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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영애 소학교와 주식회사 (책상 서랍속의 동화)
   2013/05/09  14:38

: 이번 금요일(5/10) 밤 12시, KBS-1TV 명화극장에서  중국영화 '책상 서랍속의 동화'를 방영한다고 하기에 지난 2006년에 쓴 글을 다시 올려봅니다.^^*


                   이영애 소학교와 주식회사


  십자가를 안테나로!

  얼마 전에 뉴보텍의 한승희 대표가 일간신문 1면에 사과문 게재와 함께 서울 서초구 뉴보텍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6개월 동안 추진했던 엔터테인먼트 사업진출 과정에서 의사소통 오해가 있었다며 이른바 ‘이영애 주식회사’건에 대해 공식사과를 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 기자회견에서 한 대표는 "지난 6개월간 엔터테인먼트 사업 진출을 준비하던 중 한류스타 이영애의 영입을 추천 받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했지만 서로간의 오해가 있어 물의를 일으켰다. 뉴보텍 주주와 관련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베를린 국제 영화제 심사의원으로 출국하려던 이영애씨는 법무법인 백상을 통해 이날 오후 허위사실 적시에 대한 명예훼손과 증권거래법상의 허위공시 및 주가조작 혐의로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신문에서 ‘중국의 어느 소학교가 학교 이름을 이영애 소학교로 개명을 했다’는 기사가 있어 저는 위에서 언급한 뉴보텍처럼 중국사람들이 한류스타 이영애씨의 유명세를 이용하려는 얄팍한 상술(?)이 아닌가 싶어 그냥 무심코 지나치려다 자세히 읽어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드라마 ‘대장금’의 중국방영을 통해 13억 중국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이영애씨가 그동안 중국 CF 촬영등에서 번 수익금을 형편이 어려운 중국의 여러 소학교에 장학금으로 기부하였고 그중 최근 그녀로부터 5만 불을 받은 어느 소학교가 이영애씨에게 감사의 뜻으로 학교이름을 ‘이영애 소학교’라고 개명한 것이라고 합니다.


   아무튼 한류스타 이영애씨의 선행으로 그동안 외국인들에게 무척 배타적이라는 중국사람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소학교 이름을 ‘이영애 소학교’라 개명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한편 '이영애씨의 유명세를 이용하여 ‘이영애 주식회사’를 만든다고 사기를 친 뉴보텍처럼 우리 공동체도 ‘예수님 소학교’라기보다는 ‘예수님 주식회사’로 전락하지 않았나?'하고 반성해봅니다. 예수님이 보여주신 사랑과 나눔의 실천보다 명예와 수익만 따진다면 말입니다. 참고로 김기철님의 신문칼럼과 영화 ‘책상 서랍속의 동화’를 소개합니다. 가브리엘통신


                       <이영애 小학교 / 김기철>


  중국 장이머우(張藝謀) 감독이 베니스영화제 대상을 받은 ‘책상 서랍 속의 동화’(1999년)에선 시골 초등학교 임시교사가 된 열세 살 소녀가 주인공이다. 집안 일로 한 달간 학교를 비우는 선생님이 소녀에게 넘겨준 것은 분필 26개뿐이다. 헛간처럼 당장 무너질 듯한 흙벽과 어둠침침한 교실, 칠이 다 벗겨진 흑판. 카메라는 중국 시골의 학교 사정을 있는 그대로 담는다. 그런 속에서도 어린이들은 초롱초롱한 눈으로 공부를 열망한다.


  중국은 돈이 없어 학교를 떠난 청소년들이 교실로 돌아오도록 돕는 ‘희망공정(希望工程)’을 1989년부터 벌이고 있다. 서부 내륙 같은 벽지에 ‘희망소학교’라는 이름의 학교를 짓고 학비를 대주는 이 운동으로 250만 명이 학업을 계속하게 됐다고 한다. 삼성과 LG, 동양제과 같은 우리 기업들도 ‘희망공정’에 참여하면서 현지에서 좋은 평판을 얻고 있다.


  항저우(杭州) 인근 호수를 3시간 배를 타고 건넌 뒤 다시 30분을 차로 가는 외진 곳에 치바오(七堡) 소학교가 있다. 지난 주말 한류(韓流) 스타 이영애가 이 학교를 찾자 어린이들은 사극 ‘대장금’ 주제가를 합창하며 맞았다. 이영애에게 5만 달러를 기부받은 이 학교는 교명을 ‘이영애 소학교’로 바꿔 달았다. 187명이 다니는 학교는 건물이 낡아 폐교될 처지였다가 이영애의 도움으로 되살아났다. 그녀는 다른 두 곳에서도 초등학교 설립 후원금과 청소년 학자금으로 7000만원을 전했다.


  중국 위성TV가 작년에 ‘대장금’을 방영하면서 이영애는 13억 중국인의 안방 스타가 됐다. 후진타오 주석과 우방궈 전인대(全人大) 상무위원장까지 팬을 자처한다. 김치와 불고기가 중국인의 인기 메뉴가 되고, 신부들이 앞다퉈 ‘장금이 드레스’를 입고 결혼 사진을 찍는다. 이영애의 기부금은 중국 CF 출연료와 자선행사 수익금이라고 한다. 중국인이 그녀에게 기울여준 애정을 중국 어린이에 대한 사랑으로 되갚은 것이다.


  ‘대장금’이 일으킨 한류 바람이 워낙 거셌던지 중국 정부와 언론에선 한국 드라마 수입 심사를 강화하고 방송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류 드라마와 가요가 넘치면서 자기네 호주머니만 털어 간다는 경계심도 크다. ‘이영애 소학교’라고 써 붙인 교문을 드나들며 어린이들은 이영애, 그리고 한국과 맺은 따뜻한 인연을 매일 떠올릴 것이다. 현지인의 마음을 얻지 않고는 한류도 살아남을 수 없다. ‘친절한 영애씨’는 역시 뭔가 다르다.    (김기철 논설위원 / 조선일보)


                      <영화 '책상 서랍 속의 동화'>


  "너희들 중 한 사람도 없어져선 안된다...! "

  가오 선생님은 떠나시면서 그렇게 내게 신신당부 하셨다. 가오 선생님은 슈쿠안 초등학교의 선생님인데 아픈 어머니를 돌보러 한 달간 학교를 떠나셔야 했다. 마을의 촌장님은 가오 선생님의 대리 선생으로 나를 추천하셨다. 하지만 선생님은 내가 겨우 13살밖에 안됐고 초등학교밖에 안나왔다는 걸 아시고는 촌장님한테 당장 따지셨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이 마을에는 선생님을 할 사람이 없는걸... 가오선생님은 나한테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냐?’고 물으셨다. 난 즉석에서 당의 노래와 율동을 했는데 중간에 그만 까먹고 말았다. 황당해 하시는 선생님. 선생님은 당의 노래를 다 외워서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또 분필 스물 여섯 개를 주면서 아껴쓰라고 하셨다. 이렇게 급한 대로 난 한 달 동안만 대리선생이 됐다.


   원래 가오 선생님 반에는 40명의 학생이 있었는데 하나둘씩 도시로 떠나면서 학생 수가 28명으로 줄어들었다. 선생님은 내게 한 사람의 학생이라도 줄어들어선 안되며 그 약속을 지켜줄 경우엔 10옌을 더 주겠다고 말씀하셨다. 난 성실하게 매일매일 출석부를 부르고 교과서 내용도 열심히 칠판에 적어 받아쓰게 했다. 나한테 중요한건 ‘뭘 가르치냐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한 명이라도 없어지지 않게 할까’였다. 그래서 난 칠판에 공부할 내용을 쓰고 나서 교실 문밖에서 감시를 했다. 근데 10살된 장휘거가 늘 말썽이다. 분필을 부러뜨리고 다른 아이들을 못살게 군다. 심지어 대리선생인 나한테까지 개긴다. 그러다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장휘거가 없어진 것이다. 알아보니 장휘거네 집이 너무 가난해서 도시로 돈벌러 갔다고 했다. 그때 가오 선생님의 말이 떠올랐다.

  '이 학생들은 한 명도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존재다. 절대 줄어들어선 안돼!'

  할 수 없이 난 장휘거를 찾아 도시에 가기로 결심한다...


               <말씀에 접지하기; 요한 13, 14>


    (마르코니 문화영성 연구소;   http://cafe.daum.net/ds0y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