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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리 곁에 있는 이미 부활한 사람들(부활 제2주일)
   2008/03/28  10:4

"평화가 너희와 함께"(부활 제2주일, 요한 20,19-31)

 

부활하신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나타나서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인사하셨다.

이 평화의 인사는 예수님이 메시아로서

온전한 구원과 행복을 베푸신다는 뜻이다.

평화는 그리스도께서 인류의 죄를 대신해서

속죄의 죽음을 당하고 부활하여

죄와 영원한 죽음에서 구원하신 데서 비롯된 선물이다.

예수님은 이 선물을 모든 시대 모든 사람에게 주기 위해

숨을 내쉬며 “성령을 받아라”(요한 20,22) 하고

성령을 베푸셨다.

이제 그분은 영을 통해 영원히 제자들과 함께 살고 계신다.

‘영’이라는 그리스말의 어원은 ‘공기, 숨, 바람’을 뜻한다.

공기(산소)가 사람의 심장 속으로 들어가서

피를 정화시켜 생명을 만들듯,

부활하신 예수님도 당신의 숨인 영을 제자들에게 불어넣어

부활생명을 베푸신다.

숨은 곧 생명이다.

숨이 사라지면 생명도 사라진다.

숨을 멈춘 사람을 다시 살리기 위해 인공호흡을 하듯,

예수님의 입에서 나온 숨은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부활생명을 창조한다. 


우리는 예수님이 주시는 성령을 세례 때 받았다.

날마다 성경을 읽고 미사에 참여하면

성령의 감도에 순응하게 되고

이기적인 가치관과 사고방식과 자기중심주의를 버리고

하느님과 이웃을 중심으로 사는 힘을 얻는다.

이처럼 성령을 새롭게 체험하면

마음속에 사랑의 불꽃이 타오르고

이미 부활생명을 누린다.

우리는 사랑으로 부활하신 주님과 하나 되고,

이웃과 한 마음이 되어 이 지상에서 영원을 산다.

사랑은 두 마음을 한 몸으로,

우정은 두 몸을 한 마음으로 만들어 준다.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 받는 사람 양쪽을 치유한다.

다른 누군가의 길을 밝혀 주기 위해 등불을 켜면

결국 자신의 길도 밝히는 것이 된다.

메아리는 좋은 말이든 나쁜 말이든 자기에게 되돌아오듯,

남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이도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예수님의 부활생명은 사랑하는 이의 마음속에 존재한다.

 

진정한 사랑은 상대방을 묶어두지 않고 자유롭게 하고

생기를 북돋아주며 행복과 희망에 가득 차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 생애를 그에게 다 주었는데

배신만 당했다고 말하는 사람은

사랑을 계산한 사람이고 참된 사랑을 하지 못한다.

사랑의 길은 꽃길이 아니라 고행의 길이다.

사랑이 눈물의 씨앗이라는 말은 사랑의 본질을 가리킨다.

사랑이라는 씨앗을 심고 슬픔을 거름으로 삼아

사랑을 키우는 사람들은 이미 영생을 사는 행복한 사람이다.

이런 뜻에서 예수님은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우리를 축복하고 계신다.



                 참고도서

박영식, <말씀의 등불. 주일 복음 묵상, 해설(나해)>

        가톨릭신문사 2008년 6월 출간예정

        ‘성령강림 대축일’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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