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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교황 “한반도에서 평화의 선한 장인이 되십시오”
   2021/08/25  11:14


한국의 복자 124위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탄생 200주년 미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가 낭독됐다. 성 김대건 신부는 지난 1846년 순교한 한국 최초의 천주교 사제다. 미사는 성 베드로 대성전의 ‘성 베드로 사도좌’ 제대에서 거행됐으며,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 유흥식 라자로 대주교가 주례했다.

 



Debora Donnini / 번역 박수현

 

“한국 백성들이 박해와 고통을 겪었던 어려운 시기에도” 지칠 줄 모르고 복음을 전하던 사도였던 김대건 안드레아 성인은 “영웅적 신앙의 모범적인 증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같이 한국 신자들에게 애정 어린 인사를 전했다. 8월 21일(현지시간) 성 베드로 대성전의 ‘성 베드로 사도좌’ 제대에서 한국어로 봉헌된 미사에는 30여 명의 사제와 70여 명의 수도자 및 평신도들이 참례했다. 미사의 말미에 유흥식 라자로 대주교가 교황의 메시지를 낭독했다. 이날 미사는 유 대주교가 지난 6월 11일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으로 임명된 후 로마에서 주례한 첫 공식 미사였다.

 

교황은 메시지에서 “하느님의 사랑이 미움을 이기기 때문에, 선이 항상 승리한다”는 것을 보여준 이 한국 최초의 순교 사제의 모습이 오늘날 세계에 어떤 의미와 영향을 남겼는지 되짚었다. “오늘날에도, 하느님과 비슷하게 그분의 모습으로 창조된 인간의 아름다운 얼굴을 망가뜨리는 악의 수많은 현현(顯現) 앞에서, 세례를 받은 모든 사람들은 자신들이 받은 사명의 중요성을 재발견해야 합니다. 그 사명은 다름 아닌, 세례를 받은 사람은 어디서나 평화와 희망의 일꾼, 착한 사마리아 사람처럼 사랑과 도움 혹은 단순하게 형제애의 눈길 한 번이 필요한 이들의 상처에 몸을 숙여 다가갈 준비가 되어 있는 일꾼으로 살라는 부르심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백신 나눔 운동 지원에 감사
코로나19 대유행이 초래한 현재 상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교황은 최빈국을 위해 코로나19 백신 나눔 운동을 아낌없는 마음으로 지원한 한국 교회 공동체 전체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이러한 관심은 가장 작은 이들을 위한 일에 더 크게 헌신하라는 강한 초대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교황은 한반도 평화를 기원했다. “저는 모든 분들이 더 밝은 미래를 위한 상호 존중적이고 건설적인 대화를 지속해 나가시기를 격려드리며, 한반도에서의 화해를 위해 최선을 다해 헌신하고 계신 분들 모두가 새로운 다짐으로 앞으로도 계속하여 평화의 선한 장인(匠人)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유흥식 대주교 “형제애는 병든 세상을 위한 해독제”
유 대주교는 강론에서 코로나19라는 위기의 시대에서 맞이하는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을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해 이기주의와 차별이 심해져 가는 우리 사회에서 성 김대건 신부의 모범이 빛을 발한다고 말했다. 유 대주교의 강론은 교황의 사회 회칙 「Fratelli tutti」에서 권고한 ‘형제애’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유 대주교가 지적한 복음적 형제애는 무관심으로 병든 세상을 치유하고 전염병이 불러들인 위기를 극복하는 해독제이자 치료제다. 동시에 이는 아이티의 끔찍한 지진부터 아프가니스탄의 폭력과 미얀마의 군부 독재에 이르기까지 세계 각지의 고통에 대한 구제책이기도 하다.

 

한국 교회의 헌신
유 대주교는 세계 최빈곤층을 지원하기 위해 ‘코로나19 백신 나눔 운동’이라는 인도적 지원 프로젝트를 시작한 대전교구 공동체의 헌신도 기억했다. 이 프로젝트는 당시 한국의 모든 교구에 도입됐다. 이번 프로젝트로 미화 500만 달러 이상이 모금됐으며 “교황님을 통하여 가난한 이들의 백신 접종에 사용”될 예정이다. 백신 나눔 운동은 성 김대건 신부의 희년을 맞아 믿음과 삶이 하나 되는 참 신앙인의 회심운동이 됐다. 국제연합의 유네스코는 성 김대건 신부의 삶을 온 인류가 기릴 수 있도록 성 김대건 신부를 ‘2021년 유네스코 세계 기념 인물’로 선정했으며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기념 후원 행사를 승인하기도 했다. 아울러 유 대주교는 70년 넘게 분단된 한반도의 남과 북이 서로 하루 빨리 화해하고 용서하며 살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도했다. 또한 교황이 북한을 방문해 새로운 한반도 평화를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와 형제애
유 대주교는 강론에서 2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젊은이, 곧 한국 최초의 사제가 된 김대건 안드레아 성인의 생애 주요 단계를 되짚었다. 성인은 상하이에서 사제품을 받고 고국으로 돌아가 사목활동을 하다가 1년도 채 되지 않아 체포됐으며, 1846년 9월 16일 새남터에서 용감하게 피로 신앙을 증언했다. 1984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서울 여의도 광장에서 다른 102명의 복자들과 함께 김대건 신부를 성인품에 올렸다. 아울러 유 대주교는 강론에서 지난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던 순간도 기억했다. 유 대주교는 성 김대건 신부의 삶이 여전히 우리가 따라야 할 길을 보여준다고 강조하며 강론을 마무리했다. “성 김대건 신부님은 하느님을 아버지로 모시며, 모든 이를 형제자매로 받아들였습니다.” 

 

원문 : https://www.vaticannews.va/ko/pope/news/2021-08/papa-francesco-messaggio-messa-200-anni-martire-coreano.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