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 그룹웨어
Home > 가톨릭생활 > 칼럼 > 십자가를 안테나로
제목 촛불에 타죽은 소년 (집으로)
   2012/11/21  22:55

주: 오늘 새벽, 전남 고흥군의 조손가정인 주모씨(60) 집에서 촛불을 켜놓고 자던중 불이 나서 안타깝게도 주씨는 화상을 입고 그의 아내인 김할머니와 외손자는 숨졌다는 슬픈 소식입니다. 이들은 그동안 6개월가량의 전기요금을 내지 못해 지난달 31일 한전으로부터 '전류제한 조치'를 받은 후, 그동안 촛불을 켜고 외손자와 궁핍한 생활을 해왔다는데  혹한이 예상되는 이번 겨울에 또다시 이런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우리도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한번 돌아보길 촉구하면서 지난 2005년에 쓴 글을 올려봅니다.



                          
죽어서도 쓸쓸한 9살 소년


  십자가를 안테나로!

  지난 11일 외조부모집에서 5일간 홀로 남겨져 집에서 키우던 큰 사냥개에 물려 과다출혈로 숨진 권 군의 시신이 모 병원에 안치된 지 이틀 만에 권 군의 가족들에게 인도되었다고 합니다. 그간 권 군의 안타까운 죽음과 그 가족과 우리 사회의 어린이에 대한 무관심에 대한 언론의 따가운 질타가 있어서인지 그 가족들은 아무도 빈소에 조차 나타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따라서 그 안타까운 사정을 전해들은 어떤 사람은 ‘권 군을 그렇게 보낼 수는 없다’며 ‘황금 수의을 보내겠다’고 했고, 또 어떤 사람은 ‘권 군의 장례비용을 자신이 모두 부담하겠다’고 병원측에 알려오기도 했답니다.


  아무튼 고령의 나이에 멀리 떨어진 곳에서 농사일을 하면서도 외손자 권 군을 돌보아주고 또 책가방까지 사주셨던 외조부님께는 감사하나 권 군이 이런 비극을 당하기 전에 좀더 그 가족과 이웃들이 어린이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과 또 ‘제 2의 권 군’이 ‘집’이 아닌 ‘개집’(?)에 홀로 남겨져 개에게 물려 죽어가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영화 ‘집으로’를 소개합니다. 가브리엘통신                                

 

                            <영화 ‘집으로’>


  기차를 타고, 버스를 타고, 먼지 풀풀 날리는 시골길을 한참 걸어, 엄마와 일곱 살 상우가 할머니의 집으로 가고 있다. 형편이 어려워진 상우 엄마는 잠시 상우를 외할머니 댁에 맡기기로 한다.

 

  말도 못하고 글도 못 읽는 외할머니가 혼자 살고 계신 시골 외딴집에 남겨진 상우. 전자오락기와 롤러 블레이드의 세상에서 살아온 아이답게 밧데리도 팔지 않는 시골가게와 사방에 돌투성이인 시골집 마당과 깜깜한 뒷간은 생애 최초의 시련이다. 영악한 도시 아이답게 상우는 자신의 욕구불만을 외할머니에게 드러내기 시작한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외할머니가 그렇듯 짓궂은 상우를 외할머니는 단 한 번도 나무라지 않는다.

 

  같이 보낸 시간이 늘어날수록 상우의 할머니 괴롭히기도 늘어만 간다. 밧데리를 사기 위해 잠든 외할머니의 머리에서 은비녀를 훔치고, 양말을 꿰매는 외할머니 옆에서 방구들이 꺼져라 롤러 블레이드를 타고... 그러던 어느 날, 후라이드 치킨이 먹고 싶었던 상우는 온갖 손짓발짓으로 외할머니에게 닭을 설명하는 데 성공한다. 드디어 커뮤니케이션이 시작되는가 싶지만, 할머니가 장에서 사온 닭으로 요리한 것은 "물에 빠트린" 닭, 백숙이었다...


                     <말씀에 접지하기; 마르 9, 37>

          (마르코니 문화영성 연구소 ;  http://cafe.daum.net/ds0ym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512 총소리 울려라! 총소리 울려! (볼링 포 콜럼바인) 이현철 12/12/25 9930
511 우리 딸, 어디 있니? (테이큰) 이현철 12/12/17 8354
510 '평화'라는 향신료 (터치 오브 스파이스) 이현철 12/12/14 8594
509 젖도둑 고양이 (신의 소녀들) 이현철 12/12/11 8565
508 뉴욕에 이수현이 있었더라면...(너를 잊지 않을거야) 이현철 12/12/07 7730
507 소년 교도소합창단 (하모니) 이현철 12/11/28 7505
506 '기적이' 일어났으면...(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이현철 12/11/23 7975
505 촛불에 타죽은 소년 (집으로) 이현철 12/11/21 8636
504 문성공주 두 번 울리기 (티벳에서의 7년) 이현철 12/11/11 8742
503 형제는 용감하였다!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이현철 12/11/02 8359
502 어머니의 창작동화 (미스 포터) 이현철 12/11/01 7813
501 그녀가 춤을 추었더라면...(롤라) 이현철 12/10/30 87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