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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모님을 사랑해야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 있다(연중제 30주일)
   2013/10/29  16:48

부모님을 사랑해야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 있다(연중 제30주일)

루카복음 18,9-14

 

 

일본의 명문대학인 도쿄대학을 졸업한 청년이 한 회사에 이력서를 냈다. 사장이 면접 자리에서 뜻밖의 것을 질문했다. “부모님을 목욕시켜드리거나 닦아드린 적이 있습니까?” 청년은 정직하게 대답했다. “한 번도 없습니다.” “그러면, 부모님의 등을 긁어드린 적은 있나요?” 청년은 잠시 생각했다. “, 제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어머니의 등을 긁어드리면 용돈을 주셨죠.” 청년은 불합격이 되지 않을까 걱정했다. 사장은 청년의 마음을 읽은 듯 실망하지 말고 희망을 가지세요.” 하고 위로했다. 면접시험이 끝나 청년이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하자 사장이 이렇게 말했다. “내일 이 시간에 다시 오세요. 하지만 한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부모님을 닦아드린 적이 없다고 했죠? 내일 여기 오기 전에 꼭 한 번 닦아드렸으면 좋겠네요. 할 수 있겠어요?” 청년은 꼭 그러겠다고 대답했다.

 

 

아버지는 그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돼 돌아가셨고 어머니가 품을 팔아 그의 학비를 댔다. 어머니의 바람대로 그는 도쿄의 명문대학에 합격했다. 어머니는 한 번도 힘들다는 말을 하지 않고 그 많은 등록금을 감당해주셨다. 이제 그가 돈을 벌어 몸이 약하신 어머니를 편하게 모셔야 했다. 청년은 곰곰이 생각했다. “어머니는 하루 종일 밖에서 일하시니까 틀림없이 발이 가장 더러 울 거야. 그러니 발을 닦아드리는 게 좋겠다.” 집에 돌아온 어머니는 아들이 발을 씻겨드리겠다.”고 하자, “발은 왜? 마음은 고맙지만 내가 닦으마.” 어머니는 한사코 발을 내밀지 않았다. 청년은 어쩔 수 없이 어머니 발을 닦아드려야 하는 이유를 말씀드렸다. “어머니, 오늘 면접시험을 봤는데, 사장님이 어머니를 씻겨드리고 다시 오라고 했어요.” 그러자 어머니의 태도가 금방 바뀌었다. 어머니는 세숫대야에 발을 담갔다. 청년은 오른손으로 조심스레 어머니의 발등을 잡았다. 태어나 처음으로 가까이서 살펴보는 어머니의 발이었다. 앙상한 발등이 나무껍질처럼 느껴졌다. “어머니, 그동안 저를 키우시느라 고생이 많으셨죠? 이제 제가 어머니를 편히 모실께요.” “아니다. 고생은 무슨 고생. 네가 이렇게 잘 커주니 그저 고마울 따름이란다. 내가 오히려 너에게 고맙다고 하고 싶구나.” “오늘 면접을 본 회사가 유명한 곳이거든요. 제가 취직이 되면 더 이상 고된 일은 하지 마시고 집에서 편히 쉬세요.” 어머니의 발바닥이 손에 닿았다. 그 순간 청년은 숨이 멎을 것 같아 말문이 막혔다. 어머니의 발바닥은 시멘트처럼 딱딱하게 굳어 있었던 것이다. 도저히 사람의 피부라고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어머니는 아들이 자기 발바닥을 닦는지조차 느끼지 못하시는 것 같았다. 발바닥의 굳은살 때문에 아무런 감각도 없었던 것이다. 청년의 손이 가늘게 떨렸다. 그는 울음을 참으려고 이를 악물었다. 새어나오는 울음을 간신히 삼키고 또 삼켰다. 그러나 어깨가 들썩이는 것은 어찌할 수 없었다. 한쪽 어깨에 어머니의 부드러운 손길이 느껴졌다. 청년은 어머니의 발을 끌어안고 목을 놓아 구슬프게 울었다. 이튿날 청년은 사장에게 말했다. “어머니가 저 때문에 얼마나 고생하셨는지 이제야 알았습니다. 사장님은 학교에서 배우지 못했던 것을 깨닫게 해주셨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사장님이 깨닫게 해주지 않으셨더라면 저는 평생 어머니의 발을 보거나 만질 생각조차 평생 하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이제 정말 어머니를 잘 모시려고 합니다.” 사장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조용히 말했다. “입사 소속을 밟으세요.” 

 

 

제 부모를 사랑하는 자는 감히 남을 미워하지 못하고, 제 부모를 공경하는 자는 감히 남을 업신여기지 못한다. 사랑하고 공경하는 마음을 제 부모에게 다하고 보면 덕스러운 가르침이 백성들에게까지 미쳐서 천하가 본받게 될 것이니, 이것은 천자로서의 효도이다.”(공자) 어버이를 공경함은 으뜸가는 자연의 법칙이다. 효자는 자기 부모뿐 아니라 만나는 모든 사람을 존경하고 섬길 줄 아는 사람이다. 부모를 사랑하는 사람이라야 남도 사랑할 수 있다. 효자의 마음속에는 이기심이 없어지고 이타심이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위대한 인물들은 다 효자들이다. 성공한 사람들을 주의 깊게 관찰해보면, 그들은 다 품위 있고 예의가 바르다. 부모님의 은혜를 아는 사람은 이웃의 고마움을 알 수 있다. 시장에 갔을 때 자기 것보다 부모님의 것을 먼저 사려는 사람, 자기 뜻보다 부모님의 뜻을 더 존중하는 사람만이 자기 말을 하기보다 이웃의 말을 먼저 들어주고, 남에게 순서나 길을 양보하고, 쓰레기를 먼저 줍고, 먼저 용서를 빌고, 먼저 고맙다고 인사하고, 먼저 칭찬한다. 나의 영원한 모습은 지금 이 순간 부모님을 얼마나 사랑하는지에 달려 있다. 오늘 이 순간을 지배하는 사람이 자기의 온 인생을 지배한다. 하루는 영원의 축소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들과 맺는 대인관계에서 좌충우돌하는 사람치고 효도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부모를 받들지 않는 사람은 하느님이 정해주신 윤리규범을 무시하는 자이고 사람구실을 하지 못한다. 그런 사람은 기본이 되지 않은 자요 사람대접을 받을 자격조차 없다.

 

 

사랑하는 마음은 하느님의 선물이다. 목숨까지 바쳐 하느님과 부모와 이웃을 사랑했다 하더라도 자랑할 권리가 없을뿐더러 자기는 죄인이요 쓸모없는 종이라고 겸손하게 시인해야 한다. 하느님이 사랑할 힘과 목숨을 바칠 용기를 주셨기 때문이다. 따라서 죄는 예수님처럼 생각하고, 예수님처럼 말하고, 예수님처럼 처신하여 하느님을 닮지 않는 것이다.

 

 

늘 사랑을 생각하면 박애주의자가 되고, 늘 하느님을 생각하면 성인이 되고, 늘 부모님의 은혜를 생각하면 효자가 되고, 늘 학문을 생각하면 학자가 되는 법이다. 이와 반대로, 늘 자기를 생각하면 이기주의자가 되고, 늘 돈을 생각하면 물질만능주의자가 되고, 늘 남의 결점을 생각하면 결점이 많은 인간이 되고 만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바리사이는 자기가 매주 두 번 금식하고 모든 소득의 십일조를 봉헌해온 자기의 업적에 도취되어 다른 사람들을 업신여겼다. 하느님이 계시는 성전에 와서도 하느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자신만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달팽이처럼 자신 속에 갇혀 하느님과 이웃과 관계를 맺지 못하는 자폐증 환자와 비슷하게 되었다. 이처럼 주된 관심사가 자기 자신인지 아니면 하느님과 부모인지에 따라 인격과 신앙의 성숙도를 가늠할 수 있겠다.

 

 

부모님이 우리에게 주신 것이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사랑이다. 내 자식들이 해주기 바라는 것과 똑같이 네 부모에게 행하여라. 부모님을 사랑하면 훌륭한 사람이 된다. 부모가 자식을 웃게 하는 것은 힘들지만 자식이 부모를 웃게 하는 것은 너무나 쉽다. 부모님을 모시고 목욕탕에 가서 등을 밀어드리고 발을 씻어드린 때가 언제였는가? 하느님이 우리에게 부과하시는 면접시험에도 부모님의 등과 발을 얼마나 자주 씻어드렸는지 물어보신다

 

 

아들아, 딸아, 장인장모님께, 시부모님께 잘하여라.

이 엄마도, 이 아버지도 딸이 있어, 아들이 있어 그 마음을 잘 안다.

그냥 보고만 있어도 가슴시린 그런 게 딸이요 아들이란다.

너도 딸을, 아들을 낳아보면 안다.

그러니 네 마누라를, 네 남편을 키워준 그분께 진정으로 잘하여라.

 

              잘 읽히는 책

 

판매처: 바오로딸, 성바오로, 가톨릭출판사

박영식, 말씀의 등불. 주일 복음 묵상 · 해설(가해). 가톨릭출판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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