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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약목공동체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순 제3주일 다해 약목성당)
   2013/03/12  10:37

사순 제3주일 다해

 

2013 03 03 약목성당

 

 찬미예수님!
 제가 한 4년 전에 견진성사를 집전하기 위해 약목성당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오늘 제가 왜 약목본당을 방문했는지 잘 모르시지요?
 지난 1월 27일에 새로운 교육관 봉헌식이 있었지요? 옛날 교육관은 왜관본당 약목공소로 있었던 시절부터 있었던 공소건물로서 53년이 되었고 또 옛날 사제관은 40년이 되었던 건물이었는데 이번에 사제관과 교육관을 합쳐서 새로운 교육관을 지어서 봉헌하였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올해 약목본당 40주년을 맞이하여 새로운 교육관을 건립하고 본당을 새로 단장한 것은 참으로 잘 한 일이고 시기적절하였다고 하겠습니다.
 지난 1월에 있었던 새 교육관 봉헌식에 제가 참석하지 못 했었는데 대신 김태규 요셉 신부님께서 책을 한 권 주시고 가셨습니다. 그 책 제목이 <행복합니다. 이제와 항상>인데 소제목으로 ‘약목공동체의 특별한 365일의 여정’이라는 말이 붙어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그 책은 새로운 교육관을 짓기 위해서 약목본당 공동체가 지난 일 년 동안 펼쳐온 모든 일들을 기록한 책이었습니다. 그 책을 읽고 너무 감동스러워서 지난 365일의 여정 중에 많은 고생을 하신 본당 신부님과 본당 교우분들을 격려하고 감사드리기 위해 오늘 제가 방문한 것입니다. 
 
 참으로 대단하십니다. 이것은 주님의 은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또한 그것은 김태규 요셉 신부님의 열정과 본당 교우들의 일치와 희생이 있었기에, 그리고 많은 은인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 생각합니다. 청국장을 8톤이나 만들어서 서울로 부산으로 대구로 김천으로 구미로 꼭두새벽부터 다니면서 신부님은 미사와 강론을 하여 건축헌금을 받고 신자들은 마당에서 청국장을 팔았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다들 불가능하게만 보였던 그 숙원사업을 단 일 년 만에 이룬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행복합니다. 이제와 항상>이라는 책에 실린 어느 자매님의 글 일부를 한 번 읽어보겠습니다.
 “오늘은 김천 평화성당에 가는 날이다. 팔자에도 없는 청국장 장사가 웬 말인가. 하기야 칠순을 바라보는 목자께서 ‘나를 따르라!’며 깃발을 잡으셨는데 양들이 순순히 따르지 않을 수 있으랴. 이왕 내친 일, 좀 더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목표였다.”
 김신부님의 연세가 벌써 그렇게 됩니까?
 그렇다면 신부님이 연세도 많으신데 그 열정이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신자들을 사랑하고 교회를 사랑하고 하느님을 사랑하는 그 마음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한 5년 전에 5.8장학회 30주년 기념미사를 드린 적이 있는데 그 장학회를 김신부님과 몇몇 뜻있는 사람들이 35년 전에 만들어서 지금까지 수많은 나치유자의 자녀들과 소년소녀 가장 등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시는 것을 보고 김신부님의 진면목을 새롭게 볼 수가 있었습니다.
 다시 한 번 김태규 요셉신부님과 여러 신자분들과 은인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주님의 축복을 빕니다.

 오늘 복음말씀(루카 13,1-9)의 주제는 회개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회개의 급박함을 알리는 두 개의 사건을 말씀하시고 난 뒤에 열매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의 비유를 말씀하십니다. 과수원지기가 삼 년 동안 열심히 무화과나무를 가꾸었지만 아무 열매도 달리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과수원 주인이 나무를 잘라버리려고 합니다. 쓸데없이 땅만 썩힐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주인으로서는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과수원지기가 주인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주인님, 이 나무를 올해만 그냥 두시지요. 그동안에 제가 그 둘레를 파서 거름을 주겠습니다. 그러면 내년에는 열매를 맺겠지요. 만일 그때 가서도 열매를 맺지 못하면 잘라 버리십시오."
 과연 그 무화과나무가 그 다음 해에 열매를 맺었을까요? 열매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는 하느님을 제대로 믿지도 않고 열심히 살지도 않는 사람들을 뜻하는 것입니다. 그동안 하느님께서 무수히 많은 은총과 회개의 기회를 주시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그냥 흘러 보내고 맙니다. 결국 열매를 맺지 못하는 나무는 잘려나가고 불에 태워질 것입니다.

 마귀 세 마리가 훈련을 마치고 세상에 파견되기 직전에 마귀두목 앞에서 시험을 보았다고 합니다. 시험문제는 이것이었습니다.
"너는 어떤 방법으로 세상 사람들을 유혹하여 지옥으로 데려오겠느냐?"
 첫 번째 마귀가 대답했습니다. "저는 세상에 나가서 하느님이 계시지 않는다고 유혹하겠습니다."
 그러자 마귀두목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는 불합격! 세상 사람들은 하느님이 계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사람이 깜짝 놀랐을 때 '아이고, 하느님!' 하지 않느냐? 특히 대한민국 사람들은 애국가를 부를 때마다 '하느님이 보우하사' 라고 노래하지 않느냐?"
 두 번째 마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저는 세상 사람들에게 지옥은 없다고 유혹하겠습니다."
 그러자 마귀두목이 또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도 불합격! 세상 사람들은 천당과 지옥이 있다는 것을 확실히 믿고 있다. 착한 사람들을 위해 천당이 있다면, 악한 사람들을 위해 지옥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단 말이다."
 그 때 세 번째 마귀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세상에 나가, 사람들에게 천국에 가는 것은 좋은데 서두를 필요가 조금도 없다고, 그래서 천천히 믿어라고  유혹하겠습니다."
 그러자 마귀두목이 박수를 치면서 칭찬하였습니다. "좋아, 좋아! 아주 훌륭해! 자, 가거라. 너는 그 방법으로 무수히 많은 사람들을 지옥으로 데려올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세 번째 마귀가 이 세상에 와서 수많은 사람들을 지옥으로 데려가고 있다고 합니다. 무슨 작전으로? 지연작전이지요. 하느님도 천천히 믿고 회개도 천천히 하고. 마귀의 이 작전에 수많은 사람들이 걸려들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이 세 번째 마귀의 작전에 걸려들지 말기를 바랍니다. 회개는 미루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사순절은 회개의 시기입니다. 진정으로 회개하는 은총의 사순절이 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약목본당 교육관 건립을 위한 기도문 끝부분을 봉독함으로써 강론의 마무리를 짓고자 합니다.

“새 교육관에서는 주님이 주신 사명을 알아가는
배움터가 되게 하시고
새 사제관에서는 목자적인 일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
공간이 되게 하소서.
그리하여
나눔이 풍성하고 기쁨이 충만한 성전에서
주님의 참 사랑을 소리 높여 전하며
행복합니다, 주님의 집에 사는 이들(시편 84,5)
하고 외치는 약목본당 공동체가 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