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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희망과 평화의 씨앗을! (프랑스 방문단 환영 미사 강론)
   2024/04/24  10:44

프랑스 방문단 환영 미사

 

2024. 04. 21. 부활 제4주일, 성소주일, 주교좌 계산성당

 

찬미예수님!

우리 교구를 방문하신 프랑스의 벨포르 몽벨리아 교구의 드니 주교님을 비롯한 방문단 여러분들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대구에 계시는 동안 하느님께서 함께하시기를 빕니다.

우리나라는 1784년 당시 중국에 정부 사절로 갔던 한 평신도에 의해 복음이 전해졌습니다. 그 후 신자들이 많아짐에 따라 1831년 교황 그레고리오 16세에 의해 조선교구가 설립되었으며, 파리외방전교회에 조선의 선교를 맡기셨습니다.

그래서 파리외방전교회의 수많은 선교사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왔고, 또한 그들 중 이 땅에서 순교하신 분들도 많습니다. 우리나라에는 103분의 성인들이 계시는데, 그중 10분이 파리외방전교회 성직자들입니다.

아킬레오 폴 로베르 신부님은 1876년 12월에 파리에서 사제품을 받고 이듬해 우리나라에 입국하였습니다. 아직 종교 자유가 없는 시절이었기 때문에 경기도와 강원도, 그리고 경상도의 교우촌들을 몰래 다니며 신자들을 만나고 성사 집행을 하였습니다.

드디어 1885년 말에 로베르 신부님께서 경상도 지방 전담 사제가 되어 칠곡 신나무골에 정착하게 되는데 이것이 대구교구의 첫 본당이며 지금의 주교좌계산성당의 시작입니다.

로베르 신부님은 박해가 끝나지 않은 시절에 우리나라에 오셔서 많이 고생하셨고, 대구에 정착하여서도 경상도 전체를 돌보셨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이 성당을 지으신 분도 로베르 신부님이십니다.

1911년에 조선교구는 서울교구와 대구교구로 분할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남방교구의 본거지가 대구로 정해지는 데는 로베르 신부님의 역할이 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플로리안 드망즈 주교님께서 대구교구의 초대 주교로 부임하여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를 주보로 모시고 27년 동안 재임하시면서 교구의 기초를 잘 다져 놓으셨습니다. 드망즈 주교님의 서한을 보면 주교님께서는 선배이신 로베르 신부님에게 많이 의지하셨고 자문을 받기도 하셨습니다.

우리 민족에 대한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이 있었기도 하지만, 이 두 분의 프랑스 선교사를 비롯한 많은 선교사분들의 열정과 헌신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의 우리 교회와 우리 교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2015년 1월에 프랑스 루르드에서 재유럽 대구교구 사제 모임을 가진 후 저는 계산본당의 사목회 임원들과 교구 평신도 임원 몇 사람과 함께 벨포르 몽벨리아흐 교구를 방문하였는데 큰 환대를 받았습니다.

2018년 10월 13일은 대구교구청 경내에 있는 루르드의 성모 동굴 봉헌 100주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플로리안 드망즈 주교님의 고향 교구인 스트라스부르 대교구의 뤽 라벨 대주교님(Mgr. Luc Ravel)과, 아킬레오 폴 로베르 신부님의 고향 교구인 벨포르 몽벨리아 교구의 도미닉 블랑쉐 주교님(Mgr. Dominique Blanchet)을 초청하였는데, 두 분이 우리 교구에 오셔서 함께 하는 뜻깊은 자리가 있었습니다.

지난 2022년 12월 말에 스트라스부르와 벨포르 몽벨리아에서 재유럽 대구교구 사제 모임이 있어서 제가 7년 만에 두 교구를 방문하였는데, 두 교구에서 저희들을 기쁘게 맞이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로베르 신부님께서 세례받은 성당에서 미사를 함께 봉헌하였으며 로베르 신부님의 형제와 친척의 후손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이번에 배재근 신부님의 안내로 대한민국과 우리 교구를 방문하신 드니 주교님과 선생님들과 학생 여러분을 다시 한번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대구에서 기쁘고 편안한 일정이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부활 제4주일’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내리시는 평화가 가득하길 빕니다. 특히 전쟁으로 고통받고 있는 우크라이나, 그리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하루빨리 전쟁이 멈추고 평화가 찾아오기를 기도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 말씀처럼 모든 전쟁은 실패만 있을 뿐입니다.

오늘은 ‘성소주일’이기도 합니다. 성소는 하느님의 거룩한 부르심을 말합니다. 넓은 의미에서 우리 모두는 하느님의 거룩한 부르심, 즉 성소를 받았습니다.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은 우리는 우리를 부르신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살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 각자가 하느님께서 우리를 부르신 뜻이 어디에 있는지 잘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오늘 성소주일 담화에서 말씀하시기를, ‘우리 모두는 희망의 순례자이자 평화의 건설자로서 희망과 평화의 씨를 뿌리는 사람이 되자.’고 하셨습니다.

오늘 성소주일을 지내는 특별한 의미는, 하느님 나라 건설을 위해 헌신하는 성직자, 수도자, 선교사들이 많이 나오도록, 그리고 그분들이 예수님을 본받아 착한 목자가 되도록 기도하고 후원하자는 것입니다.

우리 교구도 해외 선교를 위해 여러 신부님들과 수도자들이 파견되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벨포르 교구 방문단을 안내하고 있는 배재근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님도 아프리카에 파견되었다가 다시 프랑스에 파견되어 현지인 사목을 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너무 많습니다. 주님 포도밭에 일꾼이 필요합니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이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마태9,37-38) “나는 착한 목자다.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다.”(요한 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