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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천국이 된 아침마당 (천국의 속삭임)
   2013/06/25  9:32

주: 오늘 아침 KBS - 1TV 아침마당 화요초대석에서 세계 최초 시청각장애를 가진 남아공화국의 키릴 악셀로드신부님이 출연하셔서 감동적인 강의와 한국의 청각장애사제 박민서 신부님이 촉각통역수화 등을 하시는 것을 보니  '천국, 하늘, 하느님의 나라'가 '어떤 높고 완전한 것보다 우리가 부족하지만 서로 소통하려고 노력하며 또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것'이라는 걸 깨달으면서 지난 2010년에 쓴 글을 다시 올려봅니다.^^*


                                  희망을 만지는 사람들


    십자가를 안테나로!

    얼마 전 KBS-1TV 아침마당에서 부친에 이어 2대째 한국점자도서관 관장을 맞고 있는 육근혜씨가 출연해 맹인용 점자도서의 필요성과 그 보급의 애로사항, 그리고 우리나라의 사회복지의 취약성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자, 약 25년 전, 서울 가톨릭 맹인선교회의 녹음도서관장인 김광석씨를 만났던 일이 갑자기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그때 저는 난생 처음으로 맹인을 위한 점자가 있다는 걸 알고나서 대구에 내려오자마자 한국 무선연맹(KARL)차원으로 ‘QSL CARD (아마추어무선 교신증명엽서)에 호출부호(저의 경우는 HL5YE)를 점자로도 표기하자!’를 캠페인을 벌였던 일, 그리고 점자 뿐만 아니라 김광석씨가 시각장애자이면서도 각종 음향기기를 다루는 녹음도서관 관장을 맡고 있는 것에 감동하여 저도 수년 간 낭독봉사를 했던 일 등이 주마등처럼 떠올랐습니다.


  아무튼 시각장애자들이 비록 정안인처럼 직접 볼 수는 없어도 점자를 통하여 그들도 ‘희망을 만지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인식했으면 하는 바램과 또 그들의 다양한 재능과 열정이 시각장애자라는 사회적 편견 속에 차별당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서울 마르코니회(가톨릭 아마추어무선사회)를 20여년간 잘 이끌어 가고 있는 김광석(안드레아)씨의 글과 이탈리아의 유명한 시각장애 음향감독 미르코 멘키치(48)의 실화를 그린 영화 ‘천국의 속삭임’(원제: Rosso come il cielo)을 차례로 소개해드립니다. 가브리엘통신 


                                                           
                                  

                                <나의 마르코니회 활동 / HL2AWO 김광석>


 

   나는 대학원에서 ‘중도실명’이라는 어려운 과정을 겪으며 우연한 기회에 같은 신앙을 가진 햄(HAM : 아마추어무선사)들을 만나게 되면서 ‘서울 마르코니회’ 즉 ‘서울 가톨릭 아마추어무선사회’의 역사는 시작되었던 것 같다.


   지금부터 약 20여년 전 7월 12일은 장마 때라 비가 몹시 쏟아지던 날이었다. 그날 서울 남산동의 가톨릭맹인회관 강당은 전국의 가톨릭 햄과 창립 멤버들로 북적대었다. 아마 40여명 이상의 햄이 모였던 것 같다. 이미 몇 개월 전, ‘대구 삼덕성당에서 전국 마르코니회원들의 모임이 있다’는 이현철 소장님(HL5YE, 그 당시 경북대 학생, 현 마르코니 문화영성 연구소 소장)의 연락을 받고 내가 대구에 내려가 약 10여 명의 OM(선배)님들을 만났었고 또 좋은 분위기 속에서 따뜻한 정을 나누었다. 그 당시 우리는 교구차원의 신앙단체는 아니었지만 ‘마르코니회’라는 이름으로 전국의 가톨릭 신자 햄들이 가끔 모여 친목을 나누는 성격이었다. 그 대구모임에서 돌아와 우리 서울에서도 교구차원의 만남을 시작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준비를 하던 중 이민수님 (HL2RU)님이 내가 근무하고 있는 맹인회관의 가톨릭녹음도서관에 찾아왔다. 이 분이 연맹에서 회원 명부를 뒤져 신자 햄을 찾고 또 서울주보에 내어 뜻있는 분들과 함께 발기인 모임을 가졌다. 지도는 사제품을 그 당시 막 받으신 김민수 신부님(현 신수동 성당 주임)이 기꺼이 맡아 주셨고, 초대 회장에 최응규님(HL1IBS, 현 최응규내과 병원장), 부회장에 안동수님(HL1AIM, 현 KBS 부사장), 저(HL2AWO, 현 회장), 총무에 이민수님(HL2RU)을 선출하였다.


  창립 이후 1986년부터 햄 강습회를 시작해 수많은 햄들을 배출했다. 이 과정에서 내가 무선공학 강사로 부탁을 했던 함영만님(HL2AKB)과 만난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 당시는 함국장님이 가톨릭 신자도 아니었고 회사 업무로 바빴던 분이라 강사 부탁을 사양하면 어떻게 하나 했으나 선뜻 부탁을 들어주어 무척 고마웠다. 그 만남 이후 함국장님은 우리와 함께 일하고 함께 뛰며 세례도 받아 우리 회의 주축이 돼 주었다. 통신보안의 조중남님(HL1JJ)과 저명한 전파법규의 여러 분들이 수고를 해주어 그 유명한 ‘마르코니회 강습회’가 수많은 햄을 배출했다. 우리 회의 활동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정기적인 무선교신 즉 ‘마르코니 네트’이다.


  창립을 준비하면서 몇몇 햄이 21MHz에서 래그추어(잡담)를 즐겼던 것이 그 시작이라 할 수 있다. 창립하며 21.170MHz와 145.170MHz에서 주제 없이 수요일마다 밤 10시에 대화를 나누었다. 이후 1990년 3월부터 주제를 가지고 대화를 나누기 시작해 어언 800회를 맞게까지 되었다. 처음 몇 년 동안은 키스테이션(사회)을 내가 맡아 진행을 했다. 어김없이 매주 수요일 진행을 맡아 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어쩔 수 없는 약속으로 술을 몇 잔 하고 정신을 바짝 차리고 진행을 한 적도 있었고 잊을 뻔 하다가 네트 직전 허겁지겁 집으로 돌아와 진행을 했던 적도 있었다. 단 한 번도 거르지 않고 800회까지 왔다는 것은 참으로 대단하다고 스스로 자부할 만하다. 우리는 수없이 다양한 주제와 내용들을 네트에서 나눴다. 네트는 유익한 대화의 자리이기도 했고 서로 따뜻한 정을 나누는 사랑방 같은 곳이었다. 네트에서 대화를 나누다 보면 마치 서로 얼굴을 마주 대하고 있는 것처럼 따스한 마음을 느끼며, 스스로 어떤 엔돌핀이 솟아나는 느낌을 받는다. 그간 키스테이션으로 수고해 주신 여러 분, 주제를 내주신 분, 열심히 참석, 워치(청취)해 주신 분 등 많은 분들의 협조와 참여에 참으로 감사한다.


  요즘은 인터넷, 휴대폰등의 등장으로 아마추어 무선 활동이 예전에 비해 많이 주춤해졌다. 하지만 우리 마르코니회는 전통과 끈끈한 정 속에 어느덧 20주년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간 함께 하였던 수많은 분들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머리를 스친다. 20년의 세월은 함께 활동해 온 분들의 하얀 귀밑머리에서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이제 창립 30주년을 기약하며 네트 1000회를 향해 화려하지는 않지만 꾸준한 노력으로 한 발 한 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출처: 2005년 7월 서울 마르코니회보에서)


                                   <영화 ‘천국의 속삭임’>


  자상한 부모님과 뛰어난 외모와 총명한 두뇌를 가져 이 세상 그 누구도 부러울 것 없이 행복한 소년인 미르코(루카 카프리오티 분). 그러나 집에서 우연한 총기오발사고로 시력을 잃고 당시 이탈리아의 법에 따라 부모와 격리되어 특수학교에서 시각장애인용 점자와 기술(직종공이나 배전공)만을 익혀야 한다. 어린 미르코에겐 영화, 부모님과의 단란한 식사, 즐거운 친구들과의 술래놀이...이제 그가 두 번 다시 함께 할 수 없는 것들이다.


  희망을 빼앗긴 미르코는 마음을 닫고 스스로의 어둠 속에 갇히지만 태어날 때부터 앞을 본 적이 없는 새 친구들은 미르코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미르코, 하늘을 본 적이 있니? 태양은? 눈은? 어떤 느낌인지 말해줘.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고 싶어...”

“응, 세상은 아름답고 저녁노을은 아주 빨갛단다...”


  그리고 그 학교 학생들은 행정적이고 편견이 가득찬 특수학교의 교육과정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오히려 자신의 녹음 재능을 살려 뛰어난 미디어 작품을 만들어가는 미르코에 매료되어 그를 따른다. 하지만 놀랍게도 중도실명자인 교장 선생님의 완고한 반대로 미르코는 오히려 퇴학의 위기를 맞는다.


  그러자 불쌍한 미르코를 구제하기위해 마을 제철소 아저씨들의 동조파업과 담임선생이자 그의 멘토인 신부님의 적극적인 도움 등으로 미르코는 다시 학교로 돌아와 멋진 발표회를 갖는다.


  그리고 1975년 이탈리아 정부는 악법 즉 장애아를 격리하는 법을 폐지하여 미르코는 그리운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고 이제는 마을 친구들과 마음껏 어울릴 수 있는 일반 학교에서 공부하게 된다...


                            <말씀에 접지하기; 요한 9, 1-3>


              (마르코니 문화영성 연구소; http://cafe.daum.net/ds0y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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