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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늘로 간 아티스트들 (아티스트)
   2013/02/22  0:14

주: 22일(금) 늦은 밤 KBS-1TV 명화극장에서 영화 '아티스트'를 방영한다고 하기에 지난 2006년에 쓴 글을 올려봅니다.^^*

 

 

                             하늘로 간 아티스트들


  십자가를 안테나로!

  며칠 전 미국에서 타계한 ‘비디오 아트의 아버지’ 백남준씨의 작품이 미국 워싱턴의 스미소니언박물관에 영구 전시된다고 유족들이 발표했다고 합니다. 백씨의 조카인 켄 하쿠다씨는 “미국 독립기념일인 오는 7월 4일 (백씨의) 작품 2개가 스미소니언박물관 내 현대미국미술 전시관 입구에 전시될 예정”이라고 말하면서 백씨가 미처 완성하지 못한 유작 수십 점을 모아 유작전을 곧 열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백씨의 유해는 49재를 마치고 맨해튼의 백씨 스튜디오에 일단 안치된 뒤 한국을 포함, 세계 여러 나라에 분산될 것이라고 설명했는데 이 기자회견장에 참석한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의 존 핸하르트 수석 큐레이터는 “한국은 우리 시대의 가장 뛰어난 예술가 중 한 명을 만들어 냈다”고 백씨의 업적을 높이 평가하면서 “백남준은 세상을 보는 새로운 방법을 우리에게 알려주었고, 우리 주변의 것들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보여주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백남준씨의 예술 활동과 그분의 열정적인 삶에 대한 특집 방송과 신문기사를 보면서 재작년에 선종한 고 민요셉신부님이 갑자기 생각이 났습니다. 그리고 민신부님도 예술가 백남준씨 못지않게 ‘세상을 보는 새로운 방법을 우리에게 알려주었고, 우리 주변의 것들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보여준 아티스트였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제 이런 유명한 아티스트들이 하나 둘씩  ‘하늘나라의 큰 작업’을 위해 위로부터 호출(?)을 받고 올라가셨으니 이 세상은 앞으로 더 아름다운 세상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그런데 ‘하늘나라의 큰 작업’이란 바로 우리들의 성숙과 성화가 아닐까요? ^^* 참고로 고 민요셉신부님의 묵상글과  영화 ‘아티스트’를 차례로 소개합니다. 가브리엘통신

 

                          <일상의 신화 / 민요셉신부>


  늦은 시각이라 미술관은 【CLOSED】라는 표찰을 내걸고는 닫혀 있었습니다. 이리저리 오가면서 야외에 전시된 조각품들을 보는데 광고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광고에 의하면 제1관에는 ''defrost''라는 주제로, 제2관에서는 ''일상의 신화''라는 주제로 그림전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그림전 ''defrost''와 ''일상의 신화'' 주제에 관한 작품들은 볼 수 없었지만, 주제에서 풍기는 이미지가 왠지 좋은 묵상 소재가 될 것 같았습니다. 가만 고민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defrost''와 ''일상의 신화'', 그 두 주제는 서로 관련이 되면서 어딘가 통하는 구석이 있었습니다.


   영어사전에서 말하는 사전적 의미로서의 ''defrost''는 ''냉동된 식품을 해동시킨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냉동된 식품은 너무 딱딱해서 얼어 있는 채로는 먹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상온에 오랫동안 놔둡니다. 그래야 얼었던 것이 풀리면서 요리가 가능합니다. 즉 먹을 수 없을 정도로 얼어있는 것을 먹을 수 있게끔 풀어놓는 것을 일컬어 ‘defrost’라고 부릅니다. ‘defrost’의 또 다른 의미는 ''성에를 제거하는 것''입니다. 보통 겨울에 볼 수 있는 현상입니다. 창을 통하여 바깥 풍경을 보아야 하는데 안과 바깥의 기온 차이로 창에 성에가 끼게 됨으로써 바깥 세계를 볼 수가 없습니다. 바깥 세계를 잘 보기 위해서는 창에 낀 성에를 제거해야 합니다. 그렇게 ‘창에 낀 성에를 제거하는 것’을 일컬어 ‘defrost’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일상의 신화''가 뜻하는 바를 나름대로 생각해봅니다. 여기서 ''신화''를 저는 ''아름다움''으로 보고 싶습니다. "아름다움은 신의 얼굴이다"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가령 한 권의 소설을 읽어나갈 때 그냥 스쳐 지나가지 못하고 따로 메모를 해두거나 줄을 그어 표시하고 싶은, 왠지 마음에 드는 구절이나 아름다운 예화를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이것을 저는 일상의 신화로 이해합니다. 또한 우리가 사진을 찍을 때면 그래도 ''배경이 괜찮은 곳''에서 포즈를 잡습니다. 즉 평범한 것 가운데서 그래도 돋보이는 곳을 찾습니다.


   ‘일상의 신화’라는 의미는 ‘보통 사람이 그냥 지나치기 쉬운 평범한 사물이나 사람 가운데서 왠지 차원이 다른 어떤 향기를 지닌 사물, 사람을 찾아내는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미술관에서 그림전이라는 이름으로 작품 전시회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의 눈으로는 볼 수 없습니다. 작품으로 형상화시킬 수 있는 눈이 있어야 합니다. ‘일상의 신화’라는 주제로 작품을 만들고 전시를 해놓는다고 해서 그 그림이 전하는 이미지를 누구나 다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비록 소수이지만 사물을 꿰뚫어 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혜안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작품을 작품으로 볼 수 있는, 작품을 작품으로 읽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비록 적은 수이지만, 그들의 눈은 평범한 것 안에 들어 있는 특별한 의미를 찾아냅니다.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지요. 그렇게 의미부여를 함으로써 일상적인 것이 더 이상 일상적이지 않는 작품으로, 즉 하나의 신화로서 이미지【心像】화 되는 것입니다.


   저는 이렇게 ‘평범한 것 안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하거나 찾아내는 것’을 ‘일상의 신화’라고 보았습니다. 그런데 아무나 일상 속에서 신화를 찾아낼 수 없으며 신화를 살 수 없습니다. 여기에 필요한 것이 ‘defrost''입니다. 즉 창에 끼어 있는 성에를 벗겨내야 합니다. 창을 마음으로 보아, 마음에 도사리고 있는 애착으로부터 벗어나야 합니다. 즉 얼어붙어 있는, 냉동되어 있는 것을 냉동실 바깥으로 끄집어내어 요리할 수 있게끔 녹여야 합니다. 이처럼 일상 속에 들어 있는 신화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이탈을 해야 합니다. 즉 깨끗한 마음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일상 속에서 신화를 읽을 수 있습니다. 결국 선재 미술관 제1관에서 ''defrost'' 해야 제2관의 ''일상의 신화''로 이루어진 작품들을 비로소 올바르게 감상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경주를 다녀왔습니다.

                      (고 민요셉신부님의 ‘일상의 신화를 찾아서’ 중에서)

 

 

                                        <영화 '아티스트'>

 

  출연하는 영화마다 흥행을 이어가던 헐리우드 최고의 스타 조지 발렌타인(장 뒤자르댕 분). 하지만 유성영화의 등장으로 무성영화의 최고 인기배우였던 그는 졸지에 헐리우드에서 설 자리를 잃게 된다.

  한편, 신인 시절, 조지의 영화에 출연하며 운명적인 만남을 가졌던 여배우 페피 밀러(베레니스 베조 분)는 인기스타가 된 뒤에도 조지에 대한 사랑을 남몰래 키워가지만 조지 발렌타인은 그녀의 사랑을 모른채 좌절과 절망의 나날을 보내게 된다..

 

                 <말씀에 접지하기; 에페 2, 10>

 

      (마르코니 문화영성 연구소; http://cafe.daum.net/ds0y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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