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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의 DNA (마이 파더)
   2013/09/11  13:26

주: 최근에 '한 술집마담이 그동안 자기 아들의 아버지 이름을 술집 손님이었던 채 검찰총장의 이름으로 함부로 사용했었다'고 고백했다는 웃지 못할 뉴스를 접하고 저도 그동안 하느님 아버지 이름을 너무 함부로 부르고 또 사용하지 않았었나? 하고 반성하면서 지난 2007년에 쓴 글을 올려봅니다.^^*

 

 

                              하느님의 DNA

  십자가를 안테나로!
  얼마 전에 ‘무명의 한 이집트 여성 미이라를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고고학자들이 수십년 간의 끈질긴 연구 끝에 그 미이라가 ‘3, 500년 전의 한 이집트 여왕임을 밝혔다’는 텔레비전 다큐 프로그램을 보고서 대학생인 조카가 저에게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삼촌, 지금은 DNA검사와 치아 검사로 3,500년이나 된 미이라의 신원도 밝히는 시대인데 아직도 2,000년 밖에 안된 토리노의 성의가 예수님의 수의라는 것을 못 밝혀?”

  저는 조카에게 “이집트의 왕족들은 미이라로 잘 처리, 보존되었고 또 이미 신원이 확인된 파라오 미이라들의 DNA 샘플들과 또 연구자료가 많이 축적되어있어 이번에 여왕 미이라의 신원확인이 가능했지만 2,000여년 전, 골고타 언덕에서 십자가형을 당하신 예수님은 부활하셨고 또 그의 가족, 친척들의 DNA 샘플 확보가 거의 불가능하여 지금 토리노의 성의가 예수님의 수의라는 것을 밝히는데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는 것 같아...”라고 대답하면서도 저의 대답은 제가 생각해도 영 궁색한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한편 "하느님의 DNA는 과연 어떤 것일까?‘ 하고 묵상한 끝에 ‘하느님의 DNA는 종교, 국가, 민족, 권력등을 초월한 사랑과 희생’이라는 결론에 도달하였습니다. 아무튼 피라미트와 오벨리스크처럼 점점 높아지는 것처럼 보이는 교회와 속이 빈 미이라처럼 점점 굳어져가는 우리들의 신앙생활에서도 ‘하느님의 DNA"가 조금이라도 검출되기를 바라면서 한 입양아의 애틋한 아버지 사랑을 그린 영화 ’마이 파더‘를 소개합니다. 가브리엘통신

                                       
<영화 ‘마이 파더’>

  저의 이름은 제임스 파커(다니엘 헤니 분). 한국이름은 공은철이고 다섯 살 때 춘천 모 보육원에서 미국으로 입양되었습니다. 미국의 화목한 가정에서 부족함이 없이 자랐지만 절 낳아준 친부모님에 대한 그리움만은 떨쳐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양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주한미군에 지원해 한국으로 왔습니다. 그리고 22년만에 어느 신부님의 도움으로 저의 아버지 황남철(김영철 분)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22년만에 처음 만난 저의 아버지는 안타깝게도 사형수였습니다. 그리고 잔인한 살인범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를 미워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비록 저와 DNA는 일치하지 않았지만 그는 저를 이 세상에 있게 해준 유일한 분이니까요. 그는 서울 영등포 유흥가에서 뭇남자들에게 짓밟혀 저를 임신한 불쌍한 저희 어머니 공은주를 진심으로 사랑해주었고 또 천식이었던 저의 어머니를 공기와 물이 맑은 춘천으로 모셔와 그녀가 저를 낳게 하였고 병으로 돌아가실 때까지 지극정성으로 그녀를 돌봐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엄마의 성과 ‘은’자를 그리고 당신의 ‘철’자를 따서 저의 이름을 ‘공은철’이라고 지어주기도 했었답니다.

  그런데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질투라도 하듯 아픔의 시간은 빨리도 찾아왔습니다. 아버지가 사형수라는 사실보다, 또 언제 이별할지 모른다는 상황보다, 그가 나에게 숨겨두었던 비밀과 진실은 더 아프게 다가옵니다. 하지만 그가 누구든, 무슨 일을 저질렀건 이것만은 꼭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리고 또 영원히 그는 나의 아버지입니다. 서로 말은 잘 통하지 않지만 ‘함께’ 라는 사실만으로도 제게는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아직은 어색하지만 언젠가 용기를 내어 그에게 이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말씀에 접지하기; 마태 12, 48-50>

                   

                    (마르코니 문화영성 연구소; http://cafe.daum.net/ds0y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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