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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스님, 불 들어갑니다! (네 번)
   2012/01/08  21:34

 

                                  스님, 불 들어갑니다!

 

  십자가를 안테나로!
  지난 1월 2일 입적한 불교 조계종 전 총무원장인 지관스님의 영결식과 다비식이 가톨릭의 주님 공현 대축일(주: 동방박사가 별빛을 보고 아기 예수님을 찾아가 경배한 날)인 이번 주일(1월 8일) 합천 해인사에서 엄수되었습니다. 소한의 추운 날씨인데도 불구하고 각계각층의 인사와 불교신자 약 7천여 명이 참석한 이날 영결식은 네 번의 조종을 울리며 시작되었으며 삼귀의, 영결법요, 해인사 주지 선각스님의 행장소개, 총무원장 자승스님의 영결사, 추도사의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저는 불교방송에서 재방송으로 보여준 이날의 다비식 중에서, “스님, 불 들어갑니다!” 라는 장면을 슬픈 눈으로 지켜보다가 갑자기 고 민요셉 신부님이 생전에 성당 인근 사찰에서 석탄절 초청설법을 하다가 갑자기 정전이 되는 일을 겪자 신도들에게 “여러분, 방금 불이 나갔다가 불이 들어왔지요? 저는 이 불을 부처님이라고 생각하고 여러분에게 이렇게 바꿔 말씀드리겠습니다. 부처님이 여러분에게서 잠시 나가셨다가 다시 들어오셨는데 환하고 정말 좋지요? 그리고 부처님이 안 계시는 동안은 정말 깜깜했지요?...”라고 재미있게 말씀하셨다는 일이 갑자기 생각나 오히려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불교신자 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들이 사랑하고 존경하는 지관스님이 불꽃 안에서 산화가 되어 그냥 없어진다고 생각하면 참으로 슬픈 일이지만 그분이 우리 마음과 사회를 지피는 사랑의 불꽃으로 되살아나 점점 차갑고 식어가고 있는 우리 마음과 우리 사회를 훈훈하게 지펴준다면, 지금의 “스님, 불 들어갑니다!”라는 비통의 말이 오히려 “스님의 불이 들어갑니다!”라는 희망의 말이 되지 않을까요? 아무튼 지난 2일 입적하신 지관스님이 부디 극락왕생하시길 간절히 기원하면서 잠시 윤회를 생각할 수 있는 유럽영화 ‘네 번’을 소개합니다. 가브리엘통신

 

                                     <영화 ‘네 번’>

 

  <늙은 목자>
    이탈리아 최남단 칼라브리아의 높은 산악지대에 위치한 한 시골마을, 이 곳엔 염소를 방목하는 한 늙은 목자가 가끔 용달차로 배달해오는 숯을 태우며 외롭게 살고 있다. 이미 오래 전 대부분의 마을사람이 떠나 더욱 황량해진 마을에서 염소를 키우는 그는 천식이라는 중병이 들자, 성당바닥에서 모은 먼지가 자신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약이라고 믿고 매일 자신이 직접 짠 신선한 염소젖과 더러운(?) 성당바닥먼지를 맞교환하여 그 먼지를 물에 타 마시며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아기염소>
    그런데 성당먼지를 구할 수 없던 어느 밤, 그는 염소들을 남기고 안타깝게도 죽는다. 그리고 그때 흰 아기염소가 태어난다. 불안정한 홀로서기를 하는 새끼염소는 마침내 풀을 먹기 위해 다른 염소들과 함께 들판으로 나섰다가 구덩이를 만나 뛰어넘지 못해 결국 길을 잃고 전나무 밑에서 깊이 잠든다.

 

   <전나무>
   그러던 어느 날 조용한 시골 마을에 사람들이 모여든다. 해마나 열리는 축제 때문인데 마을사람들은 아기염소가 깊이 잠들어있던 그 장소에 서있는 엄청난 크기의 전나무를 잘라내어 마을축제에 사용한다.

 

  <숯>
   마침내 마을축제가 끝나자 전나무는 숯장수에게 팔려간다. 며칠간 뜨거운 불가마에서 타던 전나무는 숯이 되며 다시 염소가 있는 시골마을에 팔려간다...

 

                            <말씀에 접지하기; 1코린 13, 13>

 

              (마르코니 문화영성 연구소;  http://cafe.daum.net/ds0y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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