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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에게 가장 중요한 때와 사람과 일은?(민족들의 복음화)
   2016/10/22  8:30

나에게 가장 중요한 때와 사람과 일은?

(민족들의 복음화)

 

 

마태오복음 28,16-20

 

 

 

 

 

톨스토이가 쓴 세 가지 의문이라는 단편소설이 있다. 그 줄거리를 보면, 어느 임금이 국정을 운영하며 세 가지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첫째,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적절한 시기가 언제인가?

 

둘째, 어떤 인물이 나에게 가장 중요한가?

 

셋째,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임금은 신하들에게 답을 요구했지만 아무도 답을 내놓지 못했다. 임금은 시골에 칩거하고 있는 어느 현자를 만나러 갔다. 이 현자는 들은 체도 않고 묵묵히 밭만 갈고 있었다. 임금은 인내심을 가지고 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숲속에서 옷이 찢긴 채 피투성이가 된 청년이 갑자기 달려 나와 임금 앞에서 쓰러졌다. 임금은 깜짝 놀라 자기 옷을 찢어 상처를 싸매고 청년을 지극 정성으로 간호했다. 정신이 든 청년은 자기가 임금을 죽이려고 숨어 있다가 경호원들에게 발각되어 부상을 입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임금이 베풀어준 호의에 감동하여 앞으로 임금을 위해 몸과 마음을 다 바치겠다고 했다. 그러자 지금까지 아무 말을 하지 않던 그 현자가 임금에게 세 가지 답을 얻었다고 말했다. 현자는 가장 적절한 시기는 지금 이 순간이라 대답했다. 지금이 없다면 우리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고 미래를 만들어가 수 없기 때문에 가장 적절한 시기는 내일도 아니요 어제도 아닌 지금 바로 이 순간이라는 것이다. 임금이 숲에서 달려 나온 젊은이를 치료하는 일을 미룰 수 없었듯이,지금 바로 일을 시작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시기라는 것이다. 현자는 어떤 인물이 가장 중요한 존재인가 하는 두 번째 질문에 대해 지금 자기 앞에 있는 사람이 가장 중요한 사람이라고 대답했다. 임금 앞에 있는 그 청년이 그 순간 임금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이듯, 지금 자기 앞에 있으며 함께 대화하고 있는 사람이 가장 중요한 존재라는 것이다. 임금은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이냐고 다시 물었다. 현자는 지금 앞에 서 있는 그 사람에게 끊임없이 자비를 베푸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대답했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다.”(마태 28,20)

 

예수님은 부활하신 뒤 당신이 세상종말이 올 때까지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시며 우리를 돕고 위로하고 구원으로 인도한다고 선언하셨다. 그래서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에게 전해지고 교회와 성경과 7성사가 생겼다. 예수님은 당신의 이름으로 모인 이들 가운데, 믿음으로 맺어지는 인간관계 안에 현존하신다. 영원히 교회 안에 살아 계시며 우리가 바라는 그 자리에, 우리에게 필요한 모습으로 계신다. 그분은 영원하신 분, ‘알파요 오메가이시다.우리가 우리의 의지와 이성과 감성을 총동원하여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면 그분은 어김없이 우리 마음속에 현존하며 우리의 온갖 하소연, 불평, 찬송, 감사의 기도를 들어주신다. 하느님은 7성사를 제정하여 말씀과 동작으로 어김없이 구원을 창조하신다. 하느님은 말씀과 성사를 통해 당신의 온 실존을 다해 우리 각자에게 몰입하고 우리의 말을 귀담아 듣고 문제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목숨까지 바치시는 분이다. 또한 예수님은 하루 종일 감실에 현존하며 우리를 기다리고 계신다. 우리는 다만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하느님의 현존 속에 있기만 하면 즉각 우리에게 응답하신다. 그리스도께서는 특히 병들고, 가련하고 불행하고, 헐벗고, 소외되고, 억압받는 이들 안에 현존하며 그들과 동고동락하신다.

 

나에게 가장 적절하고 중요한 때는 바로 지금이다. 지금은 영원의 축소판이다. 지금 내가 무엇을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지는 영원히 내가 무엇을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지를 미리 알려준다. 지금 사랑하는 사람이 영원히 사랑하는 사람이요, 지금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히 미워하는 사람이다.

 

지금 나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은 내 앞에 서 있는 그 사람이다. 비록 그가 나와 이해관계가 없거나 나의 원수일지라도 그러하다. 그가 나에게 부담과 희생을 요구하거나 내가 듣기 싫어하는 욕이나 비판을 하거나 내 귀를 기쁘게 하는 아첨이나 칭찬을 해도 나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다. 하느님이 그를 나에게 보내셨기 때문이다. 대대로 그리스도교 문화를 만들어온 서양 사람들은 서로 대화할 때 상대방의 눈을 뚫어질 듯이 바라보고 결코 눈을 떼지 않는다. 옆에서 누가 개입하려 해도 눈길 한 번 주지 않는다. 그에게 온 실존을 몰입시키는 것이다. 상대방의 현존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자기도 몸과 마음을 다해 이 현존에 응답하는 것이다.

 

어려울 때나 쉬울 때나, 슬플 때나 기쁠 때나 항상 이웃과 함께 있어주려고 애쓰는 사람은 하느님의 대리인이다.

 

주께서 여러분과 함께!”

 

미사 때마다 우리는 구원을 창조하시는 주님의 현존을 기리면서 서로 축하의 인사를 한다. 이 인사를 가련한 이들에게, 부모에게, 자녀들에게, 아내나 남편에게, 이웃에게 전하자. 불쌍한 이들 함께 있는 날을 만들자. 시리아의 내전으로 난민이 된 사람들, 이집트와 이라크에서 날마다 폭력으로 전전긍긍하고 죽어가는 사람들, 짐승취급을 당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을 마음속에 품고 살자. 그들의 구원을 위해 선행과 희생과 고행을 봉헌하자. 그들을 위해 나의 나쁜 습관과 성질을 하나씩 고치자.

 

나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나와 함께 대화하고 있는 그 사람을 위해 무엇인가를 해주는 일이다. 그가 지금 나에게 요구하는 시간과 관심과 정성과 사랑을 베푸는 일이다. 그의 요구를 들어주지 못하면 아무리 그와 이해관계가 없다 하더라도 미안하다고 용서를 청하는 것이 하느님의 자녀들의 예의이다.

 

 

이집트인들은 죽은 뒤 저승 신에게 두 가지 질문을 받는다고 믿었다. 이에 대한 답에 따라 천국과 지옥에 간다는 것이다.

 

기쁘게 살았는가?”

남을 기쁘게 했는가?”

 

 

 

 

                              잘 읽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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