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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선행은 의무가 아니라 자신을 위한 환희다(연중 제27주일)
   2016/10/01  10:0

선행은 의무가 아니라 자신을 위한 환희다

(연중 제27주일)

 

루카복음 17,5-10

 

 

 

원주교구 초대 교구장 지학순 주교는 북한에 여동생을 두고 혼자 남한으로 피난 왔다. 동생이 자기를 데리고 가 달라고 애걸복걸했다. 그러나 자기 혼자서도 낯설고 물이 선 서울에 가서 었덯게 살지 막막한데 여동생까지 돌봐야 한다면 무연고지인 서울에서 생존하기가 더욱더 어렵다고 생각했다. 꼭 데리러 올 테니 기다려 달라고 달랬으나 끝까지 오빠 없이는 못 산다며 보채는 여동생을 때려가며 고향에 남겨두고 무작정 서울로 떠났다. 그러나 서울에서 사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고 동생을 데리러 갈 상황은 더더구나 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한국전쟁이 터졌고 인민군 인해전술로 국군이 한강 이남으로 퇴각했던 것이다. 오랜 세월이 흐른 뒤 북한에서 남한의 인사들을 초청해서 이산가족 상봉을 처음 주선했을 때 지 주교도 평양으로 갈 기회를 얻었다. 데리러 오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생이별을 한 사랑하는 여동생을 만났다. 그런데 교리도 잘 알고 신앙심이 투철해서 교리교사까지 했던 동생이 무신론자가 되어버린 것이 아닌가? 오빠에게는 크나큰 충격이었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 했는데 어떻게 동생이 하느님의 존재까지 부인하기에 이르렀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김일성이 북한을 공산주의 국가로 만들면서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분산시키고 함께 모여 신앙생활을 할 수 없게 만들어버렸다. 북한 주민들은 낮에는 노동에 지치고 저녁마다 사상교육을 받으면서 오랜 세월을 신앙생활과는 반대되는 삶을 살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믿음을 잃어버린 것이다.

 

믿음은 우리 대신에 속죄하기 위해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닮는 삶이다. 신앙생활은 최선을 다해 하느님(양심, 진리, 신의, 의리 등)과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다. 하느님과 이웃이 우리 삶을 정하실 수 있게 끊임없이 아집의 문을 열어야 믿음이 생기는 법이다. 그래서 참 신앙인은 이기심을 버리고 악습과 성질을 고치고 훌륭한 인격자가 되는 것이다. 참 신앙인은 예수님을 닮아 화목한 가정을 꾸미고 이웃과 사이좋게 지낸다. 참 신앙인은 책임감이 강하고 부지런하고 신용이 있는 사람으로서 어디서나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과 환영을 받는다. 참 신앙인은 현세의 고통과 희생과 불행에 대한 보상을 내세에서 받는다고 여기고 늘 마음의 평화를 누린다. 내세가 있음을 믿는 우리는 현세가 내세의 영복을 누리기 위한 준비기간이라고 여긴다. 그래서 끊임없이 이기심을 죽이고 자비심이 많은 사람이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믿음은 사랑의 활동으로 활성화된다. 남에게 선을 행하는 것은 의무가 아니다.그것은 환희다. 그것은 선을 행하는 사람의 건강과 행복을 증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에게 한 선행은 곧 자신에게 한 선행인 반면, 남을 해치는 짓은 곧 자신을 해치는 것이다.

 

우리의 믿음을 방해하는 요인들이 많다. 그들은 물질만능주의를 부추기고 현세의 안락한 삶과 욕망충족에 집착하게 유혹하는 텔레비전과 인쇄물을 만들어내는 자들이다. 가난한 사람을 위해 재물을 선용하지 않는 사람들, 사회정화의 과업에 충실하지 않고 외적인 성장이나 대형건물을 짓는 데 집착하여 신자들의 영적인 성숙에 몰두하지 않는 종교인들의 나쁜 본보기도 믿음이 약한 신자들을 냉담자로 유인하는 요인이 된다. 예수님은 이러한 유혹자들이 이 세상에서 살 가치가 없고 차라리 목에 무거운 맷돌을 매고 바다에 내던져지는 편이 낫다고 이르셨다

 

기본적으로 누구나 다 세 가지 방법을 통해 하느님을 만날 수 있다. 그것은 곧 기도와 명상과 섬김이다.”(A. 하비)

 

그러기 위해 날마다 믿음을 키워 달라고 기도하며 성경을 읽고 믿음이 굳건한 분들을 본받으려 하는 것이다. 믿음도 사랑도 자선도 가정이나 신심단체에서 끊임없이 배우고 습관으로 연마하는 것이다. 신앙생활은 예수께 다 자란 나무를 한 그루 받아 꽃을 피우는 것이 아니라 작은 씨 하나를 받아 큰 나무로 키우고 꽃을 피우는 것과 비슷하다. 믿음은 하느님의 뜻을 따르겠다는 순간적 결단에 그치지 않고 평생 이 뜻에 따라 사는 여정과 같은 것이다. 날마다 커지지 않는 믿음은 죽어버리고 만다. 믿음은 하느님과 이웃을 자기 삶의 토대로 삼기 위해 끊임없이 자기중심주의를 포기해야 성립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기심은 밭의 잡초처럼 아무리 뽑아내도 끊임없이 살아나는 것이다.

 

믿음과 사랑은 끊임없이 새로워지지 않으면 타성에 빠지고, 타성의 노예가 되면 사라지고 만다. 그래서 하느님이 날마다 믿음을 증대시켜 주시도록 시간과 정성을 투자해야 하겠다(루카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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