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 절대로 안 나올 식당

  십자가를 안테나로!

  한번은 요양원의 보호자들과 함께 모처럼 승용차를 타고 대구 근교의 한 식당에 가다가 길에서 아래와 같은 아주 재미있는 광고성 플래카드를 보았습니다.

  “저희는 'TV에 절대로 안 나올 식당'이니 안심하고 들어오십시오!”

  저는 차안의 일행들에게 “왜 저런 광고를 붙였을까요? 보통은 'TV에 나온 집'이라고 많이들 자랑을 하는데 말입니다...” 그러자 일행 중 한 분이 씨익 웃으시면서 이런 충격적인 대답을 하셨습니다.

  “소장님은 그것도 모르세요? 요즘 TV에 유명 맛집으로 소개가 되려면 광고비로 적어도 천 만원 정도가 든대요... 그래서 손님들은 오히려 TV에 안 나오는 식당을 찾는답니다...”

  최근 TV의 맛집 프로그램 출연을 미끼로 식당 업주들로부터 수억 원을 받아 가로챈 케이블방송 외주제작업체 대표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고 합니다. 서울경찰청 경제범죄 특별수사대는 지난 해 5월부터 올해 8월까지 수도권 약 500여개의 식당주인들에게 “모교에 책을 기부하면 TV 맛집 프로그램에 출연할 수 있다”고 속여 그들로부터 약 9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로 케이블 방송 외주제작업체 대표 김모(32)씨를 구속했다며 또 이런 김씨로부터 “섭외한 식당을 TV 맛집 소개 프로그램에 참여시켜 주겠다”며 약 5천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배임수재)로 모 케이블방송사 전 편성국장 임모(43)씨와 편성팀장 홍모(40)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합니다. 근데 김모씨는 식당주인들과의 약속과는 달리 그들이 모교에 기부한 금액의 약 10% 되는 돈만으로 그것도 아주 싸구려 중고서적을 기부하여 식당주인들을 더욱 화나게 했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유명 맛집들은 방송을 이용하거나 요란한 플래카드나 간판을 안 달아도 전국에서 음식 맛을 알고 그 집을 찾아온다고 하는데 수천만 원의 광고비를 들여 방송에 나온 사이비 맛집들은 그 광고비를 뽑으려고 싸구려 식자재에, 수입소고기를 한우소고기라고 속이지 않을까요? 아무튼 더 이상 'TV에 절대로 안 나올 식당‘이란 플래카드가 늘어나지 않길 바라면서 우리나라 방송사들의 이른바 사기성 맛집장사를 고발한 영화 ’트루맛쇼‘(the true taste show)를 소개합니다.

                       <영화 ‘트루맛 쇼’>

  대한민국 방송에서 맛은 맛이 갔다. 아니 방송이 맛이 갔다. 시청자가 뭘 보든 소비자가 뭘 먹든 아무 상관없다. 우리에게 영화 <트루먼 쇼>와 같은 모든 것이 기획되고 조작되는 이른바 ‘트루맛쇼’를 강요하는 빅브라더는 과연 누구인가?

  2010년 발표된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엔 하루 515개의 식당이 창업하고 474개가 폐업하는 서바이벌 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살벌한 정글에서 생존하기 위한 식당들의 처절한 투쟁에 맛의 순수함은 사라져버렸고 미디어와 식당의 부적절한 관계가 시작됐다. 2010년 3월 셋째 주 지상파 TV에 나온 식당은 177개. 1년으로 환산하면 무려 9, 229개다. 이 가운데서 이른바 협찬의 탈을 쓴, 사실상의 뇌물을 주고 TV에 출연한 식당은 몇 개나 될까? 대박 식당을 위한 미디어 활용법 실험을 위해 영화 제작진이 직접 식당을 차렸다. 식당 이름은 ‘맛’, 영어로 ‘Taste'다. ’맛‘의 인테리어 콘셉트는 딱 하나다, 몰래 카메라 친화적 인테리어! 모든 거울 뒤엔 카메라가 숨어있고 식당 구석구석까지 CCTV로 촬영된다. 식당 ’맛‘은 실제 영업을 하는 다큐멘터리 촬영세트이다. 이 평범한 식당을 이른바 ’방송사 추천 맛집‘으로 변신시키는 돈의 마술은 과연 가능할 것인가?

                                                                 (자료출처: 무비스트)

                <말씀에 접지하기; 마태 6, 25>

   (마르코니 문화영성 연구소 ; http://cafe.daum.net/ds0y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