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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다문화 시대의 새계명 (제99차 세계 이민의 날 기념 다문화 축제 미사)
   2013/05/03  11:18

제99차 세계 이민의 날 기념 다문화 축제 미사


2013 04 28 오후 3시 계산 주교좌성당


 찬미예수님! 

 오늘 우리는 제99차 세계 이민의 날을 맞이하여 이곳 주교좌계산성당에서 국제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2년 전 5월에는 대구대교구 설정 100주년을 맞이하여 교구청 내에 있는 성모당에서 다문화 축제 미사를 봉헌하였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작년에는 오늘과 같이 가톨릭근로자회관에서 출발하여 이곳 계산성당에까지 퍼레이드가 있었고 미사가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작년에는 제가 다른 일로 참석을 못 하였습니다.

오늘 퍼레이드는 잘 하였습니까?

 

 이곳은 대구의 최초의 성당이며 주교좌계산성당입니다. 이 성당의 초대주임은 김보록 로베르 신부님으로서 파리외방전교회 소속 선교사 신부님이십니다. 그분은 34년 간 이 본당에서 사목하시고 돌아가셨는데 남산동 교구청 안에 있는 성직자묘지에 묻혀 계십니다. 

 그리고 우리 교구 100년의 역사에 있어서 열 분의 교구장 주교님들이 계시는데 그 중에 초대 주교님과 두 번째 주교님이 프랑스 분이었고 세 번째 주교님이 일본 분이십니다. 그분들은 주님의 복음을 전하기 위해 우리나라에 오셨던 분들이지만 한국에서 돌아가실 때까지 사셨으니까 한편으로 보면 이주민이라고 할 수 있다.

 이스라엘 역사는 아브라함과 그 가족들이 이주해 옴으로써 시작됩니다. 그리고 어려울 때 이집트에 가서 몇 백 년을 살다가 돌아오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세우신 초대교회는 사도들과 신자들이 소아시아와 로마 등지로 이주해 감으로써 온 세계로 뻗어나갔던 것입니다. 이렇게 볼 때 교회는 이주민들로 인해서 발전하고 성장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교회는 성경 말씀대로 외국인 이주민들과 나그네를 잘 대해주려고 하는 것입니다. 

 교황님께서는 오늘 제99차 세계 이민의 날을 맞이하여 ‘믿음과 희망의 순례인 이주’라는 담화에서 말씀하시기를, ‘모든 이민은 어떤 상황에서든 누구에게나 존중받아야 할 기본권을 가진다.’고 하셨습니다. 

 

 지금 여기 모인 우리 모두는 그야말로 다문화 가족입니다. 한국사람, 중국사람, 필리핀 사람, 베트남 사람, 동티모르 사람, 미국 사람까지 여러 민족이 섞여있습니다. 이미 이 지구촌은 이렇게 다문화 형태로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대한민국도 점점 다문화 사회가 되어가는 것입니다. 이것은 글로벌 시대에 있어서 어쩔 수 없는 추세입니다. 

 이렇게 다문화 사회에서 우리가 살아가면서 어떻게 하면 모두가 행복하고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그것은 서로가 상대방을 인정하고 존중하고 사랑해야 하는 것입니다. 

 먼저 상대를 인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기와 다른 것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민족이 다르고 말이 다르고 피부색이 다르고 종교와 문화가 다르더라도 그대로 인정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존중하는 것입니다. 자기보다는 상대방을 먼저 존중하고 배려해주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이웃사랑인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요한 13, 34-35)

 사랑하라는 것이 바로 예수님께서 우리들에게 주시는 새 계명인 것입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서로 사랑한다면 더 이상 어떤 다툼도 폭력도 전쟁도 없을 것이며 이 땅에 하느님 나라가 완성될 것입니다. 그 주역이 바로 여러분들이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