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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돈부터 말린 선장 (눈먼 자들의 도시)
   2014/04/23  9:40

 주: 세월호 선장이 승객들의 탈출을 제대로 돕지않고 자신이 제일 먼저 탈출하여 병원에서 젖은 돈을 말리고 있었다는 충격적인 뉴스를 접하고 노후한 여객선, 과적화물, 항해미숙 등....의 세월호 침몰의 여러 원인들이 결국 우리 사회가 '돈에 눈이 먼 사회호'로서 지금 침몰중인 것을 깨달으면서 지난 2008년에 쓴 글을 다시 올려봅니다...

 

 

                      돈에 눈이 먼 사람들


  십자가를 안테나로!

  80년대 초, 아마추어무선(HAM) 교신을 하다가 우연히 HL2AWO 김광석씨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늘 세련된 교신매너를 구사하던 그는 놀랍게도 연세대 대학원을 다니다 포도막염으로 중도실명한 시각장애자였고 서울 남산동에 있는 가톨릭 맹인도서관 관장으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대학생이었던 저는 수업이 없는 날을 이용해 상경하여 그가 일하는 맹인도서관을 방문하여 견학도 하고 그 다음날 학교에 수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일 대구에 내려오지 않고 안양에 있는 그의 집에 따라가 같이 자면서 이런저런 인생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몇 년 후 어느 날 , 그가 저에게 보안이 비교적 잘 유지된다는 유선전화로 조심스럽게 부탁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마추어무선 교신중인 김광석씨)

 

          

  “저도 예외없이 맹인학교에서 안마를 배워야하는 데, 그것이 너무나 쑥스럽고 또 자존심이 상하더군요. 혹시 안마교육 첫날 수업만이라도 저와 동행을 해줄 수 있는지요?”

  물론 저는 “Roger, OK!"라고 응답했으며 흔쾌히 그와 동행을 했었고 영광스럽게도 그의 첫 안마 실습대상자가 되기도 했었답니다.


  최근 시각장애인만 안마사로 인정하고 있는 현행 의료법에 대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가 합헌 결정을 내린 것과 관련해 한국수기마사지사협회(이하 협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고 합니다. 이 협회는 지난 10월 30일, 성명을 내고 "우리나라와 전세계의 수기·마사지업의 현실을 외면한 것에 대해 비통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며 "이번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헌법학의 일반 법리에 어긋하고, 일부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의 협박에 가까운 극단행동 앞에 무릎을 꿇은 것이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그런데 헌재의 이번 합헌 판정에도 불구하고 “헌법재판소가 시각장애자들의 생존권만 존중했지 정안인들의 직업의 자유를 무시했다”고 비판하고 있는 이 협회는 지금 한국에서 안마치료가 유흥가에서 스포츠마사지라는 미명아래 성매매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것과 또 헌재가 국민의 기본권 이외에도 시각장애자의 생존권 즉 약자 우선 보호의 의무를 다하고 있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그리고 이외에도 최근 경제적으로 어려운 농민들, 서민들을 위한다는 소위 쌀 직불금, 유가 환급금 등이 오히려 고소득자, 공직자들의 호주머니로 들어가고 있는 것은 국민의 혈세를 ‘눈먼 돈’이라고 생각하는 이른바 ‘돈에 눈이 먼 자들의 이기적이고 사기적인 범죄’가 아닐까요? 아무튼 더 이상 이 땅의 불쌍한 시각장애자들이 삶을 비관하여 한강에 뛰어들고 또 가난한 소작농민들이 지주를 원망하며 농약을 마시고 자살하는 일이 없도록 우리 사회가 ‘집단 눈먼 사회’에서 탈피하여 진정 ‘두 눈뜬 사회’가 되기를 촉구하며 영화 ‘눈먼 자들의 도시’를 소개합니다. 가브리엘통신

 

 

 

                       <영화 ‘눈먼 자들의 도시’>


  평범한 어느 날 오후, 앞이 보이지 않는 한 남자가 차도 한 가운데에서 차를 세운다. 이후 그를 집에 데려다 준 남자도, 그를 간호한 아내도, 남자가 치료받기 위해 들른 병원의 환자들도, 그를 치료한 안과 의사도 모두 눈이 멀어버린다. 그들은 시야가 뿌옇게 흐려져 앞이 한 치도 보이지 않는 정체불명의 이상현상을 겪는다. 이렇게 눈먼 자들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자 정부는 그들을 특별병동에 격리수용하기로 하고, 앞을 못 보는 자들이 모두 한 장소에 집결시킨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들 가운데 오직 눈먼 남편을 지키기 보호하기 위해 일부러 눈먼 자처럼 행동하며 합류한 앞을 볼 수 있는 유일한 한 여인(줄리안 무어 분)이 있다. 그녀는 그 특별병동의 눈먼 사람들이 처음과는 달리 차츰 탐욕과 본능대로 살아가며 또 그곳이 점점 생지옥이 되어버리자 그 충격의 현장들을 매일 직접 목격하는 큰 고통과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말씀에 접지하기; 요한 9, 39-41>

 

                      (마르코니 문화영성 연구소; http://cafe.daum.net/ds0y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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