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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믿는 이: 거역할 수 없는 어떤 초월의 힘을 느끼는 사람(대림 제4주일)
   2016/12/18  8:22

믿는 이: 거역할 수 없는 어떤 초월의 힘을

           느끼는 사람(대림 제4주일)

 

 

마태오복음 1,18-25

 

 

 

성 요셉은 자기의 약혼녀 마리아가 결혼하기 전에 이미 아기를 잉태한 것을 알았다. 이는 남자의 자존심을 송두리째 짓밟는 일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이 비참한 상황에서 성 요셉은 몰래 성 마리아를 내보내기로 작정했을 만큼 번민에 빠졌다. 율법에 충실한 성 요셉에게 약혼녀의 잉태는 퍽 괴로운 시련이었음이 분명하다. 구세주의 동정잉태라는 하느님의 신비스러운 계획은 사람의 지능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신비이다. 그래서 성 요셉은 성 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아 남모르게 파혼하기로 작정했다.

 

사람의 깊이는 논리나 자연법칙으로는 해명할 수 없을 정도로 인간의 얄팍한 가치기준을 넘어설 만큼 심오하다. 더구나 성 마리아의 동정잉태는 사람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하느님만이 이루실 수 있는 신비다. 하느님의 가르침을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야만 이 신비에 가까이 나아갈 수 있을 따름이다. 성 요셉은 깊은 잠 속에서도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 있었다. 그는 성 마리아의 잉태가 성령에 힘입은 것이라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서 밖에서 자기 안으로 들어오는 어떤 초월적인 힘을 체험했다. 그것은 무에서 유를, 죽음에서 생명을 창조하시는 하느님의 권능이다. 성 요셉이 평소에 하느님을 애타게 그리워하고 하느님의 말씀에 마음을 열어놓았기 때문이다. 그는 하느님이 전능하신 주님이심을 믿고 따랐다. 성 요셉은 약혼 중에 임신한 성 마리아를 내쫓지 않고 그의 동정잉태를 믿음의 눈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 뒤 예수님이 열두 살 때 예루살렘 성전에서 하느님을 아버지로 부르셨을 때도 성 요셉은 성모 마리아와 함께 아들 예수님의 신비를 이해할 수는 없는데도 이 신비를 알아들으려고 애쓰는 믿는 이의 자세를 보여 준다.

 

믿음의 눈이 뜨이지 않으면 아무도 전지전능하신 하느님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다. 예컨대 1755년에 포르투갈에 대지진이 일어났을 때 볼테르, 칸트, 괴테 들 당대 최고의 천재들을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앞을 다투어 대지진을 막지 않으시는 하느님이 전지전능하거나 선한 분이시라는 가르침을 의심했단다.

 

 

성 요셉에게 몇 가지를 배워보자.

 

첫째, 성 요셉은 주님 천사의 발현이라는 거역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힘을 느끼고 하느님이 사람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동정잉태도 이루실 수 있음을 인정했다. 우리도 지금까지 얼마나 자주 거역할 수 없는 어떤 초월적인 힘에 이끌려 왔는지 돌이켜보자. 그것이 하느님의 권능이다.

 

그 사람에게 어떤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그런 위대한 업적을 이룰 수 있단 말인가. 그런 사람들은 훗날 자신의 생애를 회고하면서 나는 늘 보이지 않는 어떤 운명의 실에 이끌려 왔다는 말을 한다. 누구나 자기 생애의 행복과 불행은 오로지 이 원칙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A. 쇼펜하우어)

 

둘째, 성 요셉은 동정의 몸으로 아기 예수님을 잉태하신 것이 사람의 지능을 한없이 능가하는 신비임을 깨닫고 성 마리아를 신뢰하고 사랑할 수 있었다. 법이나 원칙의 한계를 능가하는 것은 신뢰와 사랑이다. 이웃을 다 이해하지 못해도 그를 신뢰하고 사랑하면 그를 이해할 수 있다. 부부가 늙은 나이에서 서로 사랑하기는 어렵다 하더라도 서로 고귀한 인격으로 대우해야 끈끈한 정이라도 보존할 수 있다. 하느님은 바로 이러한 가정에 임하신다. 남편, 아내, 이웃을 하느님이 맡기신 사람으로 여기고 그를 사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성 요셉을 본받고 전 인류를 구원하시려는 하느님을 돕는 이가 된다.

 

셋째, 성 요셉은 법 규정이나 자기의 자존심에 매이지 않고 성 마리아를 인격적으로 대우하는 것을 우선으로 여겼다. 사랑과 공동선을 위해서 끊임없이 타협하지 않으면 착각 속에 빠지고 자아를 상실하며 온전한 인간성을 가지지 못한다. 그러면 온갖 악습에 빠지지 않을 사람이 없다. 타협이나 예외를 인정하는 태도는 위대한 사랑의 행위이다.

 

넷째, 우리는 성 요셉을 본받아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웃의 마음과 삶 가운데 임하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자. 남의 구원을 보살펴야 자기의 구원도 희망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반대는 자기 구원을 포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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