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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교황 “아무도 의료 서비스에서 배제되지 않고, 차별·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싸웁시다”
   2023/02/16  11:4


이탈리아 희귀질환연맹 ‘우니아모’(Uniamo)의 아이들과 함께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Vatican Media)

 

프란치스코 교황이 2월 13일 이탈리아 희귀질환연맹 “우니아모”(Uniamo) 대표단의 예방을 받았다. 이날 교황 연설은 여러 차례 중단됐다. 교황이 연설하는 동안 어린이들과 환우들이 자유롭게 교황에게 다가와 애정을 표하고 교황도 그들에게 묵주를 선물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교황은 사전에 준비한 연설문을 내려놓고 이렇게 말했다. “아이들은 한계와 질병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가고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항상 있다는 것을 알아듣게 해줬습니다. 이것이 진정한 설교입니다.”


Salvatore Cernuzio / 번역 이창욱

 

프란치스코 교황이 “그 누구도 의료 서비스에서 배제되지 않고, 그 누구도 차별을 받거나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희귀질환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헌신적으로 옹호하고 보호하기 위해 “싸워야 한다”는 표현을 썼다. 교황은 2월 13일 교황청 사도궁 클레멘스 홀에서 이탈리아 희귀질환연맹 “우니아모”(Uniamo) 대표단의 예방을 받았다. 교황은 세계 희귀질환의 날(2월 28일)을 앞두고 삼종기도 이후 해당 단체에 인사를 전할 기회가 있었지만 이날 실제로 만나 희망과 고통을 나눌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우니아모’는 20년 이상 희귀질환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과 그 가족의 권리를 옹호하고 지키는 데 관여해 왔다. 150개 이상의 단체들이 있으며 계속 성장하고 있다. 


함께 나누는 것이 필요합니다
교황은 해당 단체명 ‘우니아모’(Uniamo)를 떠올리며 “경험을 합치고(uniamo), 힘을 합치고, 희망을 합치자”고 초대했다. 아울러 이 표현이 깊이 묵상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첫 번째 가치는 바로 나눔입니다. 처음에는 반드시 그래야 하지만, 나중에는 선택이 됩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자녀가 희귀질환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같은 경험을 한 다른 부모나 현재도 그런 경험을 하고 있는 다른 부모를 알아나가야 합니다. 반드시 그래야 합니다. (...)”

 

홀로 겪는 고통에서 벗어나려면
희귀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은 드물다. 따라서 교황은 “매일 그 질환을 마주하는 이들을 하나로 모으는 단체를 언급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들은 질환의 증상, 치료법, 치료센터 등을 잘 알고 있습니다. 처음에 이는 의무적인 여정입니다. 적 앞에서 맨몸으로 뛰어든다는 고통스러운 외로움에서 벗어나려면 반드시 가야 할 길입니다.”

 

어린이와 환우들을 안아준 교황
교황이 연설하는 동안 한 어린 소녀가 교황에게 다가와 선물을 건넸다. 교황은 말을 끊고 이렇게 말했다. “이리 오렴. 와, 멋지구나! 이 선물을 내게 주는 거니? 정말 착하구나. 최고야! 이것이 바로 어린이의 창의적인 순수함입니다. 아이들은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그대로 행동합니다.” 그런 다음 다른 소녀가 따라나왔다. 교황은 이내 어린 꼬마들에게 둘러싸였다. “너도 이리 오렴. 너도 오고, 착하구나. (...) 아이들에게 묵주 두 개를 줄 수 있겠네요. 흰색 묵주 두 개를 받아가렴.” 교황은 아이들에게 말한 뒤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연설보다 이런 게 낫지 않나요? 이것이 여러분의 연설입니다. 이런 자발적인 연설 말입니다. (...)” 이어 교황은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희귀질환으로 어려움을 겪는 성인들도 그 대열에 합류했다. 교황은 그들의 이름을 물었다. 저마다 ‘에마누엘레, 사무엘, 카를라, 다리오’라고 대답하자 묵주를 쥐어주며 어루만지고 축복했다. 어떤 여성은 교황에게 “아직 병에 대한 진단을 정확히 받지 못했다”며 “이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청했다. 

 

살아있는 설교
“이것이 오늘 우리를 위한 설교였습니다.” 이처럼 즉흥적인 장면을 마주한 교황은 감탄하며 다음과 같이 발언을 이어갔다. “그래서 저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살아있는 설교 다음에 제가 계속 말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고요.”

 

“때때로 우리는 해야 할 말, 온갖 아이디어를 준비하곤 합니다. 하지만 현실이 그런 아이디어보다 훨씬 더 유창하게 말합니다. 오늘 이 아이들이 진정한 연설을 했습니다. 모두 자연스럽게 다가왔고, 눈길을 끌려고 애쓰며, 미소를 짓고, 호기심을 보이며, 묵주를 받으려고 손을 내밀었습니다.”

 

교황은 미리 준비한 연설 원고를 연맹회장에게 건네며 이렇게 말했다. “이 원고는 제가 말씀드리려던 내용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우리에게 진정한 설교를 보여줬습니다. 아이들은 한계와 질병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가고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항상 있다는 것을 알아듣게 해줬습니다. 이것이 진정한 설교입니다.”

 

공동선을 위한 기여
사전에 준비한 연설문은 ‘우니아모’를 비롯해 “공동선에 결정적으로 이바지”할 수 있는 단체들의 “잠재력”을 언급했다. 곧, “국가 및 지역 내 의료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키는” 잠재력이다.

 

“좋은 정치는 특정 문제를 간과할 위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반드시 알아야 할 지식을 전해주고 관심을 기울일 수 있게 해주는 단체들의 기여에 달려 있습니다.”

 

교황은 이와 관련해 결정적인 점이 있다고 말했다. “희귀질환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 대한 동정을 구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좋은 정치가 아닙니다. 그 누구도 의료 서비스에서 배제되지 않고, 그 누구도 차별을 받지 않으며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싸우는 문제입니다.” 

 

장벽을 넘어서기
교황은 ‘우니아모’와 같은 단체가 “주변화될 위험이 매우 크다”면서도, 고유한 경험을 통해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차원”에서 “중요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여러분과 같은 단체는 국가 및 상업적 장벽을 넘어 과학연구 결과를 나누라고 압력을 가함으로써 오늘날 매우 멀게만 보이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홀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이들에게 목소리를 내도록 하기
교황은 물론 “자신의 문제에 직면하는 것이 이미 어려운 상황에서 모든 이를 위해 헌신하는 것은 어렵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바로 여기에 연맹과 단체의 힘이 있다. “혼자서는 목소리를 낼 수 없는 많은 사람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하거나 무엇이 필요한지 말하게 해야 합니다.” 교황은 이런 의미에서 “의사결정과정의 초기 단계부터 환우 당사자를 대표로 참여시키고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관과 관련해 다양한 수준에서 다음과 같은 것을 요구하고 또 알려주도록 하십시오. 곧, 정보를 알려주고, 연락처를 공유하십시오. 무엇보다도 사람, 봉사정신과 시민의식으로 투철하며 공동선을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려주십시오.”

 

원문 : https://www.vaticannews.va/ko/pope/news/2023-02/papa-francesco-malattie-rare-associazione-uniamo.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