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 그룹웨어
Home > NEWS > 교황청 소식
제목 교황 “키이우에 가고 싶습니다. 적절한 방문 시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2022/06/09  10:23


“어린이 기차” 행사에 참가한 어린이들과 함께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Vatican Media)

 

프란치스코 교황이 6월 4일 “어린이 기차” 행사에 참가한 어린이 160여 명을 만났다. 이번 행사는 “이방인의 뜰”이 마련했다. 개인적, 사회적으로 취약한 환경에서 살고 있는 몇몇 아이들도 행사에 함께했다. 교황은 이날 아이들의 질문에 답하며 대화를 나눴다. 교황은 우크라이나의 한 어린이에게 가능한 한 빨리 우크라이나를 방문하겠다고 약속했다.

 



Adriana Masotti / 번역 박수현

 

프란치스코 교황이 6월 4일 오전 교황청 사도궁 내 산 다마소 안뜰에서 교황청 문화평의회 소속 “이방인의 뜰(Cortile dei Gentili)*”이 기획하고 주최한 제8회 “어린이 기차” 행사의 어린이 참가자들을 만났다. 교황은 몇몇 어른들과 함께한 어린이들에게 인사를 나누고 교황청 문화평의회 의장 잔프랑코 라바시(Gianfranco Ravasi) 추기경과 어린이들이 자주 찾는 로마 사보이아의 산 알레시오 마르게리타 복지원 책임자인 안토니오 오르간티니 씨, 이번 행사에 협력을 아끼지 않은 이탈리아 농업협회(Confagricoltura) 회장 마시밀리아노 기안산티 씨와 인사한 다음 어린이들과 대화를 나눴다. 아이들은 마음속에 있는 질문을 허심탄회하게 묻고 때로는 몇몇 제안을 하기도 했다.   


*역주: 교황청 문화평의회 소속 부서 중 하나로 신자와 비신자 간의 만남과 대화를 장려하는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활동하는 부서다.

 

“제 이름은 사하르입니다. 우크라이나에서 왔습니다. 질문이 아닌 부탁이 있습니다. 지금 우크라이나에서 고통받는 모든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가실 수 있나요?” 현재 로마에 머무르고 있는 어린 피란민 중 한 명인 이 소년은 망설임 없이 교황에게 이 같이 물었고 교황은 다음과 같이 답했다.

 

“사하르 군이 이 자리에 있다는 게 기뻐요. 저는 우크라이나 아이들을 많이 생각한답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 추기경님을 우크라이나에 보내서 우크라이나에 도움을 주고 우크라이나의 모든 사람들에게 가까이, 특히 아이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도록 했습니다. 저도 우크라이나에 가고 싶어요. 단, 적절한 시기를 기다려야 해요. 저의 방문이 득보다 실이 많아서는 안 되기 때문이죠. 적절한 방문 시기를 찾아야 해요. 다음 주에 저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대표들을 만나서 우크라이나 방문 가능성을 두고 이야기를 나눌 예정입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도록 하죠.”

 

교황님이 세상을 나아지게 하려고 순방한다는 걸 알아요
사도 순방을 통해 전 세계의 주요 인물들과 대화를 나누고,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과 함께하는 교황과 같은 중요한 인물을 마주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놀라운 일이다. 아이들은 교황이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그것이 힘든 “직업”인지, 그리고 교황의 역할에 어떤 책임을 느끼고 있는지 알고 싶어 했다.

 

마티아 군은 교황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했다. “저는 교황님이 해외의 많은 나라, 특히 가난한 나라를 방문해 국가 원수와 이야기를 나누고, 그 나라를 나아지게 하려고 기도했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그런데 교황님이 방문하신 나라 중에 교황님 덕분에 더 나아졌다고 생각되는 나라가 있나요?”

 

교황은 이에 대한 응답으로 각 나라마다 고유한 특성이 있다면서도 한 나라의 가장 큰 특성은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마다 다르고, 독특하며, 고유한 부요함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도 저마다 부요함이 있어요. 영혼의 부요함 말입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영혼이 서로 똑같지 않기 때문이죠. 서로 달라요! 똑같은 마음도 없고, 똑같은 영혼도 없어요. 우리는 저마다 고유한 부요함이 있죠. 국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방문하는 나라에서 저는 항상 특별한 부요함을 보았습니다. 이 나라는 여기만의 부요함이 있고, 저 나라는 저기만의 부요함이 있지요. (...) 그리고 이것이 창조의 아름다움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어린이들과의 만남

 

교황이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나요?
“교황이 된 기분은 어때요?” 에드가 군이 이 같이 묻자 교황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여러분이 살아가면서 어떤 직업에 종사하든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이 되는 일을 멈추지 않는 것입니다. 인위적인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교황이 된 기분이요? 한 인간으로서 저도 여러분과 똑같습니다. 저도 여러분과 똑같은 사람이기에, 이 직무에 어울리지 않는 일을 하려 하기보다 최대한 겸손하게, 제 성격에 맞게 하려고 노력해야 하거든요.”

 

카타리나 양은 “교황의 일이 힘든가?” 하고 물었다. 교황은 우리가 수행하는 모든 일에는 힘든 부분이 있지만 “하느님께서 자신의 노력으로 감당할 수 있는 힘을 주신다”며 “정직, 성실, 노력으로” 임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교황청 사도궁 내 산 다마소 안뜰에서 어린이들을 기쁘게 맞이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다비드 군은 교황이 매우 좋아하는 질문을 던졌다. “지구의 창조주, 그러니까 하느님과 자주 만나는 게 어떤 느낌인가요?” 교황은 하느님이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그분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느끼면 우리의 일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 좋은 점은 우리가 주님을 가까이 느끼고 싶어하지 않는 것, 우리가 좋아하는 것이 이런저런 것이라고 말하면서 주님을 멀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는 안 됩니다. 주님을 가까이 느끼는 게 비결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여러분의 일생을 동반합니다.”

 

장애인에 대한 교황의 생각
아이들은 어떤 문제나 장애가 있는 사람들에 대해 교황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어 했다. “교황님, 이런 아이들을 보면 찾아가서 도와주고 조언을 해 주시나요? 아니면 원래 가던 길을 가시나요?” 교황은 사람을 대할 때 절대 우월감을 느껴서는 안 된다며, 조언을 하기 전에 그 사람의 말을 경청하고 알아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여러분 말대로 한계가 있고 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보면, 저는 주님께서 그들에게 다른 것, 다른 아름다운 것들을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시각장애인들을 만났을 때 이야기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제 마음을 감동시킨 일이 있었어요. 그들이 저에게 여러 번, 여러 번 이렇게 말했죠. ‘제가 교황님을 봐도 될까요?’ 처음에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저는 ‘예!’ 하고 대답했죠. 그러자 그들은 손으로 제 얼굴을 만지며 저를 쳐다보았습니다. 제가 거기에서 무엇을 보았냐고요? 바로 창의성입니다. 한계가 있는 사람은 항상 한계를 뛰어넘는 힘을 찾기 마련입니다. 그것이 바로 창의성입니다. (...) 그리고 이것은 축복받을 일입니다.”

 

서로를 위해 기도합시다
마지막으로 루도비카 양은 질문 대신 교황에게 한 가지를 청했다. “저를 위해, 아픈 아이들을 위해 기도해 주세요.” 교황은 루도비카 양의 말이 아름답다며 “그것은 우리가 서로에게 청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중 한 사람을 위해 기도하는 일은 하느님의 시선이 우리를 향하게 하는 것과 같습니다. 기도는 하느님의 시선을 끌어들입니다. 기도하면 하느님께서 바라보십니다. (...) 여러분은 저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 저도 여러분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그리고 이처럼 기도를 청하는 관계는 형제애, 우정, 두세 사람이 하느님께 그들을 지켜달라고 청하는 관계입니다. 기도는 하느님의 시선을 우리에게 끌어들이는 일입니다. 아름다운 일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