 영화 ‘아버지의 깃발’을 소개합니다. 승자의 깃발에 대한 위선에도 죄책감이 있다는데 하물며 '패자의 깃발' 즉 '백기'의 기만과 위선에는 얼마나 큰 재앙과 죄책감이 따를까를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가브리엘통신

                               <영화 '아버지의 깃발'>

  제2차 세계 대전 막바지, 옥쇄를 하며 항전하는 일본의 마지노선인 이오지마섬(유황도). 검은 모래 해변과 유황 동굴이 있는 이곳에 상륙한 미해병대는 처절한 전투 끝에 수라바치산 정상에 승리의 깃발 즉 성조기를 꽂는다. 그런데 이 극적인 순간을 담은 종군기자의 사진 한 장은 종전을 갈망하던 미국민들을 사로잡아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전쟁의 종식을 알리는 의미가 되었고, 또 자신의 아들들이 전쟁터에서 살아 돌아오리란 희망을 품게 했고, 자식을 잃은 부모들에게는 위안과 자부심이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국민들의 애국감정을 전쟁기금 마련에 교묘히 이용하려는 미국 정부는 그 사진 속의 군인들 중 살아 있는 위생병 존 닥 브래들리(라이언 필립 분)와 인디언 출신의 아이라 헤이즈(아담 비치 분), 통신병 레니 개그논(제시 브래포드 분)을 불러 전쟁 보급품을 위한 전쟁기금 마련에 나서게 한다. 전국을 돌며 전국민의 열렬한 환호와 갈채 속에서 열심히 영웅 노릇을 한 세 명 덕분에 그간 시들했던 전쟁기금 마련에 불이 붙는다. 그러나 이들 세 명은 전쟁터에서 영웅적으로 산화한 무명용사인 다른 전우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과 죄책감을 떨칠 수가 없게 된다. 특히 인디언 출신인 아이라는 인종적 차별에 대한 모멸감과 전우에 대한 죄책감에 거의 폐인이 되어 길에서 죽는다...

                             <말씀에 접지하기; 이사 49, 22>
 

      (마르코니 문화영성 연구소; http://cafe.daum.net/ds0ym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560 인생차와 각설탕 (각설탕) 이현철 13/07/19 8219
559 아이를 업고 뛴 여승무원 (누들) 이현철 13/07/12 8710
558 성체가 되어주신 어머니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 이현철 13/06/30 8869
557 천국이 된 아침마당 (천국의 속삭임) 이현철 13/06/25 9155
556 태풍 속에 별을 찾아서...(태풍) 이현철 13/06/21 9183
555 눈먼 독수리가 된 미국 (이글 아이) 이현철 13/06/13 9406
554 작은 햇살을 거부하는 사람들 (4개월, 3주, 그리고 2일.. 이현철 13/06/05 8695
553 북송된 꽃제비들 (크로싱) 이현철 13/05/31 8851
552 국민의 딸을 겁탈하다니! (장군의 딸) 이현철 13/05/29 9026
551 일본의 진정한 백기를 기대하며...(아버지의 깃발) 이현철 13/05/20 9250
550 누가 이들을 도둑으로 만들었나? (뻔뻔한 딕 & 제인) 이현철 13/05/19 9111
549 소가 넘어갑니다! (달마야, 놀자!) 이현철 13/05/17 85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