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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보스턴 테러의 재발을 막으려면...(인 어 베러 월드)
   2013/04/20  14:23

주: 보스턴 마라톤 압력솥폭탄테러의 범인이 러시아 체첸에서 이주한 청년들이라는 뉴스를 접하고 더 이상 이런 '잔인한 테러를 통한 복수는 멈춰야한다' 생각에 지난 2011년에 쓴 글과 오늘 밤 11시경 EBS 세계의 명화에서 방영될 화해와 용서를 주제로 한 영화 '인 어 베러 월드'를 차례로 소개합니다...



                             남수단의 독립을 축하하며...


  십자가를 안테나로!

  ‘울지마 톤즈’라는 책과 다큐멘터리 영화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고 이태석신부님(살레시오회)이 생전에 헌신했던 아프리카의 남수단공화국이 오늘 즉 9일(토)에 독립을 선포하고 새로운 국가로 출발한다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남수단이 유엔의 193번째 회원국으로서 독립을 하기까지는 남수단 국민의 수많은 희생과 노력이 있었겠지만 저는 무엇보다도 그곳에서 평화의 사도로 헌신하고 또 그들에게 복수보다는 사랑과 용서를 가르치고 보여준 고 이태석신부님의 천국에서의 도움도 있지 않았을까하고 생각해봅니다.


  부디 아프리카 석유 매장량 5위인 수단에서 전체 석유자원의 75%를 차지하고 또 국민 대다수가 가톨릭인 남수단 국민들이 독립후에도 그간 폭력에 대한 복수보다는 평화의 길 즉 용서와 자비의 길을 걷고 또 남수단에 강물같은 평화가 넘치길 기원하면서 지난 2005년에 쓴 ‘강물의 재판’과 최근 개봉된 복수와 용서를 다룬 북유럽영화 ‘인 어 베러 월드’를 차례로 소개합니다. 가브리엘통신


                               <강물의 재판> 


   아프리카의 어느 마을에선 마을에 범법자가 발생하면 전주민이 하던 일을 멈추고 다 모여 그 범법자를 마을 한가운데 두고 그 사람의 장점에 대해 돌아가며 이야기를 한답니다. 그 범법자가 진심으로 잘못을 인정하고 통회할 때까지....  그리고나서 그들은 그 범법자와 함께 회개의 기쁨을 나누기 위해 밤이 새도록 마을 축제를 벌인다고 합니다. 상황은 좀 다르지만 이러한 화해의 축제를 최근에 우연히 본 영화 ‘인터프리터(동시통역사)’의 대사중에 나오는 아프리카의 ‘강물의 재판’에서 엿볼 수가 있었습니다. 그 영화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아프리카 태생인 UN 동시통역사 실비아 브룸 (니콜 키드만 분)은 그녀외 극소수만이 알고 있는 ‘쿠’언어로 아프리카 독재자 쥬아니대통령의 목숨을 노리는 음모를 우연히 엿듣게 된다. 눈깜짝할 사이에 그녀는 암살자들의 목표가 되어 목숨이 위태로워진다. 그런데 미연방요원 토빈 켈러 (숀 펜 분)의 보호를 받게 되면서 그녀의 상황은 더욱 더 끔찍해진다. 그것은 그녀의 미심적은 과거와 그녀가 비밀스럽게 국제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파헤치게 되면서 그녀가 음모 속으로 직접 뛰어들지 않았나? 하고 더욱 의심하게 되고, 매 순간마다 그는 그녀를 더욱더 의심스럽게 만드는 증거들을 찾아내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토빈은 그녀에게 ‘댄서였던 자신의 아내가 정부와 차를 타고 가다 죽었는데 도저히 용서가 안된다‘고 고백한다. 그러자 그녀는 아프리카의 ‘강물의 재판’을 이야기하며 ‘그녀를 용서하라’고 충고한다. 그 ‘강물의 재판’인즉, 아프리카에서는 범법자와 피해자 가족들이 강가에서 축제를 벌이면서 그 범법자에 대한 심판을 피해자가족에게 전적으로 맡기는 것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경우, 피해자 가족들은 강물같은 자비로운 마음으로 가해자를 용서하며 다함께 진정한 평화를 누리게 된다고 한다.


  그런데 토빈에게 이런 충고를 했던 실비아는 자신의 부모에 이어 오빠까지 그 독재자에 의해 사살되었다는 사실을 최근에 아프리카에서 탈출한 사진기자 친구에 의해 알게 되고 그동안 세계평화를 위해 유엔에서 동시통역사로 일하는 자신을 후회하고 그 독재자를 처단할 것을 결심하게 된다. 한편 토빈은 자신의 요원까지 희생시켜가며 독재자를 보호하다가 이 모든 일이 아프리카에서 자신의 독재를 정당화하기 위한 그 독재자의 자작극임을 알게 되고 실비아를 찾아나섰는데, 실비아는 이미 그 독재자의 머리에 총을 겨누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실비아는 자신이 존경했던 혁명가가 독재자로 바뀐 것을 원망하면서 그가 혁명가였을 때 썼던 자서전을 읽으라고 강요하며 방아쇠를 당기려 한다. 그러자 토빈은 실비아를 설득하며 자신에게 들려준 ‘강물의 재판’을 상기시키며, 결국 그 독재자를 국제 사법재판소에 회부되도록 한다...>

 

  저는 이 ‘강물의 재판’ 이야기를 들으며 진정한 화해와 용서만이 참평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과 그 평화의 길은 고난과 자기희생의 십자가의 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고 민성기 신부님의 ‘아프리카...’에 나오는 ‘잠베지강’과 법정스님의 ‘인간은 강물같은 존재’를 차례로 소개합니다.


                     <잠베지강 / 민요셉 신부님>


  강물을 보라. 강물은 주변에 어떤 일이 일어나든 신경쓰지 않고 고요하게 흐른다. 둑위에서 벌어지는 일들 때문에 흔들리지 않는다. 강물은 자신의 본성에 따라 흐른다. 언제나 본성에 충실하다. 결코 그 본성에서 이탈하는 법이 없다. 강물은 그 자신에 대해 참되다. 아무 것도 강물을 유혹하거나 그의 궤도에서 끌어낼 수 없다. 세상에 어떤 일이 벌어지든 강물은 강물로서의 자신에 대해 충실하다. 끊임없이 흘러간다. 설령 전쟁이 벌어져도, 폭탄이 떨어져도,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어떤 사태가 일어나도 강물은 자신의 본성을 지킨다. 결코 흐름을 중단하지 않는다. 흐름은 그의 본성이다. 평정함과 고요함은 그대가 그대 자신으로 충실할 때 그림자처럼 따라 오는 것이다...


  잠베지강은 어쩌면 내 존재의 근원인지 모릅니다. 잠베지강은 바로 내 실존의 이유인지 모릅니다...그렇습니다. 내가 만나고자 하는 잠베지강이 바로 내가 잃어버렸던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내가 잊어버린 성모 마리아입니다. 내가 신앙인으로서 근본을 잊어버리고 방황해야했던 그 이면에는 내 안에 예수 그리스도를 잃어버린 탓이었으며 내 안에 성모 마리아를 모시지 못한 탓이었습니다. 결국 내가 한 인간으로서, 한 신앙인으로서, 아니 한 수도자로서, 사제로서 내 꼬라지를 살 수 없었던 것은 바로 내 안에 예수 그리스도가, 성모 마리아가 계실 수 있는 공간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이것이 내가 아프리카를 찾은 이유입니다. 이것이 내가 네페르티티라 이름하는 순수에로의 여행을 시작한 동기입니다. 이것이 바로 내가 살아있음의 그 존재의 이유를 찾고자하는 여행의 출발점입니다. (고 민성기 요셉 신부님의 유고집 ‘아프리카, 아프리카, 아프리카’ 중에서)

 

 

       <인간은 강물같은 존재 / 법정스님>

 

인간은 강물처럼 흐르는 존재이다. 

우리들은 지금 이렇게 이 자리에 앉아 있지만

끊임없이 흘러가고 있다.

늘 변하고 있는 것이다.

날마다 똑같은 사람일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함부로 남을

판단할 수 없고 심판할 수가 없다.

우리가 누군가에 대해서

비난을 하고 판단을 한다는 것은

한 달 전이나 두 달 전 또는 며칠 전의 낡은 자로써

현재의 그 사람을 재려고 하는 것과 같다.

 

그 사람의 내부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타인에 대한 비난은

늘 잘못된 것이기 일쑤이다.

우리가 어떤 판단을 내렸을 때

그는 이미 딴사람이 되어 있을 수 있다.

 

말로 비난하는 버릇을 버려야

우리 안에서 사랑의 능력이 자란다.

이 사랑의 능력을 통해

생명과 행복의 싹이 움트게 된다.

 

-법정 스님의 <산에는 꽃이 피네> 중에서-

 

 

                        <영화 ‘인 어 베러 월드’>


  중년의사인 안톤은 역시 의사인 아내 마리안느와 별거 중이지만 그의 조국인 덴마크와 아프리카 오지를 오가며 의료봉사를 한다. 하지만 그들의 10살 난 아들 엘리아스는 학교에서 상습적인 따돌림과 폭력을 당하고 있는데, 어느 날 전학 온 크리스티안이라는 친구의 도움으로 위험에서 벗어나면서 이 둘은 급속히 친해지게 된다. 평소 온순한 엘리아스와는 달리 최근 암으로 엄마를 잃은 크리스티안은 아빠와 세상에 대한 분노와 복수심으로 가득 차 있고, 친구 엘리아스에게 자신만의 분노의 해결법을 가르친다. 그리고 동네 아이들 싸움을 말리다 상대방 아이의 아빠에게 안톤이 억울하게 빰을 맞고도 이를 용서하자 극도로 혼동스러워하는 엘리아스에게 ‘너희 아빠를 때린 사람의 차를 우리가 폭파하자’고 제안한다.


  한편, 아프리카 오지로 다시 돌아온 의사 안톤은 불쌍한 난민을 그동안 무자비하게 학살하는 반군지도자의 심각한 부상을 어쩔 수 없이 치료하게 된다. 하지만 안톤은 의사로서 도덕적 책무와 양심 사이에서 심각한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말씀에 접지하기; 요한 14, 27>

 

       (마르코니 문화영성 연구소 : http://cafe.daum.net/ds0y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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