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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오마니, 힘내시라우요! (마마 고고)
   2014/05/18  22:45
 마마_고고.jpg

 

주: 오늘 저녁 KBS-1TV 강연 100도 C에서 알츠하이머 치매를 앓는 모친을 간병하기 위해 딸 유현주씨가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가며 지극한 효도를 하는 모습을 보고 지난 2011년에 쓴 글을 다시 올려봅니다.^^*



                                                   오마니, 힘내시라우요!

 

  십자가를 안테나로!

  저의 모친이 계시는 요양원에서 가장 고령자인 100세 안나 할머니가 며칠 전부터 감기에 걸렸다는 소식을 들었는지 평소 요양원을 잘 방문하지 않던 그분의 아들이 오늘 저녁식사시간에 요양원을 방문하여 자기 모친께 큰소리로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오마니, 힘내시라우요! 오마니와 동갑인 이북의 김일성도 죽고 또 저와 동갑인 김정일도 죽었는데...오마니, 힘내시고 저녁식사 맛있게 많이 드시라우요...”

 

  나중에 알고 보니 안나 할머니는 6. 25 전쟁 때 어린 아들을 데리고 월남했으며 남한에서 정착하여 살기 위해 무척이나 고생을 많이 하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들도 70세 고령인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모친의 요양비를 벌기 위해 열심히 일을 하느라 평소 자주 요양원을 방문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아무튼 안나 할머니 뿐만 아니라 그분의 아들까지도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길 기원하면서 지난 2006년에 쓴 저의 글 ‘어머니, 오래오래 앉으세요’와 알츠하이머 병에 걸린 모친을 어쩔 수 없이 요양원에 보낸 아들의 슬픔을 그린 아이슬란드 영화 ‘마마 고고’를 차례로 소개합니다. 가브리엘통신

 

              <어머니, 오래오래 앉으세요!>

 

  수개월 전, 저의 모친이 골다공증으로 인한 척추 협착증으로 걷기가 어려워지자 여동생은 모친을 위해 휠체어를 하나 장만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모친의 증세가 더 악화가 되어 휠체어를 타시는 것마저 힘들어하시고 거의 하루종일 침대에 누워계시며 또 허리통증으로 대, 소변 조절이 잘 되지 않아 기저귀를 차시는 신세가 되셨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들어 연변 조선족들의 웃어른들에 대한 새해인사인 “오래오래 앉으세요!”가 더욱 실감이 납니다.

 

  지난 주말 KBS 스페셜에서는 인도 캘거타시에서 인력거를 끄는 사람들의 이야기인 ‘후세인과 샬림의 캘거타 스토리’를 방영했습니다. 그 내용을 간략히 살펴보면,

<어떤 기술도 돈도 없어 오로지 맨발로 거리를 뛰어다니며 돈을 벌어야 하는 샬림과 후세인. 교사가 되는 게 꿈이었던 샬림은 가난 때문에 모든 것을 포기하고 캘커타 서더 스트리트에 와서 인력거꾼으로 32년을 살았고, 지긋지긋한 가난과 지주의 횡포가 싫어 고향을 탈출하듯 떠나왔던 후세인은 50년을, 그곳 캘커타에서 살아냈다.

 

  32년 동안 인력거꾼으로 살아온 무하마드 샬림. 그는 영화 '시티 오브 조이'의 주인공이 그러했듯이 가난한 땅 비하르에서 캘커타로 돈을 벌기 위해 왔다. 그는 하루종일 인력거를 끌며 번 돈의 거의 전부를 고향에 있는 자신의 가족에게 송금한다. 그가 보내는 돈은 한달 평균 2천5백루피(한화 5만5천원)다. 캘커타에서 만나게 되는 인력거꾼의 상당수는 무술림(이슬람교 신도)이며 또한 비하르지역의 모띠하르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다. 샬림은 가난한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가난을 자신의 대에서 끊어야 한다는 열망으로 캘커타를 뛰어다닌다.

 

  한편 다이르 후세인, 그의 말에 따르면 나이는 70세라고 한다. 그 또한 비하르 지역의 모띠하리 출신이다. 인력거꾼으로서 50년의 경력을 지니고 있다. 고향을 떠난 지 40년. 그러나 단 한 번도 고향에 갈 수 없었던 기구한 사연을 지니고 있다. 빗물에 넘치는 거리에 인력거에서 비를 맞으며 앉아 실의에 빠져 ‘이미 인생이 저 빗물 속에 빠져버렸으니...’라고 한탄하는 후세인. 그리고 매일 잠 못 드는 그에게 어느 날, 샬림은 귀향을 권하자 후세인은 처음으로 귀향을 결심한다. 하지만 지주의 횡포를 피해 그곳을 떠난 지 수십 년 만에 고향을 찾은 후세인은 끝내 유일한 혈육인 아들의 행방을 찾을 길이 없어 다시 캘거카를 향하고 만다...

 

  인도에서 가장 가난한 땅 그리고 비극의 땅이라는 고향 비하르를 이들이 떠난 지 수 십 여년, 그 세월을 인력거꾼으로 살아 온 샬림과 후세인의 삶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그들은 평생 등짐을 지듯 손님들을 실어 날랐으나 여전히 노숙자다. 샬림은 죽어가는 아들에 속수무책이고, 후세인의 경우는 인생의 마지막 희망인 가족마저 지주에게 목숨을 잃고 말았다. 이들에게 귀향은 쓸쓸할 수밖에 없고 자신에 대한, 가족에 대한 ‘죄스러움’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들은 주로 맨발로 다니는데 맨발은 인력거꾼들이 지닌 유일한 삶의 도구다. 오로지 의지할 것이라곤 맨몸 밖에 없는 이들은 발이 상하거나 병이 들면 갈 곳이 정해져 있다. 고향으로 돌아가거나, 거리에서 죽거나, 마더 데레사 수녀가 설립한 ‘죽음을 기다리는 집’이라는 ‘깔리가트’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것...>

 

  영화 ‘City of Joy’가 유명세를 타면서 어느덧 인도의 캘커타는 전세계인들에게 '기쁨의 도시'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인도인들은 캘커타를 '삶의 도시'라고 말합니다. 그것은 캘커타에선 온갖 삶의 형태를 만날 수 있기 때문에 붙여졌다고 합니다. 실제로 2,500년 전 부처님이 왕궁을 나와 인생의 생로병사를 목격했던 그 풍경이 여전히 인도의 캘커타에선 현재진행형이며, 간디가 기차를 타고가다 신발 한 짝이 떨어지자 인력거를 끄는 사람들이나 빈민을 위해 나머지 신발 한 짝을 떨어뜨려주기도 한 ‘삶의 도시’입니다. 그리고 상처난 맨발로 오염된 빗물 속을 달려야만 하는 그들이지만 그들의 인력거에는 늘 그들이 간절히 태우고 싶어도 태우지 못하는 그들의 가족들을 마음으로 모시고 있습니다. 부디 그들의 인력거와 저의 휠체어에 우리 가족들이 ‘오래 오래 앉으시길’ 기원합니다.

 

                    <영화 ‘마마 고고’>

 

  얼마 전 남편을 먼저 하늘나라로 떠나보낸 ‘고고’ 할머니(크리스보그 켈드 분)는 기억들을 조금씩 잃어버리는 알츠하이머 치매에 걸려 평온했던 그녀의 삶이 온통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런데 그녀의 아들 또한 공교롭게 노인성 병에 걸린 노인들을 주제로 한 영화 ‘자연의 아이들’을 만들어 평단의 호평을 받지만 흥행에는 무참히 실패하여 재정난으로 차도 견인 압류되고 신용카드도 정지된다.

 

  한편 여동생들과 가족회의 끝에 어쩔 수 없이 사랑하는 엄마‘고고'를 요양원에 보내야만 하는 영화감독인 아들은 모친의 요양비를 조달하기 위해 평소 자신이 아끼던 그림까지 싼값에 팔기도 하고 자기 친구인 총리에게 은행대출과 카드재발급을 청탁하기도 한다. 하지만 늘 젊은 날의 아름다운 기억 속에 사는 엄마 ‘고고’는 아들의 영화에서처럼 안갯속으로 걸어나가거나 혹은 변기속으로 물과 함께 사라지는 등....다양한 방법으로 요양원에서의 탈출을 시도하여 아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주: 이 아이슬란드 영화의 감독 프리드릭슨은 <마마 고고>와 비슷한 시기에 자폐증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의 어머니를 다룬 다큐멘터리 <용감한 어머니들>을 발표하기도 했다. 알츠하이머와 자폐증은 모두 자기 세계에 갇히는 질병이다. 건강한 사람들은 알 수 없는 그들의 세상에 대한 관찰과 관심이 감독의 상상력과 만나며 <마마 고고>는 알츠하이머에 대한 가장 독특하면서도 아름다운 기록으로 자리매김한다. 이처럼 <마마 고고>는 아이슬란드의 다큐멘터리 작가이면서 영화감독인 프리드릭 토르 프리드릭슨 감독의 자전적 영화로 알츠하이머 병을 앓고 있는 어머니와 아들의 관계를 현실적인 감각과 영화적인 감성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자료출처: EBS)

 

                <말씀에 접지하기; 집회 3, 1-6>

 

      (마르코니 문화영성 연구소; http://cafe.daum.net/ds0y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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