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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방문금지령의 이유는...(어웨이 프롬 허)
   2012/04/01  23:41



                             방문금지령의 이유는...

 

  십자가를 안테나로!
   얼마 전 저의 모친이 계시는 요양원의 한 할아버지가 요양원으로부터 ‘방문금지’라는 경고를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분의 아내는 요양원의 다른 할머니들보다 비교적 젊은 70대 할머니였지만 정신적으로 문제가 좀 있는지 가끔 “나는 인조인간입니다....”라고 혼자 중얼거리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나가서 죽고 싶다...”며 출입문주변을 서성거리기도 했습니다. 자기 아내의 상태가 이런 중병인지라 그 보호자인 할아버지는 매서운 한 겨울에도 매끼마다 요양원에 와서 아내의 식사수발을 직접 돕고 또 아내가 화장실을 갈 때도 늘 같이 가며 보조를 해주는 그야말로 지극정성의 훌륭한 남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착한 할아버지가 얼마 전에는 아내가 식사를 잘 안한다고 억지로 밥을 먹이다 아내가 인근 병원의 응급실로 급히 실려가는 일이 생겼었고 또 최근에는 아내가 자기 말을 잘 안 듣는다고 아내를 마구 때렸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말 뉴욕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치매에 걸린 아내를 향한 변함없는 사랑을 표현하여 미국의 많은 독자들에게 감동과 사랑을 받은 미국의 80대 남성인 찰스 스넬링씨(81)가 지난 3월 29일경, 자기 아내를 총으로 쏘아죽이고 자신도 총으로 목숨을 끊은 채 가족들에게 발견되어 미국 사회는 지금 큰 충격에 빠졌다고 합니다. 스넬링씨는 부유층 집안에서 태어나 사업으로 성공했으며, 시의회 의장과 공화당의 주(州)재정담당 위원을 거쳐 작년까지 워싱턴 일대의 공항을 총괄하는 워싱턴공항공단 회장을 지냈으며 6년 전에 동갑내기 부인인 아드리안(81)이 안타깝게도 알츠하이머 치매에 걸리자 직접 아내를 간병해왔다고 합니다. 그는 작년 12월에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브룩스의 부탁으로 70대 이상 노인들을 위한 ‘일생의 업적과 깨달음을 회고해보는 글’을 보냈으며 이 기고문에서 그는 아내와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졌던 순간부터 부부의 러브스토리, 아내가 치매에 걸린 후 간병을 하며 들었던 생각들을 진솔하게 풀어내 독자들의 심금을 울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는 “사랑하는 사람을 돌볼 때 기쁨과 책임감을 느끼지 않은 적이 한 순간도 없었다. 그녀는 (치매 걸리기 전) 55년 동안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나를 돌봐줬던 사람이다. 이제는 내 차례”라며 “내가 하는 일은 숭고하지도, 희생적이지도, 고통스럽지도 않다. 이건 그냥 옳은 일”이라고 했다. “투병기간 중에도 아내는 정말 아름다웠다”고 변함없는 애정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치매에 걸린 아내나 가족을 간병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위의 안타깝고도 비극적인 사례에서 잘 알 수 있었으며 또 앞으로 환자에 대해 그 가족들과 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도움을 촉구하면서 치매에 걸린 아내를 사랑하고 배려하는 한 할아버지를 그린 영화 ‘어웨이 프롬 허’를 소개합니다. 가브리엘통신


 

                          <영화 ‘어웨이 프롬 허’>

 

    반세기라고 할 수 있는 50여 년 동안 함께 살아온 노부부 ‘그랜트’(고든 핀셋 분)와 ‘피오나’(줄리 그리스티 분). 함께 한 시간만큼이나 서로에 대한 이해와 사랑이 두터운 그들이지만 ‘피오나’가 알츠하이머에 걸려 서서히 기억을 잃어가면서 그들의 평온한 생활은 막을 내린다. 사랑하는 남편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은 피오나는 요양원에 들어가기로 결정하고 그곳의 규칙대로 그들은 한 달의 기간 동안 서로를 만나지 못하게 된다. 의연한 ‘피오나’와 달리 ‘그랜트’는 한 달이라는 시간이 마치 영원히 이어질 것 같은 느낌에 불안해 한다.

 

  한 달 후 마치 젊은 시절처럼 꽃다발까지 손에 들고 떨리는 마음으로 요양원을 찾아간 ‘그랜트’는 아내가 자신을 잊어버리고 ‘오브리’라는 다른 노인 환자와 사랑에 빠진 모습을 보게 된다. 그녀의 기억을 어떻게든 되돌리려 매일같이 찾아가 아내가 좋아하던 책을 읽어주며 조심스레 예전을 상기시켜 보지만 소용이 없다. 혹시 장난기 많은 그녀가 지금 자신을 놀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신이 과거에 저지른 잘못을 혼내주기 위해 일부러 기억을 잃은 것처럼 꾸미는 것은 아닌지, 그랜트는 의심과 후회, 그리고 질투로 괴로워한다. 어떻게든 그녀를 되찾고 싶은 그랜트는 결국 오브리의 아내를 만나 그를 요양원에서 떠나게 하는 방법도 써본다.

 

   그러나 그의 예상과는 달리 오브리가 떠난 후 피오나는 시름시름 앓게 되고, 결국 목숨이 위험한 상태에 이르게 된다. 더 이상 그녀를 잃고 싶지 않은 그랜트는 마지막 결심을 하게 된다. 즉 그녀에게 새로운 삶과 사랑을 주기 위해 그녀를 떠나기로 한 것이다...

 

                                <말씀에 접지하기; 에페 5, 33>

 

                     (마르코니 문화영성 연구소 ; http://cafe.daum.net/ds0y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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