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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교황 “숨쉬기 위해 산소가 필요하듯 교회도 복음 선포가 필요합니다”
   2023/07/04  11:5

 

프란치스코 교황이 6월 29일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미사 강론에서 두 사도의 서로 다른 두 가지 응답, 곧 ‘따름’과 ‘선포’에 대해 설명했다. 교황은 그리스도의 부르심 앞에서 변명을 늘어놓으면 안 된다며, 어떤 변명들은 영적인 것으로 위장하고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것은 악마의 속임수 중 하나입니다. 모든 것이 우리의 능력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게 함으로써 하느님의 은총에 대한 신뢰를 우리에게서 앗아가는 것이죠.”


Tiziana Campisi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하는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미사에 참례하기 위해 약 5000명의 신자들이 6월 29일 성 베드로 대성전을 가득 채웠다. 머리에 교황관을 쓰고 카파를 두른 그리스도의 첫 번째 대리자 베드로 사도의 청동 성상이 눈에 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통에 따라 하루 전부터 성 베드로 사도의 무덤 앞에 놓아뒀던 관구장 대주교들을 위한 팔리움을 이날 미사 중에 축복했다. 총 32명의 관구장 대주교들 가운데 29명이 로마 교회와의 친교의 상징인 팔리움을 수여하는 예식에 참례했다. 

 


미사 공동 집전 사제와 주교들

 

대축일 미사는 팔리움 축복 예식과 함께 시작됐다. 네 명의 부제들이 성 베드로 사도 무덤에서 중앙 제대 앞으로 팔리움을 옮겼다. 관구장 대주교들이 교황에게 소개됐고, 이어 관구장 대주교들은 “복된 베드로 사도와 거룩하고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로마 교회”, 교황과 교황의 합법적인 후계자들에게 충성과 순명 서약을 했다. 마지막으로 교황은 관구장 대주교들을 위한 팔리움 위로 두 손을 들어올려 축복 기도를 바쳤다.

 


팔리움을 옮기는 부제들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따름과 선포
교황은 강론을 통해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의 삶을 돌아보며 “교회 신앙의 두 기둥”으로 불리는 “주님과 사랑에 빠진 두 사도”의 서로 다른 특징을 강조했다. 교황은 베드로 사도의 이야기로 강론을 시작했다.

 

“예수님께서 카이사리아 필리피 지방에서 제자들에게 던진 질문에 베드로는 아름다운 신앙고백으로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마태 16,16). 흠잡을 데 없이 정확하고 확실한 대답, 심지어 ‘교리적으로’ 완벽한 대답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대답은 여정의 결실이었습니다. 주님을 따르는 매력적인 모험을 겪고 나서야, 주님과 함께 그리고 주님의 뒤를 따르며 오랫동안 걷고 나서야 베드로는 은총으로, 순수한 은총으로 그토록 분명한 신앙고백을 할 수 있는 영적 성숙에 이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교황은 그리스도를 따르는 위대한 두 사도의 서로 다른 응답에 대해 설명했다. 베드로 사도의 응답은 ‘따름’이고, 바오로 사도의 응답은 ‘선포’다. 갈릴래아의 어부 시몬이 그물을 정리하려던 어느 날, 예수님께서 당신을 따르라고 부르시자 그는 주저하지 않고 그물을 버렸다. 

 

“베드로는 주님을 따르기 위해 모든 것을 버렸습니다. 복음은 그가 ‘곧바로’ 그렇게 했다고 표현합니다. 베드로는 예수님께 그 부르심을 생각해 보겠다고 말하지도 않았고,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지 따져보지도 않았으며, 결정을 미루기 위해 핑계를 대지도 않았습니다. 대신 그는 아무런 보장도 요구하지 않고, 그물을 버리고 주님을 따랐습니다. 그는 예수님을 따르고 그분을 따라 걷는 과정 안에서 날마다 모든 것을 배워야 했습니다.” 

 

예수님의 부르심 앞에서 어떤 변명도 할 수 없습니다
교황은 베드로 사도가 우리에게 “흠잡을 데 없는 교리적 답변이나 선입견으로 대답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가르친다고 강조하면서, 오직 주님을 따르는 것만으로 우리는 매일 그분을 알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분의 제자가 되어 그분의 말씀에 귀를 기울임으로써” 우리가 변화를 일으키는 “그분의 사랑을 체험”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주저하거나 머뭇거리는 것이 그리스도께 대한 응답이 아니라고 말했다.

 

“우리는 인생에서 다른 많은 일들을 미룰 수 있겠지만, 예수님을 따르는 일은 미룰 수 없습니다. 그분과 관련된 일이라면 주저하거나 변명을 늘어놓으면 안 됩니다. 예를 들어 ‘저는 합당하지 않아요’, ‘저는 그럴 능력이 없어요’, ‘제가 뭘 할 수 있겠어요?’ 등 어떤 변명들은 영적인 것으로 위장하고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그것은 악마의 속임수 중 하나입니다. 모든 것이 우리의 능력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게 함으로써 하느님의 은총에 대한 신뢰를 우리에게서 앗아가는 것이죠.”

 

따르는 교회가 되십시오
교황은 지상 여정이 보장하는 온갖 형태의 안전으로부터 “곧바로” 벗어나 나날이 새롭게 예수님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베드로 사도가 우리에게 “따르는 교회가 되라”고 초대한다고 덧붙였다. “주님의 제자, 복음의 겸손한 종이 되고자 노력하는 교회가 돼야 합니다. 그래야만 교회는 모든 이와 대화를 나눌 수 있고, 우리 시대 인류를 위한 동행의 자리, 친밀함의 자리, 희망의 자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바오로의 응답
교황은 하느님의 부르심에 대한 바오로의 응답은 복음의 선포라고 설명했다. 교황은 바오로 사도가 예수 그리스도를 알리기 위해 “육지와 바다, 도시와 마을을 넘나들며 고난과 박해를 마다하지 않고” 복음의 여정에 나섰다며, 그가 이방인의 사도라는 칭호를 받을 자격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베드로의 응답을 설명하는 단어가 ‘따름’이었다면, 바오로의 응답은 ‘선포, 복음의 선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바오로에게도 모든 것이 주님의 계획과 은총으로 시작됐습니다.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에 자신의 종교적 신념에 갇혀 당당하게 그리스도인들을 박해하던 바오로를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만나러 오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빛으로 그의 눈을 멀게 하셨는데, 오히려 그 빛 덕분에 사울은 엄격한 규율의 교만에 갇힌 자신이 얼마나 눈이 멀었는지 깨닫게 됐습니다. 그는 예수님 안에서 구원의 신비가 완성됐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성 베드로 대성전 중앙 제대

 

신앙은 그리스도를 선포함으로써 자라납니다
교황은 바오로의 삶을 살펴볼 때 “복음을 전하면 전할수록 예수님께 대한 앎이 더욱 자라난 것처럼 보인다”며 “다른 이들에게 말씀을 선포함으로써 그는 하느님의 신비를 더욱 깊이 들여다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바오로 사도는 ‘나에게 예수님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우리의 응답이 사사로운 종교심과 무관하다고 말합니다. 그러한 것은 한 치의 동요도 없이 마냥 평온하게 다른 이들에게 복음을 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바오로 사도는 우리가 다른 이들 앞에서 그리스도를 전파하고 증거할 때 믿음과 그리스도의 신비에 대한 앎이 자라난다고 가르칩니다. 우리가 복음을 선포할 때마다 우리 자신이 복음화된다는 것은 언제나 참입니다. 우리가 복음을 선포할 때마다 우리 자신이 복음화된다는 것은 매일 벌어지는 체험입니다. 우리가 다른 이들에게 전하는 말씀은 우리에게 되돌아옵니다. 우리가 주는 것보다 더 많이 받기 때문입니다(루카 6,38 참조).” 

 

복음 선포를 중심에 두십시오
교황은 “복음 선포를 중심에 두는 것”이 “오늘날의 교회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교회는 “‘나에게는 삶이 곧 그리스도이며’, ‘내가 복음을 선포하지 않는다면 나는 참으로 불행할 것’이라고 지치지 않고 반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가 숨을 쉬기 위해 산소를 필요로 하듯 교회가 숨을 쉬려면 복음을 선포해야 합니다. 교회는 하느님 사랑의 포옹과 복음의 기쁨을 다른 이들과 나누지 않고는 살 수 없습니다.” 교황은 “주님을 따르는 교회, 끊임없이 겸손하게 주님을 찾는 교회로 성장해야 한다”며 “세상의 것에서 기쁨을 찾는 게 아니라 세상 앞에서 복음을 선포하고, 사람들의 마음에 하느님에 관한 질문의 씨앗을 심는 일”이 아름다운 일이라고 말했다. “가정, 관계, 이웃, 시민사회, (…) 정치생활, 전 세계, 특히 빈곤과 부패, 소외가 깊이 뿌리내린 곳 등 모든 곳에서 겸손과 기쁨으로 그리스도를 전합시다.” 

 

끝으로 교황은 로마 교회와의 친교의 상징인 팔리움을 받는 관구장 대주교들에게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를 본받아 “따르는 제자, 선포하는 사도”가 돼야 한다고 당부하며 “하느님의 모든 백성과 함께 복음의 아름다움을 모든 곳에 전하라”고 말했다. 교황은 강론 말미에 바르톨로메오 1세 세계 총대주교가 보낸 “대표단에게 애정 어린 인사”를 전하고 그들의 참석에 감사를 표했다. 아울러 “형제애 안에서 성장하면서 말씀을 따르고 함께 선포하자”고 초대했다.      

 

번역 이정숙

 

원문 : https://www.vaticannews.va/ko/pope/news/2023-06/papa-francesco-messa-pietro-paolo-palli-sequela-annuncio-chiesa.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