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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금강산 폭설도 녹인 상봉의 눈물 (간 큰 가족, 굿 바이 레닌)
   2014/02/20  21:5

 주: 금강산 폭설이 오늘 응급차까지 타고 간 백발의 이산가족들이 흘린 뜨거운 상봉의 눈물로 녹는(?) 가슴 아픈 뉴스보도를 보다가 지난 2005년에 쓴 글을 올려봅니다...

 

 

                                 통일은 못 말려! 
 

  십자가를 안테나로!

  해마다 호국보훈의 달인 6월이 되면 상이군인으로서 또 실향민으로서 어렵게 사시다 돌아가신 저의 부친이 늘 생각납니다. 부친은 6. 25전쟁 이전에 단신월남하여 남한에서 국방경비대, 국군에 입대한 ‘죄아닌 죄’로 이북에 계시던 당신의 부모님이 이북 고향 마을에서 공개처형당하셨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쟁후 어느 고향 피난민에게 듣고 그 죄책감과 슬픔을 한평생 술로 달래셨고, 또 돌아가시기 얼마 전에는 매일 집 연못가에 설치한 모터보트에 시동을 걸면서 ‘하루속히 이북 고향에 가서 내 동생들과 조카들을 꼭 만나야하는데...’라고 혼자 중얼거린 불쌍한 아버지...

 

   이런 아버지의 마음을 조금도 헤아리지 못한 불효자인 저는 얼마 전 이른바 통일 자작극 코믹영화 '간 큰 가족'을 보면서 ‘왜 나는 진작 아버지를 위해서 이런 ‘통일 자작극’을 조금이라도 연출해드리지 못했었나?‘하고 깊이 후회합니다. 부디 지구상에서 유일한 분단국으로 남은 한많은 우리나라가 하루속히 평화통일이 되길 기원하면서 분단국가의 자녀들이 자기 부모님을 위해 이른바 통일 자작극을 각각 벌이는 영화들을 차례로 소개해드립니다. 가브리엘통신   

                                                                                     

                    <영화 '간 큰 가족'>


  수십 년을 함께 살아온 마누라(김수미 분)앞에서 북에 두고 온 마누라 타령만 해대는 간 큰 남편 김노인(신구 분)은 오매불망 북에 두고 온 아내와 딸을 만나는 게 소원인 실향민이다. 여느 때처럼 통일부에 북한주민접촉 신청서를 내고 돌아오던 김노인은 그만 발을 헛딛고 계단에서 굴러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가족들은 김노인이 ‘간암 말기’라는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된다. 게다가 간암 말기 아버지에게 50억 유산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가족들! 하지만 이 유산은 ‘통일이 되었을 경우에만 상속받을 수 있다’는 기이한 조항을 달고 있다.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과 자칫 통일부로 전액 기부돼 버릴 뻔한 50억 유산을 사수하기 위해 가족들은 ‘통일이 되었다’는 담화문을 담은 가짜 뉴스 프로그램을 제작해 임종 전 아버지께 보여드리고 감쪽같이 가짜 통일 상황을 믿게 만든다. 그 작전(?)명은 ‘통일은 못 말려!’

 

  그런데 금방이라도 돌아가실 것처럼 심해지던 김노인의 병세가 ‘통일이 되었다’는 거짓말에 기적처럼 호전되어 가는 것이 아닌가! 게다가 업친 데 덮친 격으로 가짜로 만들어 낸 통일신문을 본 김노인이 ‘남북 단일팀 탁구 대회’를 봐야겠다는 통에 가족들은 졸지에 탁구선수로 분해 경기장면까지 카메라에 담아내야 한다. 하지만 사건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설상가상으로 ‘평양 교예단이 서울에서 공연을 한다’는 가짜 기사를 본 김노인은 다짜고짜 ‘서커스를 보겠다’고 우기기 시작한다. 모든 게 거짓상황이니 서커스공연이 있을 리 만무. 하지만 이제 와서 ‘모든 것이 다 거짓이었다’고 말했다가는 김노인은 금세 충격으로 쓰러질 게 뻔하다. 게다가 장남 명석이 진 빚을 받기 위해 찾아온 악덕 사채업자 박상무마저 집에 눌러 앉게 되면서 상황은 더욱 꼬여간다. 결국 명석은 박상무를 포섭한 데 이어 차남 명규를 짝사랑하는 춘자까지 통일연극에 참여시키며 직접 평양교예단의 서커스 공연을 실연해내지만, 아버지 소원을 사수하기 위해 벌였던 거짓말은 점점 눈덩이처럼 커져가며 결국 들통이 나고 만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안 김노인은 가족들에게 “그동안 통일이 되었다고 속은 요 며칠동안만큼 행복한 적은 없었다’고 하며 통일부에 기증하기로 한 유산을 가족들에게 나누어주기로 한다.


                             <영화 '굿바이 레닌'>

 

   동독의 열혈 공산당원이자 여교사인 크리스티아네는 베를린 장벽 제거를 주장하는 자유주의자 시위대에서 아들 알렉스(다니엘 브뢸 분)이 경찰에 끌려가는 모습을 보고 그 충격에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진다 . 그 후 8개월 후... 그녀는 베를린 장벽과 함께 사회주의 동독이 이미 무너진 후 의식을 되찾게 된다. 아들 알렉스는 기뻤지만 그 기쁨도 잠시, 어머니 크리스티아네의 심장이 매우 약해 조금의 충격이라도 받으면 목숨이 위험하다는 의사의 경고를 받게 된다.

 

   이때부터 엄마를 위한 효자 아들 알렉스의 지상최대의 거짓말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즉 자기 엄마가 동독이 서독에 흡수통일된 것을 알고 큰 충격을 받을까봐 우선 엄마가 사는 아파트를 과거 동독 시절의 모습으로 되돌려놓는 것은 물론, 쓰레기통을 뒤져가며 엄마가 즐겨찾는 구동독 시절 오이피클 통조림을 구하고, 급기야는 엄마를 위해 동독의 발전과 서독의 붕괴를 담은 거짓 TV 뉴스까지 친구와 함께 제작하기에 이른다...

 

                                   <말씀에 접지하기;  로마 9, 3 >

 

                     (마르코니 문화영성연구소 ; http://cafe.daum.net/ds0y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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