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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자비를 베푸는 사람이 이웃 (제4대리구 한마음 축제 미사 강론)
   2013/11/26  10:46

제4대리구 한마음 축제


2013 11 09 포항대학교

 

 오늘 ‘제4대리구 한마음 축제’ 개최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올해로 여섯 번째 맞이하는 ‘한마음 축제’인데 이번에는 ‘사회복지’를 테마로 준비하였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 미사에는 각 본당 사회복지위원들과 4대리구 내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들, 그리고 자원봉사자 여러분들도 함께 참석한 것으로 압니다. 이 모든 분들의 그동안의 수고에 감사를 드리며 주님의 은총과 축복이 가득하시기를 빕니다.
 
 오늘 행사 팜플렛을 보니까 포항에만 복지시설이 열 개가 넘던데 10여년 사이에 많은 성장을 가져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포항에서의 사회복지의 효시는 남대영 신부님이 만드신 성모자애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남 루이 델랑드 신부님은 올해 포항을 빛낸 인물로도 선정되셨는데 이 자리를 빌어 남신부님의 헌신에 감사를 드리고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이 ‘한마음 축제’는 한 마디로 말해서 ‘제4대리구 사회복지대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런 행사를 하는 목적이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제4대리구 사회복지도 이만큼 성장했다고 세를 과시하기 위해서입니까? 아닐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이런 행사를 통해서 주님 안에 한 형제자매라는 것을 확인하고 서로 친교를 나누고 격려를 주고받으면서 다시 힘을 내자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고통 받고 소외되고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참된 이웃이 되어줌으로써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자는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1코린 12.12-27)에서 바오로 사도는 교회를 그리스도의 몸에 비유하십니다. 몸이 많은 지체를 가지고 있지만 하나의 몸을 이루고 있듯이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도 하나의 지체가 되어 그리스도의 몸, 즉 교회를 이루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어느 누구도 몸에 속하지 않다고 할 수 없고, 어느 누구도 필요 없다고 말할 수 없으며, 어느 누구도 소중하지 않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오히려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한 지체가 고통을 겪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고통을 겪습니다. 한 지체가 영광을 받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기뻐합니다.”
 누가 아파하면 함께 아파하고 누가 기뻐하면 함께 기뻐하는, 참으로 동고동락하는 공동체가 바로 우리들 그리스도 신자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는 말씀인 것입니다.
 
 이번 축제의 주제 말씀이 ‘누가 저희 이웃입니까?’(루카 10,29)입니다. 이 말씀은 어느 율법학자가 예수님께 던진 질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이 질문을 받고 들려주신 비유가 바로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인 것입니다.
 예수님 당시에 유대인들은 사랑해야 할 이웃을 유대인 자기들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민족들은 다 이방인들이요 가까이 하지 말아야 할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이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들려주신 것입니다.
 사마리아 사람은 유대인들로부터 천대를 받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 사람이 강도를 만나 다 죽어가는 유대인을 극진히 치료해주고 뒷감당까지 다 해줍니다. 강도 만난 그 사람에게 진정 이웃이 되어준 사람은 자기 동포가 아니요 이방인으로 취급받던 사마리아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
 율법교사가 스스로 대답합니다. “자비를 베푼 사람입니다.”(루카 10,37)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마지막에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10,37)
 이 말씀은 2년 전 저희 교구 100주년 경축대회 주제 말씀이기도 합니다. 이 말씀이 교구청 정문 앞에 있는 큰 돌에 새겨져 있습니다. 우리도 가서 그렇게 해야 할 것입니다. 이웃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자비를 베풀면서 살아야 한다는 말씀인 것입니다.
 
 봉사를 열심히 하던 어느 자매님이 죽어서 천당에 갔는데, 식사시간이 되어서 식당으로 인도되어 갔습니다. 천국에서도 밥은 먹어야 되는 모양입니다.
 식당에 들어가 자리에 앉았는데, 저 멀리서 음식을 나르는 사람이 가까이 오는데 보니까 몇 년 전에 돌아가신 본당신부님이었습니다. 그런데 자기는 앉아있고 본당신부님이 음식 서빙을 하고 있으니까 너무 황송해서 ‘제가 하겠습니다.’ 했더니 ‘그럴 수 없다고. 이것은 위에서 정해진 일이기 때문에 남이 대신 해줄 수 있는 일이 아니요.’라고 하더랍니다.
 그래서 그 신자는 할 수 없이 본당 신부님이 갖다 주는 음식을 앉아서 먹고 있다가 한 가지 또 궁금한 것이 있어서 신부님한테 물었습니다.
 “신부님, 그런데 주교님은 어디 계십니까?”
 신부님이 대답하기를, “주교님은 지금 배달 나갔어요.” 하더랍니다. 천국에도 음식 배달이 있는 모양입니다.
 여러분도 이 세상 살면서 남을 위한 봉사를 많이 하시면 천당에 가서는 주교님과 신부님들한테 오히려 대접을 받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참된 신앙인은 주님 말씀대로 사는 사람입니다. 참된 신앙인은 주님 말씀대로 사랑의 계명을 실천하는 사람인 것입니다.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
“자비를 베푼 사람입니다.”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